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학생시절 서양정치사상의 고전을 소개한  책을 읽다가 뭔 바람이 불었는지 아리스토텔리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랑 플라톤의 『국가』를 덜컥 구매한 적이 있다. 꽤 오랫동안 책장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결국 근 몇년동안 잦았던 이사를 통해. 결국 처분할 수 밖에 없었다. 무겁기도 무겁고... 읽을 것 같지가 않았다.(사놓고 안 읽었다는 얘기다.ㅡㅡ)

이렇듯이 고전은 진짜 스스로는 못 읽겠다고 느꼈었다.


흘러흘러 작년 말부터 우연한 기회에 참가한 여성주의 책 읽기 모임에서 7월 선정도서로 이 책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로 정했다. 

어.. 고전?..앞 전에 읽었던 책들도 쉬운건 아니였지만 고전을 다룬 책을 드디어 접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6월 도서이자 이 책에 다루었던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과 동시에 읽었긴 하지만 말이다. ^^:;)


그래. 생각해보니 이왕 여성주의 책을 읽기로 했으니 고전을 읽으면서 여성주의의 흐름을 잡을 필요도 있겠군..


이렇게 말했지만 이 책은 고전자체이기 보다 고전에 대한 해설을 하는 책으로 입문자에겐 더 맞는 책이다.

그래도 아무리 고전을 해설하는 책이라도  혼자서 읽는 것 보다 누군가와 같이 읽는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이처럼 여성주의 고전에 대한 지식이 전파된 것은 이미 한 세기가 되었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콜론타이만 하더라도 그녀의 여성해방론 전체가 아니라 자유연애론만 과도한 관심 속에 부각되었을 뿐이다. 한국에서는 여성참정권이 해방 후 선물로 주어졌기 때문에 여성운동가들이 참정권 요구를 내걸 일도 없었지만, 참정권운동을 통해 여자들이 조직화하고 여성운동의 역량을 축적하는 경험도 할 수 없었다. 여자들이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외부와의 대결 속에서 자기 정체성과 자기인식을 확고히 해가는 체험을 할 계기가 없었던 것이니, 외적 행운이 언제나 내적결실의 강화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었다.

(p. 6)


생각보다 그동안 한국내에서는 여성주의 고전에 대해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최근들어 어느때보다 활발해진 페미니즘 이슈로 인해 나같은 사람도 이 책을 접하게 되었으니 앞으론 고전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질 거라고 믿는다. 이 책에선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에서 주디스 버틀러까지 여러명의 여성주의자들이 언급되는데 나에겐 '엥겔스, 밀도 여기에 포함되는거야?'라던가 그나마 이름이라도 들어본 보부아르 빼곤 다 모르는 사람들 투성이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명의 여성주의자들중에 주목해서 본 여성주의자는 매리 울스턴크래프트, 알렌산드리아 콜론타이, 베티 프리단이었다.

먼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를 통해 근대 페미니즘의 출발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었다.



계몽사상의 옹호자였던 울스턴크래프트는 여성의 권리도 이성옹호의 차원에서 옹호했다. 즉 인간은 이성의 담지자이고, 여자도 인긴이기에 이성의 담지자인 만큼, 이성을 가진 존재로서 여성의 권리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인간의 보편적 속성과 가치를 중시하는 입장이었으므로, 여성적 가치를 중시하지말고 여자를 인간으로 대해달라는 것이 울스턴크래프트의 가장 강력한 요구였다.

(p. 50~51)


그녀는 18세기 후반의 인물로 계몽사상의 옹호자였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고 믿는 울스턴크래프트는 남성과 여성은 이성의 담지자로서 평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 현실 속 여성은 약할까라고 의문을 가졌던 그녀는 여성억압적인 담론과 교육이 그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여자는 여자로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여자를 똑같이 인간으로 대해달라는 요구였지만 당시로선 저정도의 주장을 목소리 내는 것도 힘들었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그래서 울스턴크래프트는 이를 위해 여성을 위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며 여성의 경제적 독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대적 한계도 분명했다. 여성이 교육을 받아야 되는 이유가 잘 교육 받는 여성이 좋은 어머니, 좋은 시민이 된다고 생각했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말하기 보다는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말하는 데 더 방점을 두었다. 그리고 계급적인 면에선 기층여성들의 삶을 대변하지 못한 분명한 한계도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는 이성주의자로서 여성주의사상을 개척해나갔다고 볼 수 있다. 한계가 있음에도 그녀의 주장했던 내용은 근대 페미니즘의 출발로 볼때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알렉산드라 콜론타이다.




