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도, 국어의 맞춤법을 자주 틀린다. 심지어 단어 철자조차 헤맬 때가 있다. 과연 국어가 모국어인지 모를 정도로 틀릴 때, 핀잔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물론 틀리지 않을 정도로 국어 공부가 덜 된 탓도 있다. 그런데 복기해보면 나도 학교 다닐 때 고등학교까지 국어 과목 시험의 점수는 그리 나쁘지는 않았는 걸로 기억나는데도 말이다.(음, 고등학생 생활기록부를 까야 하나?) 학력고사 시절 때에 국어 점수 50점 만점에 45점으로 기억하니 국어를 못했던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어의 기초가 되는 맞춤법에 대해 상세히 공부했던 적은? 생각해 봐도 그리 많지가 않았다. 국어 점수가 곧 기본 철자의 점수는 아니었던 거다.

글을 게시할 때는 항상 오타와 틀린 철자나 띄어쓰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꼭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 본다. 역시 가을철 낙엽 떨어지듯 오타가 작렬하고 맞춤법 띄어쓰기는 온통 틀리는 등의 오류 표시가 우수수 떨어진다. 간혹, 검사기조차 정확한 표시인지 의심되기도 하지만 검사기의 인공지능이 그렇다는데 내가 반기를 들고 내가 쓴 게 맞는다고 주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맞춤법의 확실한 근거를 내가 모르니 기계가 주장하는 대로 일단 맞겠지라며 얼버무려 버리기 일쑤이다. 아마 내가 쓴 모든 리뷰와 페이퍼 글에는 오타와 띄어쓰기에 문제가 많을 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국인의 모국어가 한국어(국어)이다. 국어는 학교 다니면서 모두가 배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혹은 대학에 기초교양 필수 과목 중에도 대학 글쓰기라는 과목도 있듯이 국어를 배운다. 서재에 글쓰기를 종종 하는 나는 배웠던 국어가 쉽지 않다. 이번 수능에서 국어 과목에서 상당한 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된 것도 흥미롭게 봤다. 역시 문제를 봤어도  답은 오답이었다. 솔직히 문제의 지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난독증 환자처럼 버거웠다. 맞춤법을 따질 게재조차 되지 못하겠더라. 이 정도면 분명 우리나라 국어 어문 정책이 뭔가 썩 내키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외국인들이 배우는 한국어는 다른 외국어에 비해 극악한 난이도이며 배우기 상당히 까다로운 언어로 정평이 나 있다. 하기야 모국어를 국어로 쓰는 한국인도 어려워하는 마당에 외국인인들 쉬을 리가 없다. 언어를 쓰는 목적과 이유가 뭐겠는가? 언어의 본질은 소통일진대, 이 언어라는 도구가 어렵다면 소통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단어 하나하나가 사고의 기초인데 이 단어와 조사에서부터 헤매는 게 과연 우리나라의 국어 정책이 올바른 것인지 묻게 된다. 자국어이자 모국어가 가끔 "이건지 저건지" 버벅거리는 난해한 느낌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가 참 무지함이 많다는 것을 국어에서 알게 된다. 국어를 배웠지만 맞춤법부터 제대로 배웠는지 모르겠다. 단어의 어원을 제대로 숙지하고 그 예외가 인식되어 발음과 글자가 왜 틀리게 된 것인지 일반 사람이 다 알기란 언어학자가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공부도 안된 상태라면 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상할 것이 아니다.

또한 언어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끝없이 변화한다. 삼국시대의 말이 지금과 다르고 조선시대의 말이 지금과 다르다. 하물며 현대에서도 10년 전 30년전의 언어와 지금의 사용하는 단어가 다른 점이 많다. 예전에 쓰이던 단어가 지금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사용되지 않기도 하고 지금 쓰이는 단어가 전에는 없었던 것도 많다. 언어는 마치 생물처럼 태어났다 사라진다. 사용되는 단어도 생물처럼 명멸한다. 기존의 단어도 다 모르겠는데 새롭게 나오는 단어까지 알고 글을 멋지게 쓴다는 게 웃기는 블랙 코미디 같다고나 할까 싶다.

