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글로 출근한다
그레고르 파우마 지음, 김희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행동과학자 그레고르 파우마의 <우리는 정글로 출근한다> 책을 읽다 보니 그가 바라보는 사무실은 15백만년 전 정글을 뛰어다니던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는 엄청난 진보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인류가 이루어낸 문명의 진보이고, 우리의 몸과 행동은 여전히 오랜 시간 전에 만들어지고 아주 서서히 변화해온 원리를 따르고 있으니 말이죠.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 정말 흥미로운 학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요즘 느끼는 딜레마 중에 하나인데, 사람들은 보다 빠르게 그리고 보다 편하게 소통하기 위해 이메일을 사용하곤 하죠. 물론 인간이 문자를 사용하면서 만들어낸 엄청난 성과는 잘 알고 있지만, 지식의 저장과 전승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의 문제라면 문자가 과연 그 효용을 다하고 잇는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는데요. 이메일의 수신자는 감정의 동물이고, 그래서 제가 쓴 것과 다른 어조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죠. 사람이 소통을 할 때 감정 그리고 책 후반에 언급된 몸짓언어도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를 다 제외하게 되니 말이죠. 그래서 시간을 아끼고 짜증을 줄이려면 직접 대화를 하거나 전화하는 편이 좋다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많은 감정의 앙금들이 전화나 대화로 해소되는 경험을 하고 있어서 그런 거 같네요.

 그리고 제가 언제나 프레젠테이션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그 부분도 유심히 보게 되네요. 긴장을 풀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는데, 도리어 어느 정도의 초조함은 성실함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물론 불안초조는 문제겠지만, 침착하게 초조할 수 있다면 말이죠. 내 것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쉽게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 마음과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초조하고 긴장하는 성격을 바꾸기보다, 침착함을 더하는 것이 도리어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쉽게 범하기 쉬운 기본적 귀인 오류그리고 뒷담화의 힘, 복도와 계단에서 벌어지는 패션쇼의 의미를 비롯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행동과 그 의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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