그녀는 러시아 혁명을 주도한 혁명가, 소련의 정치인이자  여성 외교관이었다. 그리고 맑시스트 여성운동가였다.

이력에도 알 수 있듯 마르크스주의자 여성운동가로서 그녀도 역시 당시 자신이 발 딯고 있는 영역에서 여성주의자로서 받았을 많은 어려움과 한계를 가진 인물이었다.


콜론타이의 여성주의적 면모는 오히려 소련 학계에는 곤혹스러운 요소였다. 소련 시대에는 공식 학계나 여성운동계에서도 '여성주의'라는 말은 기피의 대상이었다. 소련 체제는 콜론타이와 같은 걸출한 여성운동 지도자가 현장에서 사라진 이후에는 여성운동을 왜소화시키고 관제화시켰으며, 그렇게 축소된 테두리에 포섭되지 않는 여성해방 관련 논의들을 폄훼의 대상으로 삼아버렸다.

(p. 229)


그녀는 마르크스주의자중에서 여성해방을 위해 힘쓴 인물로 이후 마르크스주의와 여성주의를 결합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왜 소련에서는 콜론타이를 곤혹스러워했을까? 마르크스주의에서는 농민문제나 여성문제등 개별분야에서 해결되어야할 문제들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하면서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이지 독자적인 움직임이나 해결방식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도 콜론타이는 여성의 억압을 느끼고 여성주의적 입장을 내었었다. 


시대적 한계라고 봐야할까? 여성주의자이기 이전에 마르크스주의자였다. 전통적인 마크르스주의자로서는 독자적인 활동을 하는 '페미니즘' 운동을 여성참정권운동과 동일시하는 '부르주아 여성주의'의 의미로 해석하였기에 함께 할 수 없었다. 여성문제를 중시하되 부르주아 여성주의자들이 이를 주도해서는 안된다고 보아서 그 자유주의적 여성운동가들에게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며 비판을 하며 억압하기까지 하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마르크스주의자로서 필연적으로 맞닥드릴 수 밖에 없는 문제인 생산수단의 사회화가 이루어진다면 '자동'적으로 여성문제가 해결될까 라는 의문에 대해서 복잡한 심경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처음에는 그렇게 된다고 믿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920년대를 거쳐가며 사회주의가 '자동'으로 여성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여성문제에 관한 콜론타이의 견해는 점점 진화했고 여성문제의 상대적 독자성을 점차 인정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이렇듯 마르크스주의자로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성주의적 견해를 낸 인물로 그녀가 혁명 후 맞닥뜨린 현실에 수긍하지 않고 독자성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베티 프리단인데 이 인물은 냉전기 미국의 자유주의 여성주의자로 저서 『여성성 신화』를 통해 당시 페미니즘 제2의 물결을 이끈 사람이기도 했다.



그녀는 여성을 숭배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는 그대로의 여성,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보아줄 것을 요구했다. 성별 차이론이 생물학적 차이론으로 나아가고 또다시 여성억압으로 귀결되는 데 대한 비판이 여성성의 신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p. 365)