예외 없는 법칙이 없다고 했던가? 그런데 국어는 너무 예외가 많아서 원칙 자체가 없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발음대로 단어를 쓰는 이 원칙이 때로는 무용지물인 단어들이 너무 많다. 비슷한 발음이더라도 철자는 다른 경우도 너무나도 많고 또한 그런 개별적인 예외들이 많으니 일일이 다 알아야 하는 숙제를 받게 되는 셈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조건 한가지 원칙이 있어 예외 없이 적용될 텐데 이럴 땐 저렇게, 저럴 땐 이렇게라는 조삼모사식의 철자법과 띄어쓰기는 과연 정확한 원칙대로 쓰이질 못하는 경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쓰기용 글 따로, 발음용 글 따로, 혹은 같은 발음에 다른 철자라는 식이라고 하니 당연히 헷갈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문학적인 작품에서는 국어야 맞춤법이 이렇니 저렇니 따지는 것도 가능한다지만 전문적인 용어들에 있어서 띄어쓰기는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막막하게도 모르겠다고 나온다. 요즘처럼 전에 없던 단어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말이 만들어지는 와중에 국어의 바른 사용법은 어떻게 정의되고 통용되어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인지 과연 이걸 누가 정할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 보면 국어의 어문 정책을 담당하는 곳이 국립 어학원이고 교수님들일 텐데 일례로 자장면을 짜장면으로 바꾸는 것도 수십 년 걸린 거라면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느려 터진 정책으로 과연 글쓰기가 시대에 뒤처진다는 현실을 부인하기도 어렵다. 늘 한 박자 늦어서야 될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상의 언어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삶을 그대로 즉시 반영한다. 그런데 어법은 늘 뒤처져서 틀리니 맞느니 따지고 있으니까 뭐가 맞지 않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어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부끄럽지 않는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국어 교실이란 이 책으로 자주 틀리는 국어에 다시 재인식하는 의미였다. 국어 공부한다 해서 작가 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류를 모르고 무심코 사용되는 국어를 스스로가 느낄 때가 두렵기도 하다. 틀리게 쓰인 글을 보고 남들이 얼마나 덜떨어지게 봤을까라고 생각하면 가끔 얼굴이 화끈거린다. 기초가 없는 글이 결코 좋은 명문장으로 나오지는 않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정확하게 쓰자. 바르게 쓰자. 그러려면 기초적인 공부는 되어야 하겠다.  말이 공부이지 한 번씩 보기는 해도 그간의 습관성처럼 잘못 길들여진 어법과 맞춤법이 당장 쉽게 고쳐질 리도 없다. 글쓰기를 할 때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이런 스트레스가 글쓰기를 귀찮고 짜증 나게 하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가급적이면 맞춤법도 최대한 틀리지 않게 예외를 없애고 뭔가 통일된 하나의 일관성 있는 어법으로 하나의 원칙이 그대로 통용되는 어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언어가 발전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게 된다.

물론, 이 글도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서 수정한 거다. 또 잘못 쓴 곳이 있을듯하다. 심각한 오류가 아니라면 무던히 좀 넘어가 주시길 부탁드린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8-11-23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국인이 한국어 문법을 완벽하게 터특하기란 불가능하죠. 뭐, 한국인도 거의 99%는 맞춤법 헷갈릴 걸요...
지금 이 짧은 글을 쓰는 데에도 < 쓰는데 > 가 맞는지 < 쓰는 데 > 라고 띄어써야 맞는지 헷갈리니깐 말입니다...

yureka01 2018-11-25 21:40   좋아요 1 | URL
헛갈리는 띄어쓰기가 너무 많아서 난감할 때가 많아요..ㄷㄷㄷㄷ

2018-11-23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5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11-23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면 알수록 머리 아픈 우리말... 글을 쓸 때마다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자주 이용합니다만, 이거 없으면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잘 되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ㅎㅎㅎㅎ

yureka01 2018-11-25 21:41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국어를 너무 어렵게 정한 탓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쉽게 간편하고 일관된 원칙으로 만들어야할 임무는 누구에게 있을까요..아놔..

강옥 2018-11-23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 쓰는 작가들도 문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70~80%만 맞아도 잘 맞는 거예요.
맞춤법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띄어쓰기는 정말 헷갈리거든요.
그러니 너무 예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독자들도 대충 읽고 넘어가니까요 ㅎㅎ

yureka01 2018-11-25 21:41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특히 맞춤법과 띄어 쓰기에 아주 민감한 분들이 간혹 있더라구요..ㄷㄷㄷㄷㄷ

syo 2018-11-23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검사기 걔도 잘 모르고 그런대요..... 뭘 믿고 살아야 할지.

yureka01 2018-11-25 21:42   좋아요 0 | URL
검사기도 때로는 모르는 게 있나 봅니다..ㄷㄷㄷㄷ

겨울호랑이 2018-11-24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어가 어렵기도 하겠지만, 다른 모든 언어도 깊이 들어가면 나름의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yureka01 2018-11-25 21:42   좋아요 3 | URL
외국인들이 한국어는 배우기 아주 까다로운 언어라고 하더군요..하기야 모국어도 어려운 마당에 ~~~

북프리쿠키 2018-11-24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춤법과 띄어쓰기로 유,무식을 재단하는 일부 사고방식이 좀 아니지 않나요ㅎ 틀리고 실수하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이 더 중요하니. 전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그래도 기본은 해야겠거니~유레카님의 책선택에 기본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yureka01 2018-11-25 21:44   좋아요 2 | URL
네 문장의 의미와 뜻이 전달 되면 목적이 달성되는 거니까요..
문제는 숲을 봐야 하는데 나무만 보려 드는 경우가 있어서 말이죠..
가급적 틀리지 않는 방법도 모색하긴 해야 하니까요..

