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건강검진(의보 공단의 의무사항)이었고 3년째 돌아오는 해였기 때문에 내시경 검진을 받았다. 이번이 두 번째인데 글쎄 3년 만에 받은 검사에서 또 작은 용종이 2개나 발견되었고 제거했다. 음!~~~그러니 자주 검사 안하면 나중에 ZzotT~된다는 거다. 이제 대장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순위에서 위암을 제치고 1순위가 된 만큼, 발병 확률이 높아진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장은 동양인의 특징과 같이 대장 길이가 비교적 서양 사람들보다 길다. 즉, 음식물이 대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고 따라서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 음식물이 소화되면서 발생하는 노폐물이나 종양의 유인물이 오래 머물게 된다. 자연스럽게 암 발생도 높아지는 것은 어찌 보면 새롭지도 않다. 조상들은 고기를 많이 못먹었다. 그야말로 초근목피, 워낙 가난해서 고기를 못 먹었던 탓에 대부분 풀 뜯어 먹고 살았다. 채식의 특징은 소화를 오래 시켜야 하니 대장도 길어졌다는 이론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소가 채식을 하는 대표적인 동물인데 위장이 몇 개나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된다. 오래 소화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한반도 역사상 제일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되다 보니 고기류나 또는 유제품등 단백질 섭취에 있어서 풍족하니 많이 먹게 된다. 특히 고기와 더불어 술은 대장암의 첫 번째 원인이다. 결국 과잉이 병을 만드는 꼴이다. 게다가 술은 1급 발암물질이다. 다만 서서히 발현되는 거라서 오랜 기간 동안 알코올의 독은 운동으로 풀어야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과부하가 될 정도로 운동으로 땀을 빼는 것도 역시 어렵다. 고기가 소화되면서 대장에 오래 머물게 될수록 쌓이는 독은 대장의 세포조직의 활동 변성하도록 만든다. 이게 우리가 말하는 암이다. 건강은 배변 잘되는 것도 하나의 지표이다.
그런데 암의 발생 원인자을 줄이기가 곤란하다면, 검사라도 자주 받는 편이 낫다는 결론이다. 자주 발생하는 병이니 가끔 다큐에서 대장암 환자의 이야기를 보는 기회가 있는데 하나같이 말라간다는 점이다. 먹지 못하는 고통과 말라비틀어져 가고 암이라는 특성상 심각한 아픔까지 동반되는 것이고 보면, 환자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 또한 대단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아픈 사람도 못할 짓이고 가족들에게도 큰 고통을 야기시킨다. 내가 검사 자주 안해서 나로 인해서 가족이 내내 고통받아서야 되겠는가? 무책임한 거다. 물론 돈도 무지하게 깨지는 것은 덤이다. 돈이라도 많이 벌지 못하면 아끼기라도 하는 것쯤은 엎친데 겹치는 꼴이다. 따라서 검사를 자주 해서 혹시나 미리 발견만 하면 요즘 의학 기술이 좋아져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왜 꼭 뒤늦게 발견하고 손도 써보지 못해 몸 전체로 번져 고통스럽게 말라비틀어져 가야 하는가라는 거다.
사실 대장 내시경에서 제일 꺼려지는 것이 내 똥꼬를 누군가의 손에 헤집어져야 하는 부끄러움이 검사의 방해되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쓸데없는 오산 베이스 캠프이다. 남들 똥꼬나 내 똥꼬나 다 비슷하다. 특별한 똥꼬가 있을리 없다. 항문의 괄약근이 수십 배 강한 사람도 없듯이 네 똥꼬 내 똥꼬 가릴 것도 없단 뜻이다. 뭐 인간의 부끄러움은 똥꼬를 보인다 한들,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내과 의사 쌤이나 간호사 쌤들은 하는 일이 검사하는 것이니 일상이며 그 똥꼬나 이 똥꼬나 특별히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는다. 그저 흔한 똥꼬일 뿐이고 검사자의 똥꼬일 뿐이다. 차라리 남들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며 양심 없이 사는 철면피 같은 놈들이나 알아야 할 것이 부끄러움일 뿐이지 똥꼬 가지고 부끄러워해야 할 이유가 없단 뜻이다. 내 똥꼬에 자신감을 가져라. 똥꼬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다. 그래서 똥꼬를 자주 까서 검사하는 게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자주 보여주는 똥꼬가 깨끗할 것이다. 숨기기 말아야 한다.
