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금 울었다 -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주말에 아이와 함께 체험을 다니다보니 아이를 기다리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보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지하철에서 스마트 폰 대신에 책을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문구를 발견한 아이가

엄마에게 하는 말이라며  꼭 읽어보라며 문구를 가르킨다.

그동안 시간만 나면 스마트폰에 코 박고 있는 모습이 아이도 보기 싫었나보다.

그래서 읽고 싶지 않지만 필요에 의해 읽어야만 하는 책,

지식을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만이라도 나를 위해 읽으며

생각할 수 있는 책을 보는 시간을 좀 더 할애하기로 했다.

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힐링할 수 있는 책,

내 감정을 마음껏 쏟아부을 수 있는 책을 보면서

그 동안 잊어왔던 존재인 나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많이 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허밍버드 출판사의 감성에세이

 <  아주, 조금 울었다. >

 

 


많은 사연들을 매일 접하는 15년차 라디오 작가가 쓴 ​첫 에세이라

글마다 희노애락이 잘 묻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책 소개에 있는 " 살다보면, 한 번은 오직 나를 위해 울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끌렸던 것 같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감정도 메말라 가고 눈물도 메말라간다.

여간해서는 울지 않고 때로는 독하다 소리를 들으면서도 감정을 절제하는 순간들이 많다.

나를 위해 울어야 하는 순간? 가족들 속에서 엄마라는 자리에 익숙해져서

나라는 존재가 있었던 그런 순간들이 있었던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순간들을 발견하길 기대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주문하면 사은품으로 밑줄카드가 따라온다.

책을 읽다가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을 발견하면 살짝 놓아두라는 ㅎㅎ

밑줄카드를 놓고 사진을 찍어놓으면 그 문장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 사은품이다.

 

5파트로 나뉘어진 에세이들을 읽으면 에세이 속의  그녀가 또는 그가 나인 것 처럼

눈 앞에 그림이 그려진다.

​때로는 그 장면 속의 나를 그리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오직 마음에만 충실했다면 후회하지 않았을까?

잃어버린 것들을 은연중에 그리워하고 있진 않을까?

간만에 말도 안되는 드라마 속 소설들을 쓰면서 머릿속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세상에 ' 시간 ' 이 있는 이유는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이고,

이 세상에 ' 공간' 이 있는 이유는

모든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고....

책 속에 나오는 우디 앨런 감독의 말이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시간과 공간의 존재 이유라니 참 재미있지 않은가?


짧은 에세이들을 읽으면서 처음엔 그래 옛날에 나도 그랬었지...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살던 때가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그런 감흥조차 크게 생각해보지 않고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것 같다.

생각대로 살지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것처럼...

짧은 글이지만 읽고나서 긴 여운이 남고 자꾸 곱씹어보게 되는 글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친 심야시간에 중저음의 디제이가 읽어주는 라디오를 듣는듯한 기분~

책 표지를 보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는 여인의 뒷 모습이 보인다.

책을 처음 봤을때 아무 느낌 없어 보이던 삽화 같던 그림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좀 다르게 보인다.

아마 앞으로 이 책을 읽을때마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 작품을 보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겠지...

그날 그날의 내 기분에 따라 물론 대답도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따끈한 어묵국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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