프리단은 남녀의 근본적이고 생물학적인 차이를 강조하는 담론이 여성성의 우상숭배를 낳았고 겉으로는 여성을 높여준다는 이 체계가 여성의 다양한 활동기회나 가능성을 박탈하고 여성억압으로 귀결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대로의 여성으로 보아 줄 것을 요구했다. 전통적인 여성담론에서는 여성혐오나 여성비하로 여성은 열등하고 사악한 존재라는 인식의 한가지와 오히려 여성숭배로서의 농경시대 초기의 여신숭배이거나 아테네 여신숭배따위의 여성은 우상적 존재로 인식하는 한가지로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여성담론이 요구하는 여성상은 결국 현모양처로서 가사부담자로서의 여성으로 귀결되었다. 프리단은 그녀가 교외에 거주하는 중산층 주부로서 살면서 느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이러한 여성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녀는 여성의 독립성, 인격적 성숙, 지적, 사회적 활동을 여성도 당연하게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 시대에서는 여성을 오로지 가정에 속박하고 성에 집착함으로서 나쁜 어머니가 된다고 보았다. 여성이 가정이라는 선택지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독립적 활동만 보장된다면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의무를 수행할 수 있고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보부아르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 책과 같이 읽었었던  『성의 변증법』의 파이어스톤과는 다르게 자유주의적 관점으로 개인적인 윤리의 차원에서 사고했으며 상대적으로 온건한 여성주의자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고전의 저자들이 기본적으론 여성주의자로 인식될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주장하는 바가 미묘하게 나뉘고 서로간에 부딪치는 면도 볼 수 있었다.  각각의 주장에는 시대적 한계 혹은 자신이 위치하고 있는 곳의 한계로 지금에 와서 볼 때 아쉽거나 비판되어야할 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왜 이 고전을 읽어야할까라는 질문에는 이 책에 나온 인물들이 당대에 주장한 목소리들을 현재에 읽음으로써 당시의 상황을 이해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나아가할지 어떤것들을 고민해야할지를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선 '고전'을 읽어볼 가치는 충분히 차고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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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0-10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콜론타이랑 베티 프리단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콜론타이가 썼다는 소설과 [여성성의 신화] 사두었어요. 아, 물론 여성의 권리 옹호도...
의욕이 앞서는 탓에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고 해서 책을 자꾸 부지런히 쌓아 두지만 그 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게 될지 모르겠어요. 회사 그만두고 책만 읽으면서 살고 싶네요. 흑흑 ㅠㅠ

10월 도서, [제2의 성]도 열심히 읽읍시다! 저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킁킁.

블랙겟타 2019-10-10 13:03   좋아요 1 | URL
저도 <제2의 성>곧 시작할께요.
아 참 책이 없지.. 책부터 먼저 사고.. ㅋㅋㅋ

2019-10-10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0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19-10-14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성어린 독후감! 짝!🖐🏻 저도 사회주의와 페미니즘 관계 흥미롭게 읽었어요!! 여성주의를 한번 죽 정리해줬던 책! ㅋ

블랙겟타 2019-10-14 22:44   좋아요 0 | URL
네. ^^
이 책 쟝쟝님이 추천하신거죠? 덕분에 다양한 고전과 여성주의자들을 알수 있었어요 ( •◡-)
 
성의 변증법 - 페미니스트 혁명을 위하여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지음, 김민예숙.유숙열 옮김 / 꾸리에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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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뎌내었던 시몬 드 보부아르를 위하여.

이 책 첫장에 적혀있는 글이다. 보부아르? 보부아르라면... 사르트르랑 계약결혼한 그 보부아르 말이지? 첫장에서 언급할 정도면 그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나보다. 

(10월 선정도서이기도 하니 곧 보부아르의 책을 나도 읽게 되겠지..^^)

저자인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이 책 『성의 변증법』단 한권으로 60-70년대를 강타한 페미니즘 '제2의 물결'을 이끈 대표적인 급진적페미니스트라고 알려져있다. 게다가 이 책은 그녀가 25세에 쓴 것이라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다. 


파이어스톤은 여성을 성 계급으로 선언하면서 생물학적 출산과 양육의 짐을 여성만이 온전히 질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늘 열등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전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계급분석을 위해 사용한 사적 변증법에서 경제적 해석을 통해 여성의 억압을 희미하게 인식했다고도 볼수 있었다. 파이어스톤은 자신이 직접 마르크스,엥겔스의 계급분석의 틀을 빌려 설명함으로써 그들이 한 작업이 훌륭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해석에 의해 여성의 억압을 설명하려는 것은 그자체로 한계점이 있으며 오류라고 생각하였다. 


