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쉼 - 쥐고 놓는 연습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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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되었다...

하얗게 불태웠다고 뿌듯해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런 느낌이 좋아서 일에 매달렸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오래 갈 수 없었다.

이제는 안다.

그런 상태를 '번 아웃' 이라 부른다.


지금 딱 맞는 책을 만났다.


"우리가 어떤 꽃이냐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젊어도 시든 사람이 있고, 나이가 많아도 피어나는 사람이 있다. 장미꽃이든 할미꽃이든 중요한 건 '시든 상태'가 아닌 '피어나는 중'인가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달을수록 삶이 달라진다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웃분들 중에 '피어나는 중'인 분이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도 다시 피어나고 싶다.


이 책. 문제점을 환기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배울 점이 한가득이다.

이런 책이 자기계발서 아닌가?


"친구들에게 내가 읽은 경제 경영서나 자기 계발서의 꿀팁을 신나게 떠들면 "넌 소설가가 그런 책도 읽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오직 '좋은 책'과 '나쁜 책'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매일 사무실 책상에 산더미같이 쌓이는 신간의 ISBN 코드를 집어넣고 책을 소개하며 내가 깨달은 건 그런 책의 강력한 효용성이다.

이때 독서의 목적은 읽기가 아니라

하기로 변환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따라 하기'다."


"습관이 정체성과 긴밀히 연결될 때,

그것은 습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삶을 바꾸기 시작한다.

해야 한다가 아니라

하고 싶다로 바뀌기 때문이다."


시간이 부족하다 느낄 때가 많다. 왜지?


"이제 우리는 2~3배속 변화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는 클릭 한 번이면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에서 산다. 생산성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의 속도, 즉 '효율성'은 신흥종교처럼 우리를 사로잡았고 삶의 속도를 계속 높여왔다.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물건도 쏟아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최첨단 무선 청소기나 건조 기능까지 겸비한 세탁기, 식기세척기가 나와도 일이 전혀 줄지 않는다는 아이러니에 봉착한다. 출근 전 로봇 청소기를 돌려도 퇴근 후 늘 시간이 부족하다.


왜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까. 효율성이 강조될수록 청결에 대한 기준이 이전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다."



느림의 미학. 가끔은 미술 작품 하나쯤은 온전히 감상해보자.


"삶이란 스스로의 속도로 나만의 풍경을 얻는 과정이다.

풍경의 각별함은 많은 부분 속도가 좌우한다."


내가 왜 바쁘다고 느꼈는지 알 듯 하다.

"시간 관리의 요체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하겠다는 계획이야말로 가장 최악의 계획이다."


와이프가 강조하는 말이 여기에 있었네.

"건강해지는 것, 나를 돌보는 것, 가족과의 행복이 삶의 뿌리이며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덜 중요한 사람들의 부탁이나 이메일, 카톡 메시지, 거절하지 못한 약속과 일에 치여 "시간이 없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럴 땐 이미 늦는다는 말. 자주 들었다.

"회피하거나 되돌릴 수도 없을 때,

우리는 드디어 관점을 바꾸고

지금 일어난 일에서 좋은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용기를 얻었던 말을 소개하고 마친다.

"두 번의 삶은 없다.

하지만 두 번째 인생을 선택할 힘이

아직 우리에게 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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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이태형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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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서문에 쓰인 일자 "1989년 10월 1일"

개정판 서문에 쓰인 일자 "2023년 9월"

무려 34년의 시간이 흘러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개정판은 별에 관한 정보를 최근 관측 자료를 토대로 수정하였다.

각 부의 시작 부분에는 각 계절의 별자리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주요 별자리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그 내용을 일러스트로 그려넣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와 민담에 등장하는 한국의 별자리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추가하였다.

책의 가이드를 따라 직접 별을 찾아볼 수 있는 밤하늘 사진과 가지고 다니기에 좋은 한장짜리 전천 성도를 별도의 화보로 첨부한 것이 특징.


이 책은 부추기는 책이다. 당장 전체망원경을 사야 할 것 같다. 별은 육안으로는 그 모습이 보여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까.

요즘 들어 이웃님의 피드를 통해 눈호강을 하는 일이 있었다. 혹시 이 책을 읽고 계셨던 건가?


별을 왜 보느냐고 저자에게 물어본 사람이 많았나보다. 오늘 본 별이나 어제 본 별이 특별히 다르지 않을 텐데 수십 년간 별을 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저자는 답한다. "나는 멀리 있는 별을 보며 역사 속 사람들과 만나고, 어딘가 있을 외계의 존재를 상상하며, 떠나간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러고 보니 중학교 국어 시간에 배웠던 시가 떠오른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가을과 별이라. 어울리는 조합이다. 계절에 맞는 책을 만났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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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 - SF 작가 최의택의 낯설고 익숙한 장애 체험기
최의택 지음 / 교양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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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가 스테레오 타입을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

아마 이럴 것이다.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줘야 한다.

