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지기 전에 - 1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
김정섭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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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를 생각하기 전에 읽어봐야 할 책

 

세계대전을 떠올리면 나치의 유대인 학살, 히틀러, 파시즘 등으로 유명한 2차 세계대전이 1차 세계대전 보다는 먼저 생각난다. 보통 1차 세계대전이라 하면 발칸반도에서 일어난 사라예보 사건과 참호전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은 1,000만명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아주 끔찍한 재앙이다.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이를 통해 우리 한반도의 미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1차 세계대전은 2차 세계대전과는 달리 뚜렷한 발발 원인을 찾기는 힘들다. 독일이 그 원인이다, 무능한 유럽 정부가 원인이다, 호전적 민족주의 열기가 그 시발점이 되었다 등 1차 세계대전은 한 측면으로만 이해될 수 없는 복잡한 전쟁이었다. 유럽 각국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와 공격지상주위의 믿음, 지도자의 무능과 예방전쟁을 부르짖던 군부 등 여러 요소가 3차 발칸전쟁으로 후세에 기록될 수 있었던 순간을 4년에 걸친 1차 세계대전이라는 대참사로 이어지게 했다.

(돌이켜 보면 모두 환상 속에 전쟁에 뛰어든 격이었다. 전쟁이 마치 지나가는 폭풍처럼 유럽의 공기를 깨끗하게 해 줄 것이라는 허황된 낙관주의가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던 것이다 - 236)

 

주범이 없는 전쟁. 의도하지 않은 전쟁.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1차 세계대전을 통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저자는 역사적 교훈을 도출할 때는 너무 좁고 가깝게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멀리 폭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325). 모두가 피해자인 1차 세계대전은 그 과정에서 많은 선택과 결정이 있었다. 잘못된 결정과 믿음이 모여 피할 수 있는 전쟁을 대참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지금 한반도를 보면 북한의 핵실험 등의 군사 도발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있다. 북한에 대한 억제와 안보딜레마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적절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가 1차 세계대전처럼 잘못된 선택과 믿음을 반복하여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배울 힘을 주고있다(“1차 대전은 잘못된 믿음과 무지, 그리고 취약한 민군관계 때문에 불필요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한반도가 똑같은 역사적 교훈의 무대가 되는 것은 정말로 불필요하다” -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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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시작 - 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 사소한 이야기
팀 버케드 지음, 소슬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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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삶에 다가오는 것이 어느 순간 특별하게 보인다면 그때의 재미와 설렘은 보통이 아니죠. 제게는 지금 ‘알’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어느순간 평범했던 냉장고 안에 달걀이 놀라운 진화의 산물로 보이는 그 순간 이 책을 읽은 이유와 그 재미를 한 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 책을 펼치며 굉장히 놀랐습니다. 과거 조류관찰 동아리에 들어가서 치킨만 얻어먹고 탈퇴한 저는 새알하면 달걀이 먼저 떠오르고 새하면 닭이 먼저 떠오르는 그런 사람인데 바다오리, 티나무, 무덤새 등 다양한 종류의 새는 정말 뜻밖의 등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다오리의 삶과 조류에 관해 40년 이상의 세월을 보낸 저자 팀 버케드를 보며 그의 엄청난 끈기와 모험정신, 열정에 정말 놀랐습니다. 상업적 이유가 아닌 그저 알이라는 세계에 매료되어 연구에 임하고 환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힘쓰는 모습에서 정말 순수한 열정이 다가왔습니다. 책의 마지막을 보면 재정적 어려움으로 정부로부터 바다오리에 대한 연구 지원이 끊기자 저자는 시각 예술가와의 협력,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바다오리 연구와 생태 보존을 위해 노력한 모습을 말해주는데 이 부분에서 자신의 연구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와 연구자의 역할을 정말 잘 보여주었습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우리는 알의 가장 바깥부터 맨 안쪽까지를 천천히 알아갑니다. 흔히 달갈 껍질이라 부르는 난각과 그 무늬와 색, 알의 발달에 필수적인 흰자, 생명 그 자체인 노른자와 알이라는 세계에서 밖으로 나오는 탄생을 보며 책은 마무리를 짓습니다.


각 장마다 주제에 대해 설명을 해주며 조류학 연구에 대한 여러 역사와 그 과정을 말해주는데 보면 역시 여느 과학 연구와 다름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오랜기간 그렇게 받아들여지던 내용이 누군가의 모험정신이나 우연한 기회로 수정이 되고 많은 검증과 실험을 통해 점차 완벽해 지는 과정을 거쳤으며 알에 대한 연구 역시 모든 것이 알려지지는 않았고 여러 연구를 마쳤음에도 아직 알아가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놀라운 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알에 대해 그토록 많은 연구를 했음에도 우리가 답할 수 없는 문제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다” - 133쪽).


그렇다면 왜 저자는 알을 두고 ‘가장 완벽한 시작’이라고 말하는 걸까? 알의 부화 과정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5그램 정도 무게의 작은 새가 상대적으로 큰 10개 정도의 알을 다 품고, 사막처럼 극단적으로 더운 환경과 북극지방에서 저마다의 기술로 알을 부화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저자 팀 버케드는 327쪽에서 “모든 생물학자들은 어떤 적응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이유가 진화하는 것들은 항상 여러 가지 선택 압력 사이에서 타협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러 환경에서 어려움을 딛고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새 자신와 알 자체가 계속해서 선택 압력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진화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332쪽에서 “생물학자로서 나는 새알을 완벽한 것의 표본, 또는 적어도 새알에 가해지는 다양한 선택 압력을 완벽하게 절충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근거가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알을 보면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정말 흔하지만 중요하게 함께해온 존재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떠나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통의 것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 알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지 생각해 보면 기본적인것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가장 완벽한 시작’을 통해 알에 대한 여러 신선한 내용을 들어보는 것도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트에서, 식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나의 세계인 알. 그 알을 놀라운 진화의 결과로 나온 완벽한 것이라고 느끼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여러분들도 느껴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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