파이어스톤은 여성억압의 원인을 다양하게 접근하였는데 먼저 여성억압의 핵심이 출산임을 간파하고 출산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장했다. 그리고 아동에 대해서도 분석하였다. 아동기라는 신화를 만들어냄으로써 아동은 연약하고 보살펴야하는 존재로 만들었다고 하였다. 이런 아동을 1차적으로 보살펴야하는 존재는 대부분 여성이었음으로 여성과 아동을 가정의 틀 안으로 묶어둘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가부장적인 가족으로 강화시키고 이것 또한 여성의 억압의 원인이 출산과 양육인 여성의 역할로 인한 것과 연결된다. 


아동기의 신화는 여성성의 신화와 더 잘 대응된다. 여성과 아이들은 모두 무성적이며, 따라서 남성보다 '더 순수하다'고 여겨졌다. 그들의 열등한 지위는 정교화된 '숭배'하에 나쁘게 은폐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여성과 아이들 앞에서는 심각한 문제들을 논의하지 않았고 한 마디의 욕설도 하지 않았으며, 또한 그들을 공개적으로가 아니라 등 뒤에서 비하했다. 여성과 아이들은 화려하고 비활동적인 옷으로 구분되었고, 특별한 과제(각각 가사노동과 숙제)가 주어졌다. 둘 다 정신적으로 부족하다고 여겨졌다.("여성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는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p.129~130)


아동의 억압과 여성의 억압은 닮아있다. 결국 아동과 여성은 성인 남성보다 열등한 지위를 갖게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사이버네틱 코뮤니즘이라는 커다란 맥락에서 아이의 생식을 위한 가족의 대안으로 가구를 확립하고, 독신 혹은 생식과 무관한 단위에서 살기로 선택한 사람들을 위한 모든 상상가능한 생활방식이 결합되면, 현재 가족으로부터 발생해 인간의 행복을 방해하는 모든 기본적 딜레마들이 해소될 것이다.

(p.336) 


이렇게 여성의 억압의 주요 원인을 출산과 양육에서 찾아내었고 그리고 이러한 억압을 없앨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생물학적 가족'에 대한 대안으로서 '사이버네틱 코뮤니즘'이라는 것을 주장했다. '생물학적 가족의 압제'로 부터의 자유를 위해 독신 직업인이나 생식에 무관하게 함께 살기로한 사람들끼리의 동거를 통해 '생물학적'이 아닌 가족을 형성할 수 있고 생물학적인 생식인 출산은 과학에 의한 생식인 인공생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당시로선 상상하기 힘든 과학의 발전을 통한 대안을 생각했으며 생물학적인 가족이 아닌 가족들도 현재 꽤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때 지금 현재에 반영된 것이 꽤 되었기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성의 변증법』에서 혁명은 성적 혁명/경제적 혁명/문화적 혁명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이는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여성을 생물학적 생식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고, 출산과 양육의 역할을 전체 사회에, 여성에게 뿐만 아니라 남성과 다른 아이들에게도 담당하게 할 것. 모든 사람의 경제적 독립과 자결권을 가질 것. 여성과 어린이들을 사회에 완전히 통합할 것. 성적 자유와 사랑의 재통합이 이루어질 것(근친상간, 동성애, 사랑과 성의 재통합) 모든 여성과 아동들에게 성적으로 그들이 하고자 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자유를 줄 것등이 혁명의 내용이 된다.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p. 397~398)


그녀는 안타깝게『성의 변증법』 한 권을 내놓고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자취를 감추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후 주변의 증언들을 통해서 그녀는 오랫동안 정신병을 알고 있었고 2012년 사망하였다는 소식도 알게 되었다. 당시 페미니즘운동의 한획을 그을 만큼 그녀는 통찰력과 담대한 대안을 내놓을 정도로 상상력이 있었지만 엄격한 보수 유대계 가족에 속했다는 점과 이후에 있었던 가족의 죽음, 그가 속한 여성운동 내부의 조직 갈등에서 얻은 마음의 상처등이 축적되면서 그녀의 이상을 본격적으로 펼치지 못한채 떠나버렸다. 그녀의 이론은 지금와서 보면 물론 한계점도 존재하지만 그녀의 이 책에서 보여준 통찰력과 상상력만큼은 나를 많이 깨우쳐주었다. 왜 '고전'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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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여러 알라디너분들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서 뭔가 했더니 바로 이『징구』때문이란다.

