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하자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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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전업주부로 살다보니 아이들이 커 가는데도

이것저것 아이들에게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내 시간이라는 것이 없어진지 오래다.

아이들이 학교가는 시간 외에 나머지 시간은 늘 두 아이가 집에서 번갈아 엄마를 부르고

집에 있으면서도 늘 두 아이 사이를 종종거리게 되는데...

남편은 자꾸만 아이들과 점차 거리를 두라고 한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고 어쩌면 아이들도 그런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다만 실천이 어려울뿐 ㅠ.ㅠ​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학교 간 시간만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들만 골라서 하려고 한다.

다음에 꼭  시간나면 만나자고 후일을 기약하던 반가운 이들과도 만나고​

그 중에서 새롭게 시작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와 영어공부

​사실 나는 늘 책을 보고 있다.

다만 그 책들이 나를 위한 책들이 아니라 주로 자녀 교육서,

아이의 공부에 관한 지침서들이라​ 필요에 의해서 보긴하지만 늘 보고 나면 피곤이 밀려온다.

이런 것도 엄마의 역할에 포함되는구나~~

하지만 요즘은 오롯이 나를 위해

잠깐이라도 마음의 휴식을 찾을 수 있는 책들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이번에 읽은  < 수요일에 하자 >  라는 책이 그런 책이였다.

 

 

사실 이 시대의 가장이라면 생업을 버려두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배짱과 용기있는 어쩌면 가족들에겐 너무나 무능해 마지 않는 아버지가 몇 명이나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직접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자신의 내면에 꿈틀거리는 꿈과 끼는 저 멀리 던져두고

당장의 끼니를 위해 재능을 돈 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거나

자신의 열정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면서

마음속으로만 그리워하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들~

어떤 일이든 마음속에 꿈을 품은 사람들은

그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다.

난 밴드 연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 마치 기타와 베이스를 이런 주법으로 만지면 이런 소리가 나지 않을까?

이 밴드가 부르는 창작곡 철수야 놀자와 쓰나미가 온다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머릿속에 자꾸만 그려보게 된다.

작가 소개란을 보면 밥벌이를 핑계로 의도치 않은 절필 기간을 보냈다고 쓰여있다.

하루종일 글만 쓴다고 일용할 양식이 떨어지진 않았겠지...

하지만 글로 풀어 내고픈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작은 꿈들 하나하나를 모아 자식같은 작품을 세상에 내 놨겠지...

수요밴드에 등장하는 인물들 한명 한명 강한 개성과 톡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나는 처음에 합류했지만 자신의 실력을 깨닫고 중간에 포기한 김기타가 정말 안타까웠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도 아마 김기타처럼 포기하고

멀리서 그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지켜보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

 

 

 

 

 

​책 뒤쪽으로 갈수록 좀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모든 사람이 정해진 길로 바쁘게 움직이는데 나 혼자만 갈 곳 없이 버려진 것 같았던 허무감 패배감.

지하철을 탈때마다 느껴지던 습윤함.

하루종일 이 학원 저학원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여유도 없이 바쁘게 뛰어 다니는 아이들은

고작 먹고 살려고 놀지도 못하고 그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니...

마침내 그들은 그들의 사력을 다해 우주를 움직이는 소리를 만들었다.

비록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또 다른 율도로 항해하기 위해 닻을 올리는 연주는 언제까지나 계속 되겠지?

수요밴드의 그들만의 연주가 오래오래 지속되길 기대해본다.

나는 오래 전에 그만 둔 피아노를 왜 계속하지 않았는지...

몹시 후회하며 아쉬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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