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요일 오전은 가족 서로서로가 절대 터치하지 않는 개별적인 시간이 흐르는 날이다.

늦잠을 자고 싶은 녀석은 늦잠을 자고,

학습만화가 보고픈 녀석은 새벽같이 일어나 만화책을 쌓아놓고 보고...

보고 싶지만 평소에 미루어 놓았 EBS 동영상 강의도 실컷 볼 수 있는...

나 또한 서둘러 아침을 준비하지 않고 내 나름의 여유를 잔뜩 부려본다.


내 경우 보통의 일요일은 늦잠을 자고 우유거품이 잔뜩 올려져 있는

빅 사이즈 라떼한잔으로 시작하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매우 일찍 잠에서 깼다.


습관처럼 라떼 한잔을 만들어 마시다 혼자 있는 조용한 이 시간이 너무 좋아서

마냥 흘러가는 것이 아까워서 어제 도착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일어나서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 작은 나만의 공간과 시간의 흐름이 깨지겠지만...

커피 한 잔과 함께 맘에 드는 책을 읽는 이 시간이 너무도 소중하고 감사한 느낌~


최근에 출간된 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백의 그림 에세이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동 틀 무렵 보기에 글이 너무 빽빽하게 많지 않고

그림만 보고 있어도 화보집을 보는 것 같이 마음에 부담이 없어서 좋았던 것 같다.

원색이 좋아지면 나이가 든거라고 하던데....

짙은 감색의 표지에 제목과 작가만 쓰여진 이 책의 표지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표지의 소재도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살짝 탄성감이 느껴지는 소재라

자꾸만 쓰다듬어 보게 된다.

 

 

뒤 표지의 " 치열한 인생, 사랑 하나면 두려울 것 없네 " 라고 쓰여있고

그림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글과 참 잘 어울리는 꽃이 그려져 있다.

이외수 작가는 나이가 제법 많은 할아버지 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사랑꾼이신가보다.


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백은 30년지기 친구란다.

나이를 초월해 우정을 나눌 수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뭔가를 해 줄 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에세이라 굳이 목차가 필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습관처럼 차례를 한번 훑어본다.


자고 일어나서 금방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한참을 그림만 뒤적여 보았다.

 

 

 

 

 

 

그림을 그릴때 각각 다른 도구들을 활용했는지...

뭘로 그림을 그렸냐에 따라 그림마다 다른 느낌이 난다.

나도 따라해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이 있는가 하면

역시나 화가의 그림은 다르구나 싶은 그림들도 있다.

글과 어울리는 그림이라....

글 잘쓰는 재주도 참 부럽지만 그 못지 않게 그림을 잘 그리는 재주도 부럽다.


그림을 충분히 본후 내용이 궁금했던 나는 그제서야 활자를 눈에 담기 바쁘다.

글은 읽는 사람의 심리상태,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받아 들이는 정도가 다른데

오늘 아침은 유난히 눈에 마음에 들어오는 글이 많다.

 

 

 

짧은 글인데 참 속시원하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도 짓고 글이 맘에 들어서 그런가

커피도 유난히 맛나다~


얼마전 읽은 기시미 이치로의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서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라는 문장을 읽고 생각하는 바가 많았었는데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에서도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문득문득 쏟아져 나온다.

SNS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작가인데다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겠지만 이외수 작가는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니 이외수 문학관이 있는 감성마을에 들러 차 한잔 얻어 마셔보고 싶다.


일요일 오전 각자 방에서 하고 싶었던 일이 많았는지

아빠는 TV를 딸은 만화를 아들은 마르고 닳도록 보는 퍼시잭슨 시리즈에 빠져 있는 덕분에

책 한 권을 다 읽도록 방해꾼이 등장하지 않아 평온한 오전을 보냈다.

오늘 아침의 안온함이 내내 그리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