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비즈니스의 이해를 위한 의류상품학
천종숙 지음 / 교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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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행하는 것. 이것이 우리는 옷으로 입음으로써 대표한다. 가끔 전신을 누드로 사는 자연 친화형 족속?도 있긴 하다마는, 이는 극히 드문 사례이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을 입고 산다. 하다못해 원시인들조차 풀떼기라도 걸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이처럼 옷은 인간의 부끄러움을 알고 이를 가리는 목적과 더불어 생체적으로는 체온의 유지와, 사회적으로는 신분 지위를, 예술적으로는 패션으로 상징한다. 그래서 사람은 옷을 입는다. 사람에게는 생체적으로는 털이 없다. 어떤 이유에서 이건 간에 사람에게서 털이 사라졌음을 무엇을 말하는가. 털도 옷처럼 입는 것은 아니고 몸에서 털이 나와 자라는 것일 테니까 털을 입는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이 부끄러움을 알면서 반비례적으로 털이 퇴화되거나 사라졌다. 즉 부끄러움을 알아 갈수록 털은 점점 사라지고 대신에 옷을 지어 입었다. 인간의 몸 중에서 피부의 반은 옷이 차지한다. 그래서 인간의 옷은 인류의 문명과 함께 그 궤적을 같이했다. 털에서 풀떼기 옷으로, 다시 어설프게나마 직조된 날줄과 씨줄로 엮은 가마니 같은 옷감을 걸치면서부터 문명은 시작되었다. 옷에서 신분의 상징을 불어 넣고 옷에 휘장을 넣고 옷에 각종 장신구를 달면서부터 인간은 옷도 피부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옷은 곧 의류 문명이며 인간이 벌거벗고 살지 않은 이상 의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벌거벗고 성기를 다 들어 내놓고 살지 않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짐승 중에 성기를 가리는 짐승은 없다. 하기야 인간이 성기가 제일 발달된 것이라는 것쯤은 굳이 논할 필요도 없으니 가리는 것도 얼추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겠지만 이에 반해 동물들은 성기를 발달 시키지도 않았다. 그러니 그저 자연스럽게 들어 내놓고 다녀도 표시도 확연하게 드러나지도 않고 게다가 털이 부분적으로 나마 자연스럽게 가려 준다. 그런데 인간은 다르다. 요즘 세상에 성기를 들어 내놓고 도심을 활보했다가는 당장에 경범죄 처벌법으로 잡혀간다. 혹은 사이코 페스 같은 반사회적인 인간이 긴 외투를 걸치고 성기를 보이는 바바리맨 같은 행동도 역시 마찬가지로 처벌받는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도 역시 처벌의 대상이 된다. 흔히 양심수에 비견되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인간이 사람답게 한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옷을 입어야 한다. 더워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옷을 입고, 추워서는 더 껴입게 될 수밖에 없다. 오래전 조상들은 쌍놈들은 훌훌 벗어 재껴도 양반이라면 정좌를 하고 의관을 갖추어야 했다. 양반은 특히 더더욱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는 신분을 나타낸다. 군자는 천하게 입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더 깊이 새기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옷은 몸을 보호에서 출발하여 더워서 더위를 피하는 용도로, 혹은 추위로부터 체온을 유지하는 것 까지 기후와 문화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왔다. 전쟁에서 옷은 갑옷으로 성직자는 종교적 신분과 믿음의 상징으로까지 실로 옷이란 기능성에서 의미론까지 다양한 상징물이었다. 옷에서 신분과 직업을 나타내고 옷에서 생존의 최소한의 기능을 추구하였다는 점이다. 이렇게 옷에서 인간의 거의 모든 것과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혹은 단 한 번이라도 옷과 접촉하고 있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옷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옷처럼 생존과 밀접한 것도 없을 것이고 따라서 의 식 주로 대표되는, 이 의복이 왜 제일 첫 번째로 나오는지 알 수 있다. 밥을 못 먹는다고 해서 부끄러운 것도 아니지만 옷을 못 입으면 부끄러움을 아는 것과 같이 의식주에서 의가 첫 번째가 되는 이유가 납득이 되는 부분이다. ​

이처럼 인간이 옷이란 제2의 피부를 통해서 양심과 문화와 신분을 표현했음은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었다. 따라서 이 책은 오늘날 의상에 대해 의류에 대해 옷에 대해 전반적인 개념론이자 개론서이다. 사실 필자가 굳이 이 책을 사고 싶어서 산 것은 아니었다. 아내의 직업 특성상 의류매장의 판매 매니저이고 밥벌이가 옷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의류매장의 매니저 정도라면 이론서 하나쯤을 섭렵해야 한다는 지론도 작용했었다. 의류매장에서 근 25년 이상을 옷을 다루는 일을 했으니, 특히 옷이란 의미에서부터 옷감의 제작, 옷의 패션화와 더불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옷의 유통은 전반적으로 다루는 책이라서 이론적인 바탕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직업상 유리할 것이란 선택적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게 때문에 이 책은 의상학과나 의류학 또는 패션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대학 수업을 받기 위한 개론서로의 교재로도 충분하고 의류업이라는 전체 머천다이저 업종에 종사하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일독해도 무리가 없는 책이다. 의상의 재료의 제작과 수급에서 디자인 유통과 판매, 그리고 옷의 종류와 용도에 따른 분류 등등 전반적으로 다루는 부분이다.

더욱이 아내의 직업 특성상 옷을 다루고 패션으로 최선 트레이드에 맞춰 나가는 초석의 이론적 배경과 지식은 필수적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보면 판매사원이나 옷을 유통하고 사업의 하나로 생각하는 많은 종사자들이 알아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은 이론서를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옷의 시작과 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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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척 바쁘다 보니 오랜만에 간략한 리뷰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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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16 16: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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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7: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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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08: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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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0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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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08: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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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7-10-16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푹 좀 쉬셨어요?
블로그도 어떨 땐 숙제같이 마음에 걸리는데
만사 제쳐놓고 자신을 풀어놓을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뛰어봤자 벼룩, 부처님 손바닥을 못 벗어나는 손오공처럼
산다는 게 고민해봤자 저항해봤자 결국 부질없는 짓이다 싶을 때도 많아요.

유레카님 글을 다시 만나니 반갑네요.
아내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고르셨나 보네요.

yureka01 2017-10-16 19:59   좋아요 1 | URL
쉬기는 커녕 아주 폭탄을 맞아서 사지가 갈기 갈기 찢기는 듯한 푹풍속에서 살았다는 느낌은
아마 과장일듯하지만 ..
무슨 삽질같은 짓꺼리로 혼을 뺐다고나 해야 할까요,,
그노무 의리때문에 말입니다..

이제 한시름 놓고 ..글빨 써댈려니 후달리는 것은 여전합니다.ㅎㅎㅎ

네 와이프에게 책 선물했죠..직업상..알면 좋을듯해서요,

2017-10-16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16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10-16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힘든 시간 보내셨나봐요
그래도 그놈의 ‘의리‘를 지키신것 같아서 좋아보입니다..

어여 일상의 평안으로 들어오시기를..

yureka01 2017-10-16 22:54   좋아요 2 | URL
뭐 어쨋든 시간은 지나가니까요..
네 그노무 의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