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 가깝지만 낯선 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 2
후촨안 지음, 박지민 옮김 / 애플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후촨안은 일본 곳곳을 다니며, 일본의 맛을 통해 일본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리고 < 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 >을 통해 음식을 통해 일본을 살펴보고, 나아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누군가 덴푸라가 기독교(포르투갈)에서 왔다고 했다. 사순절 기간의 음식이었는데 일본인의 손을 거쳐 빼고 고치고 기교를 더해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한 것으로, 시고을 초월한 음식이다.”

이는 일본 문화에 종계가 깊었다는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한 말이다. 일본의 식문화를 집약적으로 잘 설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1200년동안 가축과 가금류를 거의 먹지 않았던 일본인들은 메이지 유신 이후 고기를 먹게 되면서, 돈가스나 데판야키같은 음식들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이를 서양요리의 범주에 넣지만, 서양에서는 이를 일본 특유의 창작요리로 생각한다. 이처럼 서양의 요리를 일본식 양식으로 만들어낸 것, 이것은 단순한 모방의 범주를 넘어서서, 음식문화의 교류에서 오는 미각의 전환이었다.

물론 이렇게 외국 문화를 일본식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반대의 길을 걷는 사람도 있었다.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위스키를 만들고자 했던 도리이 신지로, 그리고 정통 스카치 위스키 맛을 재현하는데 힘썼단 다케쓰루 마사타카가 있다. 이들의 노력은 나름의 방식으로 일본의 스카치 위스키를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데 기여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서양의 식습관과 문화를 대대적으로 받아들이며 식문화를 개선했지만, 사람들에게 계절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식재료를 활용한 제철음식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것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졌다.

일본의 식문화를 보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또 손님의 입맛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절대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일본의 식문화를 넘어, 일본 문화 전반에 깔려 있는 흐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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