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계.
선계가 운무 속에서
보이질 않는다.
승계.
운문사 사리암에 퍼지는 염송 자락,
승계가 분명하다.
속계.
나는 산 아래에서
카메라로 선계와 승계를
바라보는 속물계의 속인.
분노에 차고 지쳐버렸던 저속한 속계에서
불가의 승계를 바라보고
선계의 놓음, 이 가르침을 여쭙게 된다.
오늘, 가물었던 그 동안의 여름을 뒤로하고
종일 내내 비가 내렸다.
문득 비에 푹 젖은 산 내음이
서늘하다는 걸 느꼈다.
비를 흠뻑 맞아도
여기에 오면 이렇게 편안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