2018-11-24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5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3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11-25 1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국어사전을 이용합니다. 글 쓸 때 헷갈리는 띄어쓰기가 있거든요. 맞춤법도 자신 없을 때가 있고요.
그런데 띄어쓰기가 문장에 따라 다르게 나올 때가 있어서 어떤 게 맞는지 모를 때가 있죠. 한쿡어, 어렵습니다. ㅋ

yureka01 2018-11-25 21:46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 검사기를 돌리긴 하는데 가끔 검사기도에러가 나서 틀린걸 제시하면 난감할 때가 있죠..

2018-12-05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5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세기 사진 예술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 지음, 주은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목이 "20세기 사진"으로 된 책인데 번역 제목으로 "20세기 사진 예술"이라고 했다. 예술이란 단어가 하나 더 들어 있다. 그래. 예술이라? 예술. 예술은 무슨 얼어 죽을 예술이란 말인가?

 

사진을 찍으면서 능력과 재능이 결부된 예술적인 사진 시선의 논리이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예술이 처음부터 예술이 아니라 차후에 예술화(化)가 되어 예술로 정작 되는 인식으로 전이한다면 그게 예술화가 될 것이다. 부인하기 어렵게도, 나는 예술로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 예술로 밥도 먹고 예술적으로 똥도 싸고 예술로 돈 벌어가며 살지는 못했다. 그런데 꼴랑 사진을 찍는 취미에서 예술화될 거란 이 터무니없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출발할까? 삶이 부대낄 때 기대기도 하고 의지하며 내 삶을 유지하도록 하는 힘은 어디서부터 올까?라고 생각해 보면 사진 재미 때문이 아니었는가 싶었다. 왜냐? 예술은 자뻑의 미학이니까. 예술은 사람에 따라 무의미하게 전혀 쓸데없는 짓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상당히 유의미하게 전 생애를 건 필수적인 요소처럼 나눌 수 있다. 누군 예술을 똥보다 못한 쓸모없는 것으로 아예 고려 대상으로 취급조차 하지 않을 수도, 누구는 자신의 생애를 건 역작을 만들겠다고 작품으로 노리기도 한다. 과연 이 차이점은 대체 무엇일까 따져 묻게 된다. 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사진이 왜 예술화된 것인지 혹은 그저 이미지로 취급하며 별반 무반응의 예술이든지에 따른 차이점에 대해서 말이다. 달리 말하자면, "무엇으로 사는가와 예술적인 걸로 사는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는 것과 예술. 묘하게도 같으면서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이유일 것이다.

 

"당신의 인생이 예술적입니까?"라고 물을 때, 이 예술은 근사한 그 무엇으로 포장해 준다. 예술이 아니다 하더라도 예술적이 되면 근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사는 게 개같이 양아치 짓으로 노는 불량배도 "당신의 불량 끼는 예술적입니다"라고 아부스러운 판단해준다면 어깨에 힘이 약간 들어가는 착각을 하게 만들어 내는 게 예술의 착각성이다. 앙야치에게 예술이란 어깨에 잔뜩 넣은 뽕 같은 것이고 볼품없는 엉덩이에 엉뽕같은 것일 수도 있다. 뭐 양아치는 양아치일 뿐이지 뽕을 넣는다고 예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예술화가 되는 착각으로 양아치 짓도 예술적으로 하게 만드는 힘이 바로 예술인 것이 아닐까 한다. 예술은 뭔가 가치롭게 있어 보이게 한다는 것.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이란 것도 이 삶의 뽕 같은 역할이 예술화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솔까 일상의 삶이라는 게 무슨 대단한 역작의 작품처럼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약간의 대동소이한 변화들과 추세의 변형들일 뿐이다. 어제 먹은 밥은 오늘과 내용은 다르더라도 행위는 먹는다는 것과 같은 것처럼 무엇을 먹은 차이와 먹는 것의 동일성에서 내용의 변화로 축적되어 사는 것일 테니까 삶의 일상은 그런 거다. 여기에서 예술이란 뽕. 혹은 존재에서 살아가는 조미료 내지 촉매 같은 것이 예술화로 진행이라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예술 한다고 자기 착각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거.

 

일상의 특별한 이벤트 같은 것은 드물고 적다. 매우 행복한 일 또한 상당히 희박하다. 산소량 21%에서 우리의 삶은 20%만 되어도 금방 답답하다는 걸 느낀다. 산소부족처럼 늘 겪는 일과도 같은 것들이다. 사는 일이 늘 산소부족을 겪듯이 답답과 짜증의 스트레스가 오만상 발생하는 욕망의 결핍으로 넘쳐난다. 이런 와중에서도 간혹 어떤 탁월한 감동이나 혹은 감정 이입이 획기적으로 일어날 때 "이야! 완전히 예술이네."라고 감탄사를 발사하는 것도 있다. 예술이 뭔지 확실하게 정의 내리지는 못해도 예술적인 어떤 응어리나 덩어리를 만나게 되면 나오게 된다. 그래 예술. "이런, 똥 같네" 보다 "예술이네"라고 탄식하지 않고 탄감을 할 때 우린 모종의 작은 행복감도 느낀다. 어떻게 보면 예술과 행복은 아마도 다른 차원에서 노는 따로 국밥이 아니라 그냥 국과 밥이 섞인 것이 아닐까 한다. 