배려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 

그래서 여기에 배제된 것은? 

바로 그(최의택. 이하 '그'로 통일)다. 


뭐, 글을 읽기 시작하면 선입견은 곧 깨질테니까. 

그대는 수용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페이지를 넘기시라.


그가 쓴 어린 시절.

그때 만났던 친구들에게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그때의 그는 배려받아야 마땅한,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 그저 같은 반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친구일 뿐이었다.


어린 시절 휠체어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한번쯤은 생각해보지 않나? 속력을 높여 복도를 빠르게 달리는 상상. 실제로 저자는 해봤다. 허리 수술을 받기 전의 그는 아이들 속에 자연스레 어울렸던 경험이 있다. 

수술 후에는 자발적으로 그만 두게 되었지만.


그래서 조심스럽다. 

그가 쓴 글에서 그의 개인사를 찾아 의미부여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기대받는 사람은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니까.


저자의 글을 읽어보니 그가 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는 장애에 대해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의 글에서 보이는 학창시절은 나름 그를 중심으로 돌아갔었고, 한때 그를 괴롭게 한 이는 있었지만 그 성격상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누군지 알지? 샤프심)


그가 글을 쓰게 된 계기, 특히 SF 장르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습작, 연재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 등 글쓰기 방법론이나 자세에 대해서 의외의 팁을 얻을 수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곳은 말이지. 독설이 난무하지만, 익명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편견 없는 피드백이 가능하거든.

의외로 공부법에 대해서도 얻어가는 게 있었다. 특히 수학!! 그래, 수학!!


이 책의 장르는 에세이. 그 중에서도 '자기 소개서'이다.

그에 답하는 이 글은? 그건 아마도 '최의택 소개서'가 아닐까?


남의 소개서는 비교 대상이 많아질 수록 객관성이 보장되는 것이니 당신의 글도 기대해본다. 


비인간을 너머? 어쩌면? 가장? 아니 수식어 떼고 그냥 '인간' 최의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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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인케미스트리1 #보니가머스 #개정판 #다산책방 #애플tv #서평단 #영미소설

이렇게 된 것이었다.

윌터는 딸의 친구 엄마인 엘리자베스 조트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어떻게?
될 일은 되게 되어 있다.

요리를 과학과 연결지어 생각하다니.
주부를 상대로 한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로 간택한 것은 윌터이지만.

진행은 어디까지나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는 말.

그나저나 엘리자베스 조트는 평범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는데...

어떤 삶을 살아왔냐구요?

1권은 그녀와 끝내 프로포즈를 못하고 간 캘빈, 6시 30분의 만남과 캘빈이 남긴 것. 매드의 탄생과 그로인한 조트의 책임을 다룹니다.

캘빈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묘비에 쓰인 글을 볼까요?

원래는 이런 글이 쓰여 있었어요.
_ _ _
캘빈 에번스

1927—1955

훌륭한 화학자이자 조정 선수,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이가

이곳에 잠들다.

그대가 살아갈 날은

많이 남지 않았다.

_ _ _

묘비가 총에 맞은 후

_ _ _
캘빈 에

1927 —19

훌륭한 화



그대가 살아갈 날은

많 다.

_ _ _
엘리자베스의 남은 삶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2권으로 이어집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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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보이 #엘리엇페이지 #반비 #에세이 #자아찾기 #젠더디스포리아

젠더 디스포리아 (성별 불쾌함)
그가 느꼈던 고립감과 불안, 방랑을 추정케 하는 단어.

‘이건 네 삶이야. 그들의 이야기를 믿지 마. 그건 그들이 만들어 낸 서사야. 이건 네 커리어고. 왜 그들의 말에 동조하지? 그들의 말을 믿어? 그들이 옳은 게 아니야. 사실, 그들이 틀린 거야. 이건 드레스 리허설이 아니라고. 이건 네 삶이야.’

어쩔 수 없었다.

커밍아웃.
그가 정체성을 깨달은 후에도 오랜 세월 숨겨야 했던 그것.

어느 순간부터인가 시작된 커리어.
의지할 수 없었던 가족.
찾을 수 없는 공동체.
스스로 보호하기 불가능한 환경.

자해.
정서적 갈등상황에서 당해야 했던 대우.

오랜 시간이 돌아서 찾은 정체성.

누가 이 사람을 비난할 수 있을까?

읽기 전에 왜? 굳이?라는 의문을 품었으나, 답은 정해져 있는 거였다.

그가 설명하고 양해받기를 구할 이유는 없는거였다.

현상.
이미 벌어진 일.
존재하는 사실은 없는 것이 될 수 없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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