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부터 약간은 절망이 묻어난다. 책방 문을 닫았다는 것은 책방이 원하는 목표만큼 이루어지지 못해서 닫았음을 의미한다. 문을 닫음으로써 생기기 전으로 되돌린다는 뜻이고, 책방을 열 때의 희망을 닫으므로써 책방에서 절망했다는 거다. 시작할 때의 뜻한 바가 이루어지게 되면 닫을리 없었을 것이다.

 

오로지 책만 팔아야 하는 작가의 순수함에 일정 부분 동의를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좋아하는 책만을 팔아서 인건비를 마련하고 생계까지 이어나가는 그런 멋진? 꿈을 한 번씩 상상하지 않을까? 그러나 오늘날, 책 판매만으로 책방이라는 공간이 유지될 수 있을지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보고 싶었지만 이 책에서는 닫았음의 심정적인 대차대조표는 있는데 데이터는 숨어 있어서 드러나질 않는다.

 

하기야 요즘처럼 책에 대하서 엄혹한 시대에 책방이 왠 말일까. 혹여 책방을 근근이라도 유지될 수 있고 외부의 차입이나 자금적 줄어 든 유지비용의 수혈 없이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그러니까 책방 주인의 인건비는 없다치고 최소한 유지될 수 있는 구조는 과연 얼마라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계산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책방도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사업이란 낭만하고는 멀고도 먼 매정한 쏭바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의도는 책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도 아닌, 그저 유지만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어 나갈 수만 있는, 그런 최소한의 의미조차 사업이라는 구조에서는 낭만적 의도가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 유지비용은 단순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영업 시대라고 불러도 되는 시대이다. 도시에서 고개 돌려 보면 온통 자영업이 도심를 이룬다. 그만큼 자영업이 많다. 지금 자영업의 5년간 생존률을 보면 그야말로 형편없다. 자영업의 대출 비중도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고 연체율이 다른 직군보다 높다. 책방이라는 업종도 자영업에서도 유지하는 것이 극히 어려운 생존율일 텐데 과연 얼마나 될까? 최근에 독립 문화공간으로 작은 책방이 하나 둘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책방이라는 고유한 목적인 책만 팔아서 운영으로 유지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이런 통계와 실질적인 데이터는 없을까? 그렇다면 공공에서 그런 실질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라고 문제를 도출해는 기초 자료일 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책이 무슨 마약처럼, 혹은 담배 중독처럼, 알콜 중독같이 읽지 않으면 도저히 몸이 부대껴서 어쩔 수 없는 것도 아닐 텐데 수요는 늘 한정적이고 공급은 넘치는 시대에 책방이란 공간이 오늘날에 우리들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온라인의 대형 서점을 보라. 주문 결제와 배송이 용이한데 굳이 애써가며 책방을 찾고 에누리 한푼 없이 아니 더 보태서 책값을 지불해야 할 소비자의 선택은 무엇일까라는 거다. 게다가 자영업이란 휴식시간조차 없이 하루의 대부분을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휴식시간은 고사하고 밥먹는 시간조차 할애가 불규칙한, 그러니까 전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종사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심지어 아파서 병원에 누워야 문을 닫는 다는 것이 절박한 현실이다. 문을 열어야 매출의 확률이다. 손님이 방문하는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 책방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알라딘 유저분이셨던 ya***님도 한때 책방을 오픈하다가 문을 닫았다며 서재 블로그에서 소식을 봤던 적이 있었다. 열 때의 계산법과 닫을 때의 계산법이라는 오차가 클 수록 닫을 확률은 높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동네 주민들이 책을 무척 좋아하는 분들이 아주 많아서 한 달에 한 권씩만 그 책방에서 책을 주문하고 사갈 수 있다면 비록 소액의 적정 이윤을 남길 수 있다면, 다수가 이용함에 따른 유지 비용 정도라도 떨어진다면 책방의 문을 닫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책방의 문을 닫았다는 뉴스에 이어 다른 소식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책방을 닫은 것과 동시에 서재 블로그조차 닫혀 버렸으니 무척 아쉬웠다.