예술은 모방에서 변화로 이어진 창조이다. 그래서 예술은 창조 창작 창의로 수렴되는 이유도 된다. 뭔가 다른 것. 그리고 이 다름에서 아름다움의 감성이 생길 때가 바로 예술이라고 하는 것. 우리의 일상에서 마냥 비슷비슷한 삶에서 뭔가 새롭게 상상하고 이 상상력이 새로운 창작으로 연결되어 아름다움의 새로운 차원이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이 다른 차원의 미학이 생길 때에 비로소 충만되고 만족되는 행복한 요소를 이르는 것이 예술이다. 그래서 창작과 창조와 창의성은 어렵다. 예술이 어려운 이유이다. 쉬우면 쉬울수록 만족감은 작다. 어려울수록 성취감의 만족이란 행복은 비례로 커진다. 인간의 욕망이 행복으로 치닫는 운명은 우리의 삶을 자꾸 어렵지만 이루어내는 예술화를 요구한다. 어쩌면 예술이란 인간의 욕망에 걸쳐진 궁극적 목표이자 원대한 이상적인 목적이다.

19세기 이전에는 사진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때는 카메라가 없었다. 사진은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이다. 사진도 회화의 아류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20세기는 사진이 예술화된 인간의 발명품이다. 철저히 창조된 카메라에서 사진은 출발했고 예술로 승화된 케이스이다. 자연 발생스러운 그림이나 음악과는 역사가 상당히 짧다. 그래서 15세기의 사진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20세기에서 사진이 예술이란 상상력의 목표를 세워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시간을 예술화시킨 것이 바로 사진이기 때문이다. 역사가 역사로써 그치지 않고 역사의 시간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이를 예술이 된 것. 이게 시간의 예술화이다. 시간의 욕망은 도저히 쟁취할 수 없는 영원한 이상의 표상처럼 인간의 유한성에 바늘을 찌르고 아프게 한다. 시간의 절대성 앞에서 그 누구도 욕망을 품고자 해도 절망을 하게 만드는 일회성의 흐름에 대해 인간의 욕망을 과거라는 기억의 소재로 만들어낸 사진이었던 거다. 지나버린 시간에 대해 기억을 잃어버렸을 때 사진은 선연하게 되새김질을 하며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 무모함으로 욕망을 예술화된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 이유를 불문하고 다 사라진다. 이 부존재에 대한 마지막 일성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평생토록 산사에서 해탈을 하고자 도를 찾는 스님의 마지막 열반 송이 있듯이 우리도 우리 생의 마지막 열반송 같은 노래 한자락이 예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한다. 이게 예술이라면 좋겠다는 뜻이다. 늙어 가며 죽어 사라지는 이 불꽃같은 삶에 무슨 미련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도 없는 허무한 삶이다. 그러나 사라지기 전에라도 자신의 생에 한판의 근사한 예술이랍시고 읊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죽을 때까지 똥이나 사다 가는 게 재미있지는 않다. 비참하고 자존감조차 없는 무지한 이 더러운 인생을 환한 자신만의 예술화는 그래서 필요하다. 창작이 어려울지언정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집념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따지고 보면 사는 게 별거 없다. 지나고 나면 다 허무한 부존재의 영점 이하인 인생에 이 현재의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게 미학을 빼면 뭐가 남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예술 중에서도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사진이라는 게 제일 큰 장점 중 하나다. 삶을 쉽게 예술화시키는 지름길이 카메라라는 훌륭한 창조적 도구라는 점이다. 인간은 도구의 삶이다. 그러니 이 예술이 도구로 예술적 표현으로 가능하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말이다. 하다못해 바이올린이라도 제대로 켜서 예술화시키려면 웬만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사진은 다만 카메라와 셔터 누르는 약간의 힘만으로도 가능하다. 그 사진적인 예술화된 시선을 발현시키는 공부만 한다면 된다. 18세기에는 없었던 사진을 우리 21세기에는 접할 수 있는 시대적 행운이 가끔은 고마울 때가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따라서 잘 찍은 사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삶에서 어떤 모티브와 계기로 무슨 시선으로 자신의 삶에 걸친 시간을 스스로 해석하려 하는 사진이 개인의 소사이자 이게 모여서 크게는 역사가 될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찍고 싶은가? 답은 예술화이다. 무엇을 찍든 조금은 예술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얼마든지 예술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예술이 되는 것이 없더라도 꾸준히 자신의 시간을 기록해나가는 동기를 가진 자라면 충분히 예술적 사진을 만들어 내는 역량을 다 가진 거다.