그런데 대장 내시경 할 때 부수적인 것으로 괜찮은 두 가지가 있다. 살짝 알려 주겠다. 내시경 할 때 선택지가 두 개인데, 마취 없이 검사하는 것과 비용이 들더라도 수면 마취로 무통 내시경 검사가 있다. 수면 마취, 이게 효과라는 것이 어마어마하다. 혹시 어느 연예인이 프로포폴 주사(우유주사) 중독이라고 들어 봤는가? 맞다. 수면 마취용을 합법적으로 맞아 검사에 이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내시경 검사이다. 평소에 수면 부족을 호소하거나 수면 부족의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수면 마취를 하면 마취 시간이 30분 내외이지만 체감적 시간은 10시간 이상 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거다. 그러니 주사 한방에 10시간을 아주 원 없이 죽음과 같은 수면상태를 체감한다는 거다. 아마 죽음은 마취 상태와도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진짜 죽음의 효과치고는 끝내준다. 잠들기까지 과정도 없이 즉각적인 효과가 발생하니 중독이 안될 리가 있겠나. 그런데 아무런 이유 없이 이 주사 쓰면 법적으로 걸린다. 그런데 정상적 내시경 검사는 합법이다. (물론 자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똥꼬의 부끄러움이고 뭐고 없다. 하기야 나 죽고 나서 죽은 몸뚱어리 누군가 모조리 해부하고 다 헤집어도 나는 이미 죽고 난 이후이니 모른다는 것이 정답이다. 부끄러움이란 인간이 가진 대단히 철저한 이성적인 부분이 감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마취 후는 죽음과 같아서 전혀 부끄러울 필요가 없다. 검사 끝나고 나서 눈 떠보면 침대에 누워있으니까 누가 뭘 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두 번째는 대장의 관장이다. 그야말로 내 속의 창자를 말끔하게 씻어 내는 효과이다. 1년 365일 동안 얼마나 많은 음식물을 집어넣어 대장이란 파이프를 거쳐야 했는가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예를 들어 상하수도 파이프에 몇 년만 지나면 쌓이는 떼가 두텁다. 그런데 사람 몸의 파이프라고 해서 덕지덕지 묻어 있는 오물이야 오죽하겠는가? 무지하게 많이 쌓여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시경 전에는 사전에 파이프 즉, 입과 똥고까지 전부 청소한다. 말끔해진다는 의미이다. 평소 화장실에서 볼 일 보기 두렵다면 이거 한번 청소해보면 안다. 얼마나 많은 찌꺼기가 씻어낸 만큼 나오는지를. 내 배 속은 똥통이라는 게 틀림없다. 그래서 말이다. 우리 인생은 몸이 곧 똥자루 인생이라는 거다. 죽을 때까지 먹고 싸고 똥을 만들어 내는 똥자루 포대가 따로 없다. 그러니 똥자루 파이프도 가끔 씻어 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다음은 내시경의 순수한 목적이 제일 좋다. 암의 검사를 통해서 발병의 사전 대처이다. 우리나라 사망자의 통계에서 셋 중에 한 사람은 반드시 암으로 죽어간다는 점이다. 암으로 사망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살보다 못한 죽음이다. 차라리 이왕 죽을 바에는 빠르고 간단하게 처치되는 편이 암보다 낫다. 아플 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울 만큼 고통스럽게 머리를 쥐어뜯고 나서야 죽는 게 암이다. 아무리 진통제 성분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암의 통증을 이기지는 못한다. 그러니 아프기 싫으면 검사하는 게 지극하게도 맞는 예방법이다. 초기 발견으로 쉽게 제거 가능하다. 특히 암의 고통은 꼭 후회해도 반드시 찾아온다.
오래 사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래 살아갈수록 굴욕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고통에 굴욕이고 돈이란 자본적인 굴욕이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의 굴욕을 살면서 당하는 것이 삶의 존재 방식은 피할 수 없다. 그러니 가급적 이를 줄이는 것이 차라리 현명하다.
이왕 죽는 거야 피할 수 없는 필연이겠지만 무조건 덜 아프게 죽어가자. 얼마든지 줄일 수는 있다.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병 걸리고 나서, "왜 검사를 자주 안 했는지"라고 왈왈 대는 소리가 아니겠는가. 특히 고기 자주 뜯고 술 많이 마시는 40대 이상이라면, 3 ~ 5년마다 내시경 검사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벼르빡에 똥칠하다 갈 수는 없잖는가? 백번 입 아프게 예방하자는 캠패인 소리하기 보다 검사를 위한 예약하는 행동을 즉각 하시라.
그런데 왜 알라딘에서 굳이 번거롭게 검사 꼭!하시라는 페이퍼 글 쓰는가하면, 아프지 않아야 책도 오랫 동안 보기 때문이다. 아픔이 찾아 오면 책이고 나발이고 눈엔 아무 것도 안들어온다. 책은 아프지 않아야 비로소 읽는 것 중에 하나. 아무래도 책 읽는 사람들이 책읽지 않는 사람들 보다는 오래 살아야 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