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수학공부법 - 스스로 답을 찾는 힘
조 볼러 지음, 송명진.박종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을 보자마자 뜨악한 기분이 들더군요. ‘수학 공부법이라니책에 대한 궁금증이 정말 하나도 생기지 않는 기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라는 사람부터가 수포자, 즉 수학포기자이기 때문이죠. 이과적인 성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적때문에 이과로 가야 했던 나에게 수학은 내신관리의 적이었고, 암기과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문구였죠. 이미 수학을 포기한지 어언~’ 이라는 말을 붙여야 할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알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왜 수학 때문에 그렇게 고생을 했어야 했는지 말이죠.

이 책의 저자인 조 볼러는 영국에서 수학 교육계의 퀴리부인으로 인정받고, 영국교육연구협회로부터 최고 박사에게 주어지는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수학교육학과 교수라는 타이틀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문구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때까지 잘 몰랐던 온라인 학습 사이트 유큐브드(www.youcubed.org)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영감을 자극하는데 필요한 자료와 아이디어를 교사와 학부모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탠퍼드 수학공부법>을 읽으며, 제 머릿속에 자리잡게 된 개념은 바로 성장마인드 세트입니다. 이는 수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것이더군요. 사람들이 어떤 마인드 세트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학습에 접근하는 방향부터 결과까지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3주간 매일 10분씩 연습문제를 풀게 하는 것만으로 뇌의 구조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능보다 꾸준한 노력이 중요한 것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성장마인드 세트입니다. 특히나 수학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고정마인드 세트를 갖기 쉬운데, 바로 수학이라는 학문에 만연한 편견 때문입니다. 수학에는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수학머리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고정마인드 세트를 자리잡게 할 여지가 충분해 보이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바로 수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실 계산 자체는 컴퓨터가 인간보다 훨씬 잘하겠죠. 얼마 전에 본 책 히든 피겨스에서도 뛰어난 흑인여성수학자들이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자리를 위협받게 되지만, 현명하게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내기도 했는데요. 실제로도 계산 자체는 이제 완전히 자동화 되었다고 하네요. 도리어 우리가 수학시간에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수학이라는 학문을 탐구하고, 추론하고,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것이더군요. 이제는 누가 더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계산해내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수라는 개념에 얼만큼 깊이 파고들어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부분들이 수포자를 자처하는 저에게도 훨씬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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