가끔 그런 소리를 듣는다. "예술이 밥 먹여 주냐?"라며 예술에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 이젠 틀린 말이 된 시대에 산다. 일례로 유튜브 영상을 봐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게 전부다 크리에이티브들이다. 유튜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찍고 무편집으로 올리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의도된 것들 시청률과 광고와 편집을 의식하는 소위 머리를 굴린다. 맞다. 예술이 밥은 먹여주지는 않는다. 다만 돈을 벌게도 주기도 한다. 멋지게 예술적일 때만 가능하다. 아 이게 무슨 소리냐? 좋은 영상은 그저 나오는 게 아니다. 좀 더 재미스러운 행복과 웃김과 미소가 나오는 영상이 조회 수 대박을 터트린다. 물론 예술이 가미되면 영상의 차원이 한층 업그레이드가 된다. 맞다. 이제 예술의 욕망을 알아보는 시대가 된 거다. 다만 제대로 일 때만 가능한 예술의 밥이다. 나는 예술이 밥 먹여주냐라고 저주스러운 말을 내뱉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대충 짐작은 간다. 양아치가 목에 굵은 금목걸이를 걸고 " 형님 예술적이십니다"라는 시선도 있고 뒤샹의 화장실 변기를 예술적 새로움으로 보는 시선도 분명 갈리지만 그 이면에는 각자가 추구하는 욕망의 덩어리가 숨겨져 있다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예술은 인간의 욕망에서 가장 큰 궁극이니까. 그래 어차피 한세상 지질해도 예술적으로 지질해서 찌질도 좀 근사하면 무슨 탈이 나는 것도 아니다. 요즘 카메라 한 대씩 손에 다 들고 있다. 핸드폰이 카메라 렌즈가 들어가서 찍어대는 폰 사진일지언정, 근사한 예술적인 고민을 해보면서 사진을 찍는다면, 혹시 아는가? 예술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기만족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한 세상 내내 쪼들리게 살지라도 내가 찍는 오늘의 핸드폰 사진이 근사한 예술화될 수 있는 작가적인 고민도 해보고 사는 삶. 나중에 고민하며 찍었던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훗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 막 찍어도 좋다. 이 막가파적인 사진에 고민 1G라도 하면서 앵글과 프레임으로 시간을 담는 것. 바로 사진예술이다.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11-15 0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11-15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술은 자뻑이다
명언이시네요~~~ ㅎㅎ
다들 지 잘난 맛에 쓰고, 그리고, 찍고, 춤추고, 노래 부릅니다.
밥이 되는 예술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만족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도 있고 -
요즘은 폰카 성능이 워낙 좋다보니 너도 나도 사진작가던데요
어디 가서 나 사진 찍네 하는 말 못하겠더라고요.

문학판도 알고 보면 다른 예술 분야와 비슷해요.
옛날엔 사,농, 공, 상 해서 선비와 문인들을 높이 쳐주었죠
그런 인식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언제부턴가 먹고살만해지면 악세사리 삼아 글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 현실 ㅎ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퇴직 후에 문학판에 대거 유입된 노령층
아마도 한국문단은 장차 실버문단이 될 걸로 사료됩니다 ㅎㅎ

yureka01 2018-11-15 09:49   좋아요 1 | URL
예술이라는 게 뭔지는 몰라도 예술적으로 인생의 시간을 포장하면,
아주 그럴싸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게 자기만족과 연결되거든요...

실버문학...ㅎㅎㅎㅎㅎ제대로 공감되네요....^^..

2018-11-15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6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8-11-17 08:59   좋아요 1 | URL
역사적으로도 대단한 의미있는 사진들이 아주 많아서 좋았습니다...
사진 보는 재미!~~~~^^..
간강하시구요..~~^^..

서니데이 2018-11-16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휴대전화로 사진 찍으면 참 예쁘게 나와요.
고가의 전문가용 사진만큼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한 순간을 담기에는 좋은 것 같습니다.
유레카님,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yureka01 2018-11-17 09:00   좋아요 1 | URL
네..카메라라는 매체가 어떤 것인지 중요하다기 보다는
어떤 느낌으로 어떤 자세로...사진에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이게 관건이죠..
추워지는 날씨..감기 걸리지 마시고요..^^..

카알벨루치 2018-11-16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도서괌에 희망도서로 주문해놨습니다 이런책은 소장각인데 읽으면서 소장하고싶음 어쩌지 하며 내심 조마조마~오늘 도서관 가니 그 책 인제 도서관택 붙이려고 하는 듯 한데...좋은 책일거라 믿어 의심치 않네요!

yureka01 2018-11-17 09:01   좋아요 2 | URL
20세기의 대표작들을 엄선한 사진이라고 감히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저처럼 사진 오랫동안 찍어 온사람에겐 꼭 봐야할 책 중에 하나였죠..
유명한 사진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11-17 09:04   좋아요 2 | URL
그럼 소장각이란 말씀이네요 아아아....ㅎㅎ

yureka01 2018-11-17 09:20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야 오랫동안 사진 찍어 왔으니 당연하더라구요..~~^^..
책에 20세기의 대표적인 사진 작품들..라이프지에 실린 사진들..
또는 매그넘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사진들...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사진들...
많아서 좋았습니다..ㅎㅎㅎ
따로 봤던 사진들이 많았는데 한 권에 모은 컬렉션이랄까요..~^.^

카알벨루치 2018-11-17 09:23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 유레카님 같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책이네요 어서 보고 싶네요 ㅎㅎ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yureka01 2018-11-17 10:53   좋아요 2 | URL
아고 감사합니다...
사진 책도 좋습니다...
그래도 사진 자주 찍어 보고 생각을 담아 보시면 사진이 더 고역스런 재미는 느끼실 겁니다..

