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 김영현
 
아주 가끔 눈이 내리고
나는 술을 마신다.
 
눈 때문에, 상심 때문에
아주 가끔
어두운 그림자를 끌며 가버린
기억 속의 여자들 때문에
 
그리고 때로는 내 잘못된 버릇 때문에
아주 가끔 억병으로 술을 마시고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을 바꾸어 놓은 아침
후회를 하며 일어난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그러나 그런 일이란 늘, 혹은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아주 가끔 나는 인생에 대해 회의를 하고
절망을 하기도 하고
바람처럼 희망을 꿈꾸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주 가끔
새벽에 일어나 혼자 울기도 한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그러나 그런 일이란 늘, 혹은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이렇게 아주 가끔
나의 생도,
저 길고 막막한 億怯의 강물 위에
번개처럼 스쳐지나가곤 할 것이다.
 
시집 <그후, 일테면 후일담> 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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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주 가끔
나의 생도,
저 길고 막막한 億怯의 강물 위에
번개처럼 스쳐지나가곤 할 것이다.

 

이렇게 아주 가끔
나의 생도,
저 길고 막막한 億怯의 강물 위에
번개처럼 스쳐지나가곤 할 것이다.

 

이렇게 아주 가끔
나의 생도,
저 길고 막막한 億怯의 강물 위에
번개처럼 스쳐지나가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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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복사했습니다. 핵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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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3-21 0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늦은 3월 내리는 눈에 잘 어울리는 시입니다^^:)

yureka01 2018-03-21 09:24   좋아요 3 | URL
3월에 내리는 춘설보고 퍼득 떠 오른 시! 입니다.

내리자 마자 다 녹아 버리는 눈이,,,,
저 길고 막막한 기억의 강물 위에서
번개처럼 스쳐기나나곤 할 인생이라는 은유가..눈을 닮았더군요....

우리 인생 춘삼월에 내린 눈과 같은 시간이었어요.~

[그장소] 2018-03-21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 한 군데만 고르라면 전 못하겠어요.
ㅎㅎㅎ 눈 오는 봄 날 ㅡ 시!!

yureka01 2018-03-21 14:31   좋아요 1 | URL
아침에 대설주의보에 눈이 내리자 마자 다 녹았더군요...
그래서 이 시가 떠 올랐어요~~~~ㅎㅎㅎ

딱 맞는 시더라구요~

[그장소] 2018-03-21 14:38   좋아요 1 | URL
저도 연신 내다 보았는데 ... 아직 아직 그러는 사이 뭔가 왔다가고 젖은 바닥만 ...ㅎㅎㅎ

yureka01 2018-03-21 17:24   좋아요 1 | URL
춘설이 흔적만 남기고 떠났나 보네요~~^^.

cyrus 2018-03-21 1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주 가끔 눈이 내리는 날에 술을 마시면 술 때문에 아주 가끔 통풍이 옵니다.. ㅎㅎㅎ

yureka01 2018-03-21 14:32   좋아요 2 | URL
네 그노무 통풍만 없었으면 또 한잔 하는 건데 말이죠..^^.

강옥 2018-03-21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공감가는 시네요.
억겁의 강물위에 번개처럼 지나갈 인생인데
우린 너무나 많은 것들에 연연하지요.

이를테면 오늘 오후의 저 같은 경우-
어제 내린 비가 산에선 눈이 되어 통도사 홍매보살이 설중매로 변했는데
오늘 새벽에 출사간 사람은 얼마나 멋지게 그걸 담아왔는지...
그 소식 듣고 뒤늦게 달려갔으나 눈은 다 녹고 없더란 말이지요 ㅎ
설중매 그까이게 뭐라고... 부질없는 ㅎ

yureka01 2018-03-21 23:09   좋아요 0 | URL
아고 이른 아침 부터 달려간 통도사의 설중매를 못보셨다니..
너무 아쉬웠겠습니다...

네 우리 삶이 봄에 내린 눈처럼 시간이 녹아나나 봐요..^^..

雨香 2018-03-27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집 소개 감사합니다.
세번 반복하신 부분이 계속 귓가에 남습니다.

생각해보니 천년의 시작에서도 좋은 시집들이 나오는데,
너무 문지시선, 창비시선에만 매몰되었던 것 같습니다.

yureka01 2018-03-28 10:13   좋아요 1 | URL
제가 천년의시작 출판사에서 나오는 계간지도 봤어요.
문단에 참신한 느낌이랄까요..
이재무시인이 발행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8-04-02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2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