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공화국

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오가와 이토의 책은 나에게 늘 따듯함을 전해주고,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합니다. <달팽이 식당>과 <따듯함을 드세요>를 읽고 나서는 요리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싶어졌고, <츠바키 문구점>을 읽고는 다시 편지를 쓰고 싶어졌지요. 그냥 이메일로 편하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라,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오롯이 전해지기 위해 편지지와 펜을 고르는 일부터 말이죠. 물론 츠바키 문구점의 주인이자 대를 이어온 대필가 포포를 만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요.

<반짝반짝 공화국>은 <츠바키 문구점>의 후속작인데요. 다음 작품을 내달라는 독자의 바람이 닿아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또 다음 작품을 바라는 독자들의 바람이 작가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글을 보면서 저도 한 몫 더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물론 츠바키 문구점을 읽지 않고 읽어도 전혀 상관없기는 해요. 포포가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하고 싶다면 순서대로, 아니면 그녀의 과거가 궁금하다는 마음으로 역으로 읽어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네요. 저는 약 1년 전에 벗어나고 싶었지만 운명처럼 다가온 자신의 길로 접어든 포포가 그리워서 다시 읽어보기도 했거든요. 이제는 생존해계시지 않은 선대와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나가고, 동네 사람들과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포포를 다시 만나니, 이제는 아내로 엄마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가는 그녀를 응원하게 되더군요.

전편에 등장했던 큐피와 큐피의 아빠 미츠로, 그리고 그의 이름만 속삭여도 입안에 꿀이 고이는 것 같은 포포가 한 집에서 살면서 가정을 이루는 이야기가 반짝반짝 공화국이죠. 한 집에서 사는 것과 가정을 이루는 것은 나름대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반짝반짝, 반짝반짝, 반짝반짝, 그렇게 중얼거리기만 해도 마음 속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면서 어둠이 물러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포포이기에 응원할 만 하지 않은가요?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하는, 맛있는 음식으로 추억을 만들고 싶어하는 포포를 보면 편지가 아니라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깨달아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일까, 대필가로서의 그녀의 이야기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난 느낌이 들기는 해요. 이전 작품이 포포의 일에 중심을 두었다면 이번 작품은 포포의 삶에 중심을 두었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일까요? 아, 그렇다고 해서 대필가로서의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도리어 대필가로도 성장해나가는 포포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