사진의 철학...캬~~^^..

2018-11-17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8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9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메라의 시선이 바닷가로 갔다. 넓은 갯벌에 밀물이 썰물로 물이 빠지고서야 새들이 먹이를 찾아다녔던 족적을 발견했다. 그 발걸음을 카메라 시선을 점점이 따라갔다. 얼마나 종종 거리며 지나갔을 발자국을 물끄러미 본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도 종내에는 두 발로 땅을 서서 먹이를 찾아 걸었야만 했다. 하늘을 나는 새가 자유의 이상을 날듯이 날아가겠지만 결국은 배고픔은 접었던 발을 땅에 딛어야만 했다. 이상과 자유는 하늘을 날고, 현실은 땅을 밟고 서서 허기를 채울 먹잇감을 만나기 위해 두리번 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등바등 종종걸음을 내딛는 걸음의 보폭과 이 사이로 바람이 세월이 흐른다. 한 발 한 발의 시간은 그렇게 운명의 보폭만큼 벌리며 달려야 했다. 사진은 새의 족적을 따라 시선을 옮겨가면서 바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되는 새의 현실이 오늘날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은유하고 그 심정을 비유한다. 그저 주저앉아 있을 수 없는 현실이 족적으로 남았고 다시 바다의 밀물이 스며들면 지워지고 만다. 자본은 늘 우리들을 종종걸음으로 다니도록 한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 족적을 따라가는 카메라의 시선은 문득 멈추었다.

 

 

새가 죽어 아등바등 다녔을 발의 유골. 새가 멈추는 그 자리가 곧 새의 장지가 되었다. 몸은 어디로 풍화되어 사라져 버리고 빈 발만 덩그러니 누워 뼈를 드러 내고 세월의 시간이란 바람에 흩어지려 하는 모습이다. 결국인 카메라가 멈춘 시선에서 눈에 힘이 들어가기 충분한 두 장의 사진이다.

 

오늘날, 우리와 아니, 내가 이와 비슷한 이입이 밀려 든다. 허기지고 배고픈 결핍과 늘 채울 수 없는 욕망의 먹잇감 같은 자본의 지폐를 찾아 시간을 떠돌았을 내가 저기에 있는 것만 같았다. 직장이라는 게 바닷물이 빠진 겟벌의 족적처럼 흔적이란 경력을 남겼고 그 기록으로 오늘의 족적에 수렴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사진과 똑같이 나도 유골로 사라져가야 할 운명 앞에서 사진의 은유는 타자가 아니라 거의 자아의 이입적인 메타포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짧은 멘트의 확 오르는 두줄로 눈물 같은 문장을 떨군다.

 

 

"먹이를 찾아 뻘밭을 얼마나 헤맸을까. 종내 굶어죽은 물새는 고달픈 발만 남기고-"라는 문장이 한 편의 하이쿠이자 사진의 명백한 증명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 그래 우리도 얼마나 오늘도 종종 거리며 먹이 같은 지폐를 찾아 헤매고 있는지를 작가는 묻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종종거린 걸음은 내일의 화석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아 바람에 풍화되고 바다에 퇴적되어 가는 유기적인 현상이 무기적 현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양모 회장이란 놈이 야동으로 번 돈으로 개 짓만도 못한 폭력을 써도 자본은 그를 버티게 하는 다수의 굴종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오늘날 현대 사회의 결정적인 비극 중 하나다. 법률이란 시스템도 자본에 종속되어 있다 보니 자본은 법적 구속력 휘저으며 폭력과 만행을 일삼아도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자본으로 쉽게 무마해 버린다. 이는 자본 위에 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 아래에 법이 있는 가치관의 역전 현상이다. 유전무죄, 무전 유죄는 굴종을 만든다. 즉 돈이 없다는 것은 자본 사회에서는 일종의 죄악이나 마찬가지고 돈이 많으면 그 어떤 짓도 다 무마시켜 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이다. 그 돈에 종속되어서 비참하고 비굴하게 얻어 맞고도 아부를 떨었어야 하는 직원들의 감정은 돈 앞에서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에 대한 현상이다. 인생이 얼마나 허무한가. 그런 자본 때문에 맞아가며 삶을 살고도 과연 살아남았다 한들, 뭐가 남는 것인지 새의 유골을 보니 감정 이입은 더 해만 가는 까닭이기도 하다. 자급을 잃어버린 자본 본위 시대에 모든 생산적 가치를 자본으로 치환하는 방식에 자본의 비극이자 지폐 사회에 지옥이 숨어 있는 셈이다. 생존이란 삶을 구속한다. 살기 위해 저질러지는 부조리함과 비합리성과 비논리성과 비윤리성은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게 만든다. 생존은 그래서 인간을 더 비인간화시켜가는 속박처럼 만들어 버리는 본질적인 모순을 발견한다.