이 책이 뭐길래..? 다음날 도서관에 가서 얼른 검색해보았더니... 다행히 아직 대출중인 상태가 아니여서 바로 빌려서 읽었다.

크기도 작고...분량도 길지않고...아~ 단편소설 모음집이구나. 


『징구』를 처음 들었을때 사람이름인가..? 그리고 책을 직접 봤을때도 아! 표지의 여성의 이름인가보다.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의 첫번째 작품인『징구』을 읽어가면서도 뭐야. 징구는 언제? 베일에 쌓인 인물일까? 제목이 징군데? 다른 인물들만 나오고...

아 이제 언급이 되는구나. 


"징구 아니에요?" 부인이 부드럽게 말했다.

순간 다른 멤버들은 전율을 느꼈다. 잠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교환했고, 그러다 일제히 안도하면서도 그들의 구세주에게 의문의 눈길을 보냈다. 모두 표정은 같았지만 각자 다른 감정의 단계를 거치고 있었다.

(p. 28)


(...)





본격적으로 내용이 펼쳐지며 후반부를 읽는 나의 모습은 마치 영화 『유주얼서스펙트』에서 수사관 데이브가 컵을 갑자기 떨어뜨리면서 뭔가를 깨닿는 모습이었다.

와.. 하하하하하. 

징구가 뭔지 알 필요가 없었다. 징구는 징구였다.


이디어 워튼 자신이 명문가 자녀로서 당시 상류사회에서 느꼈을 위선과 허식을 특유의 위트와 풍자로 여러 단편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책도 조그맣고 분량도 적어서 부담도 없기 때문에 진정으로 느끼려면 직접 읽어보는 편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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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9-22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이 재미있는 책을 읽으셨군요, 블랙겟타님! 아하하하
저는 이 뒤의 단편 로마의 열병을 참 좋아합니다.
:)

블랙겟타 2019-09-22 21:21   좋아요 0 | URL
네 웃음의 이유를 이제는 알게되었답니다! ㅎㅎㅎ
저는... ‘다른 두사람’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

단발머리 2019-09-22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리뷰에는 이 문장이 필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블랙겟타 2019-09-22 21:3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깨서 왜! 추석 후유증의 특효약으로 골랐는지를 알것 같더라구요 ( •ᴗ•) 하하하하

syo 2019-09-22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아직 안봤는데 어쩐지 으하하하하하하하!!

블랙겟타 2019-09-22 21:33   좋아요 0 | URL
이미 syo님은 마치 읽은 거 같은 느낌!?
하하하하하
 




#1

8월말 -9월 초까지 여러 권을 또(!) 샀다.

기존에 보관함에 두었던 책들 몇권(『노동자가 원하는 것』, 『아이들 파는 나라』)을 샀고..

동네서점에 갔다가 다락방님이 사서 읽어보라는 것에 혹해서(?) 『탈코르셋 선언』과 사인본이 있어서 얼른 집어들었던 『오직 한 사람의 차지』 두 권을 사고 왔다. 



# 2

9월 선정도서인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을 추석기간에 걸려서 아직 못사는 바람에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딱! 대출이 안된 채 책장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추석기간부터 사기 전 조금씩 읽어볼까 하고 빌리는 와중에 혹시... 『나, 시몬 베유』도? 있을까 했는데 역시 있었고  얼른 이렇게 두권을 빌려왔다. 그리고 상태가 최상인 것으로 보아 사람들이 많이 안빌린것 같다. 『나, 시몬 베유』는 출판된지도 최근이고 청구기호에 맞게 꽃혀있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곳에 꽃혀 있었던 것으로 보아 내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٩(ˊᗜˋ*)و

지금 읽고 있는『시녀이야기』와 함께 읽으려고 『허랜드』도 도서관에서 찾았는데 의외로 책 비치도 안 되어있더라. 

