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카약으로 2만 km를 달려간 남자
이준규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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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천천히 갈수록 볼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잘 모르던20대때에는 유명한 곳이 목표가 되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나만의 추억을 쌓고 싶어지는 경향이 강해지더라고요.

<자전거와 카약으로 2km를 달려간 남자>, 이준규는 여행의 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축구의 도시 영국 리버풀을 가기 위해 중국의 베이징에서부터 자전거로 17,190km를 달려갔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카누를 이용하여 다뉴브강을 종주하면서 자신의 여행을 마무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겨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기는 마치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듯한 어투라 친근감이 컸던 것 같아요. 자신이 달려가는 거리의 숫자판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도 그러하고요. 그런데 카누편으로 바뀌면 어투가 조금 바뀌더라고요. 갑자기 거리감이 좀 생긴 것 같기는 했지만, 또 그 나름의 맛이 있더라고요. 뭐랄까, 이런 표현 좀 웃기지만제 눈에는 마냥 어린 시절 그 모습인 것 같은 동생이 어느 순간 어른이 된 느낌이랄까요?

자전거와 카약을 타고 여행을 한다면, 언뜻 외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을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인연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나 제 2의 고향과 같은 독일의 뉘른베르크에서 그는 딱히 연락을 하지 않아도 늘 다니던 길을 지나다 룸메이트였던 크리스를 만나는데요. 자전거 여행을 하리라던 친구의 말이 현실이 되어 돌아오는 것, 크리스에게도 매우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해요. 그리고 쉽게 변하지 않는 도시의 매력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추억이 깃든 공간이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지고 있어서, 그 순간이 참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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