 

흔히 간단하게 사는 거란 그런 거라며 퉁친다지만 그런다고 사는 게 과연 사는 것처럼 살고 있기는 한 걸까? 결국 흔적조차 말라버리는 유골의 앙상함은 두 장의 사진이 우리의 삶에 대한 본질적인 모순에 대한 궁극의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아 슬프다. 사는 게 다 슬프다.

 

사진 출처 : 지우당님 블로그에서 발췌. ( http://blog.daum.net/kk5657/16157284 에서 참조. 사진 게시 동의 얻었습니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11-10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0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0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11-11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이나 짐승이나
먹고 살기 참 애럽심더 ㅠ.ㅠ
종내 저리 될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꾸역꾸역 밥 벌러 나가야하는 -

yureka01 2018-11-12 09:23   좋아요 1 | URL
사진보고 내내 사진의 의미가 더 또렸해지더군요.
그래서 글 한편 쓰고 싶었어요~.

2018-11-13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4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인의 붓 - 김주대의 문인화첩
김주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심이 가득 들어간 리뷰입니다.

 

모모 친구가 트위터에서 어찌나 김주대 시인을 좋아하던지, 트위터도 찾아보고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포스팅하던 사진을 자주 보러 갔었다. 시인의 사진이 그저 일상적인 사진인데 역시 시인의 글이라서 그런지 쏙쏙 닿는 느낌이었다. 사진 좋아하는 놈이 시인을 좋아하는 건 완전 별개의 문제였지만 급기야 사진 책을 낸다고 불쑥 트위터에 누굽니다 메일로 부탁을 위해 찾아가서 책 말미 넣을 글 몇 자 써주세요라고 당돌하고 뜬금없이 부탁을 했었다. 인사동에서 문인화전 전시회를 할 때에도 찾아가서 시인에게 인사도 드리고 작품에 대해 설명도 듣고 그간에 모아둔 시집을 가지고 가서 사인도 받았다. 시인은 그저 저 멀리 고고한 산에 홀로 앉아 고고 청청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반갑게 맞아주니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책에 들어갈 글도 흔쾌히 받았다. 글 쓰며 시 팔아야 하는 시인에게 원고료도 드리려니 한사코 안 받겠다고 했다. 대신 원고료 조로 시인의 책을 30권 사서 지인들에게 나눴다. 물론 이런 사정이야 김주대 시인은 지금 기억도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철면피한 게 심장이 화끈거린다. 언제 봤다고 트위터에서 몇 개 주고받은 걸로 대단히 친한 척하며 찾아가서 글 한편 주세요라는 이 뻔뻔함에 시인은 얼마나 기막혔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감하게 맞아주시던 시인의 풍만한 마음을 알아차리기에 충분했다. 나 같았으면 "저 새끼 뭐지?"라고 했을지도. 그래서 말이다. 시인에게 글 한편 받는 게 어찌나 고맙던지.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 작정이다.

 

올해도 거르지 않고 시화집을 출간했다. 반가운 마음에서 당연히 덥썩 주문부터 했다. 하여간 친구 말에 의하면, 김주대 시인에게 열등감까지 느낄 정도로 문인화를 그리며 시를 짓는 능력은 탁월하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전혀 보수적이지도 않아서인데 그의 감성에 백번 이상 인정한다. 현 편으로는 "이 냥반 사진 찍다가  그림?"이라고 했지만 사진의 궁극은 그림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지어 내는 것은 어쩌면 조선시대로 치면 제대로 선비답다고나 해야 할까 싶더라. 시문과 시화에 능한 현대적인 선비상이라고나 할까. 딱 그 모습대로이다. 시인의 붓은 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그림도 나온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는 철저히 시인이라고 밝힌다. 그의 그림은 시를 위한 확장제라고 규정할 만큼 화가보다는 시인이다. 시인의 격정과 감정의 토로, 그리고 나오는 반성과 격정적 반응은 그림과 시가 콜라보이자 화학적 감수성의 반응이 시화로 연출한다. 그림의 섬세함은 시에서부터 나오는 그의 상상력과 현실을 바탕이 그림으로도 직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시인들도 있다. 그런데 김주대 시인은 감히 사랑할 대상의 시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비슷한 나이 또래에 시골 출신(경북 상주가 고향)의 공감대에서 나오는 그의 필력과 화력의 근원을 생각하면 얼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적인 고민과 감정들의 은유와 복선과 탄식과 탄성이 시와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사랑해도 좋은 시인이라는 것에 긍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전에 시인을 찾아뵐 때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고 가며 시인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었던 게 생각난다.