추석끝나고 사야지.



자...그건그렇고..이렇게 또 샀으니... 추석기간 동안 좀 읽어야겠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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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9-13 0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한 열독이 가능하시다면 마구마구
열독하시는 해피 추석 되시길요~~!!

블랙겟타 2019-09-13 09:4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도 짧지만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 ♡
 


최근에 영화의 전당에서 이 영화『이타미준의 바다』를 보고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놀랬다. 이타미 준이 누구인지도 모른채 보고 온건데 한국 건축계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더라. 그는 재일한국인(우리는 쉽게 이렇게 말하지만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말해야한다고 한다. 분단이 되기전 넘어간 사람들이 자신의 뿌리를 한국, 북조선으로 선택했을지  그것도 아닌 조선으로 선택했을지 그의 선택을 존중해줘야지 무조건 한국인으로 보는 것은 실례이자 무례일 수 있기때문이다.)의 건축가로서 제주의 여러 건축들(바람,돌, 물 미술관, 방주교회등)을 설계했다고 한다. 영상미까지 더해 그런지 건축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내가 봐도 독특한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일본 건축계에서의 경계인으로서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나는 엉뚱하게도 몆 장면에 눈길이 갔다.

그가 건축가가 된 이후 처음 건축한 것이 가족의 집이었는데 이 영화 초반에 나온 여동생의 인터뷰에서 집지을 때 오빠에게 아무말도 해서는 안된다라고 어머니에게 들었다고 했다. 아니 뭐 자기 집 짓는데 자신의 방은 어떻게 하고싶고 그런 마음들이 있을텐데 오빠에게 아무말도 하지마라라고 했던 그 대목이 괜히 나는 옛날 분들의 남아선호가 보였다. 그리고 이 분은 어릴 때 몸이 약해서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도쿄에서 환경이 좋은 시즈오카로 이사와 자랐다고 했지만 도쿄와 시즈오카는 가까운 곳이 아닌데 나머지 가족일원들도 좋아서 간 것일까? 괜히 의문이 든다.


그리고 그의 제자가 나와 그가 살아계셨을때 현장에선 야쿠자여야한다고 가르침을 받았다는 말이 잠깐 나왔는데 어? 야쿠자가되어야한다는 말이 흥미로운 말이면서도 무슨 의미일까? 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진짜 이 부분이 슥 지나가 아직 어떤 의민지 모르겠다. 조심스럽게 유추해보자면 그 이후에 그를 따라 건축가가 된 딸의 인터뷰중 제주도 방주교회를 건축하던 때 골조가 다끝났고 한창 공사가 진행되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아버지께서 매일매일 디자인을 바꿔서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고 나오는데 수시로 바뀌어 지시가 내려올때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그의(어쩌면 천재만이 생각할 수 있는) 건축학적이고 미학적인 고집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있으니 유명한 건축가가 되었을수도.. 하지만 야쿠자가 되어야한다는 말이 그렇게 천재라는 이유로 쉽게 포장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의 미학적 고집이 유명한 건축가로 발전시켜주었지만 그 밑에 수많은 현장 혹은 아래 사람들이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은아닐까? 그는 이것을 알까? 


건축에 대해서 1도 모르기 때문에 무례한 발언일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이 그에 대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더라면 100%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아 이런면은 이럴 수 있구나라고 이해를 해볼텐데 지인들이 나와서 좋은 면만 이야기하고 몇가지 의문이 될만한 내용들은 슥 지나가 버리니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들이 없다. 당연히 그를 나쁜사람으로 만들어야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여러면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일대기를 그린 영화라면 그를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것을 토대로 그 사람 자체를 더 종합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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