이번 문인화 시선집에서도 그의 시에 걸린 그림들이 한결같다. 고양이 그림, 부처님 그림, 허물 져 가는 집의 그림 등등, 그의 시는 말 없는 그림으로 표현되고 그림은 시를 다시 수식하고 은유한다. 그야말로 시인의 붓에서 흐르는 먹물은 그의 시문학과 그림으로써 나오는 눈물의 외침이다. 붓끝의 먹의 농도와 선을 통한 시와 그림은 그래서 하나의 앙상블이고 콜라보의 아우라를 내뿜는다. 화가도 많고 시인도 많다지만 시와 그림으로 어우러져 내는 정수는 그의 사유와 감성의 도도한 물처럼 흐르고야 만다. 늘상 빌빌한 시를 빌어 돌아다닌다는 그의 빌빌한 시라고 하지만 결코 빌빌거리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문인화집을 내면서 꼭 그림 전시회를 했을 텐데 찾아가 보지를 못했다. 이 문인 화집을 통해서 시인의 활동이 궁금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독자인 내가 그의 안부도 궁금한 것도 어쩌면 책을 통해서 묻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항상 붓이 살아 움직이는 시인의 마음에 끝에 담긴 그 점하나 오랫동안 자주 만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이번 책도 참 고맙게 잘 읽었고 감상이 절절했음을 고백한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프리쿠키 2018-10-28 2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경험 참 오래남을 건 같아요.
유레카님 편안한 밤 되세요^^

yureka01 2018-10-28 22:58   좋아요 1 | URL
좋은 경험으로 기억되더군요..
앞으로도 시집 문인화집 나오면 꾸준히 감상할 작정입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2018-10-2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9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10-28 2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일. 행복한 일이죠.

yureka01 2018-10-29 09:00   좋아요 1 | URL
그럼요.팬심이 이런거 아닐까 싶어요^^..

겨울호랑이 2018-10-29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직접 말하기 보다, 그림이나 음악, 시 등을 통해 넌지시 알려주는 여유를 갖춘 사람이 진정한 선비임을 생각하게 되네요^^:)

yureka01 2018-10-29 09:17   좋아요 2 | URL
그럼요..직유보다 은유가 그래서 더 멋찌죠..^^..그런 여유와 안목..참 그리운 것들입니다!~^^..

강옥 2018-10-30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김주대 시인에 대해 많은 걸 알게됐네요
작가 성향이 유레카님과 비슷하게 느껴진달까....
글에다 그림까지.... 아효... 부러워라!
하긴 사진에다 글까지 잘 쓰는 유레카님도 못지 않죠 ^^*

yureka01 2018-10-31 09:30   좋아요 1 | URL
맞아요..하여간 너무 너무 부러운 시인이었습니다..ㅎㅎㅎ
저는 시인에 비하면 따라가지도 못해요..ㄷㄷㄷㄷ

서니데이 2018-10-31 2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시는 책, 좋은 책인가봅니다.

유레카님, 10월 잘 보내셨나요.
내일부터는 11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yureka01 2018-11-01 08:42   좋아요 2 | URL
네 이젠 11월 겨울이네요..오늘도 쌀쌀한 날씨..건강하시고요..^.^

Alain 2018-11-05 1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음이 결국 손 끝으로 흘러나와 글이 되고 그림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에피소드를 읽으니 책이 엄청 궁금해지네요!

yureka01 2018-11-05 14:06   좋아요 1 | URL
시가 그림을 수식하고
그림이 시를 의미라는 콜라보죠,
제가 좋아하는 시인중 한분이었어요..감사합니다!!

2018-11-09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9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이 하늘에다 검은 먹지 대고 쓰는

헐거워진 구름 낙서들.


직전만 하던 빛이 어느새

공간을 허물어 인화시키고,

그 어느 가장자리에서

너와 내가 우두커니 바라보다

흘겨지는 언어로 마주친다.


아마도 우리는 이 혼란한 시대를 거슬러

정돈된 땅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읽어 내지는 못했기에,


순간으로 풀어 해치며 쓴 초서체 같은 잔상을

묵묵히 읽고 있는지도 몰라.


엘리시움이 닥칠 리가 없어.

그저 세월이나 흘려 보는 거지 뭐.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알벨루치 2018-10-18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물속에 담긴 거죠? 아닌가요?

yureka01 2018-10-19 08:57   좋아요 1 | URL
네 마자요 ^^..

cyrus 2018-10-19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이 만든 추상화네요. 아주 자연스럽네요.. ^^

yureka01 2018-10-19 11:40   좋아요 1 | URL
하늘과 물이 그려낸 추상화를 다만 제가 본 것일 뿐이라서요^^..

2018-10-21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10-21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이 그린 추상화네요
우리 집 앞에도 저수지가 있는데
일렁일렁 물결무늬를 보여주곤 하지요
참 화창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입니다 오늘~

yureka01 2018-10-22 09:26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러게요..물처럼 살다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2018-10-23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3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3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3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4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5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5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10-29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꽃지는 고요를
다 모으면
한 평생이 잠길만하겠다
<김주대 ‘고요를 듣다‘>

yureka01 2018-10-29 09:16   좋아요 1 | URL
네..문장 한 줄이 그야말로 쩔어요 ^^..멋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