 

얼마 전인가 전에 시인 보호구역이라는 한 시인의 문화공간 오픈할 때 찾아뵀던 적이 있었다. 김광석 거리에서 쫓겨나서 대구 칠성동으로 옮겼고 다시 고성동으로 2번이나 이사를 하는 등 곡절과 부침이 있었던 걸로 안다. 안봐도 안다. 얼마나 고군하고 분투하였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의 시인 보호구역에는 전시관, 대관도 하고 포럼도 할 수 있는 강의실도 있고 커피나 차를 파는 카페도 하고 물론 시집을 주로 많이 팔 수 있게 시집을 구비했다. 심지어 저녁에는 맥주도 마실 수 있게 술집도 한다. 오며 가며 문인들이나 예술가들이 들러서 한 잔 걸칠 수 있는 그런 복합적인 공간이다. 그런데 책만 팔고 시만 지어도 좋은, 그리고 책방을 하고 싶은 일일 텐데 시인이 갤러리 관장까지 하려니 이게 참 안쓰럽다. 시인이 시를 지어도 바쁜 거 아닐까 하다가도 생각해보면, 임대료도 내야 하고 전기, 수도료도 내야 하고 그런 공간을 임차하고 만드는데 들었을 대출 원금도 갚아야 하고 달달이 돌아오는 이자도 내야 하는 것이 뻔한 거 아닐까 한다. 무슨 부자도 아닐 텐데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다 돈이다. 시인이라고 시만 생각하고 살면 오죽 좋아하겠으나, 현실이란 자본의 틈바구니에서 버텨 내기 위한 고육지책이 없을 수가 없다. 명색이 시인이고 등단한 작가이고 타이틀이 글쟁이가 본업인데 생계란 부업이 본업을 망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표 시인의 영업 방식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까 말이다. 특히 가족이 있고 가족의 생계를 이어야 할 가장이라는 것은 본업이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앞선다. 시인하겠다고 가족의 삶을 돌보지 않아도 되는 자유는 시인에게는 없으니까.

 

나는 내가 사진 좋아한다고 타인에게 사진을 강요한 것은 없다. 물론 누군가가 나도 사진을 찍고 싶으니 도와줄 수 있냐라고 한다면 적극 조력할 의지와 용의가 있다. 그러나 누군가 사진을 찍고 싶도록 만들 수 있는 주력은 없다. 조력은 할 수 있으되 주력은 안된다는 것. 도울 수는 있어도 강요가 안된다는 것. 결국은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갈증이 생겨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이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의 갈증은 불행히도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목이 마르지 않는 사람에게 물을 권할 수이 있어도 문장을 마시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분명한 것은 책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책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엄밀하게 생각해보면 책이란 의와 식과 주에서 빠져 있다. 의식주, 책이 아니라는 것은 무얼 의미할까. 책을 읽지 않아도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역시 책은 살아가는 것의 조력일 뿐이다. 학교 다니는 학생의 주력은 공부이지 조력의 책이 아니듯이 우리의 일상에서 책이란 그저 책을 좋아하고 읽는 사람의 의도였던 거다. 책도 경제적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서 거의 대부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의 지식 정보사회에서 책을 적게 읽지만 정보와 지식과 교양을 받아들이는 량은 오래전 책에서만 가능했던 것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읽고 본다. 여기서 디지털 사회에서 책이란 형태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즉 책이란 담는 그릇의 종류가 바뀐 것일 뿐이다. 오히려 읽는 량은 책보다 많다. 책이란 종이라는 물질적인 기반의 형태에서 블로그나 트위터 sns와 수많은 웹사이트의 형태로 변형된 책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아마도 앞으로 이런 책의 형태의 변형은 더 다각화해질 것이 확실하다. 특히 도시관을 위시해서 책방의 공간 또한 집단화보다는 각기 개개인들의 개별화로 바뀌었다. 하다못해 전자책 하나조차 스마트폰에 들어간 도서관의 역할이나 책방의 역할이 될 가능성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그런데 과연 순수하게 책만 팔아서 유지될 수 있는 공간이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물론 사진도 갤러리에서 보는 것과 모니터로 보는 갤러리는 자명한 사실일 테니 내가 아무리 사진을 좋아한다 해서 왜 넌 갈증이 나지 않는가라고 말한들 전혀 소용이 없다. 갈증이 나서 나는 물 대신에 이온음료를 마시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오히려 이온음료는 물보다 갈증해소에 몇 배는 빠르게 흡수되는 것이라서, 책이란 그릇의 형태에 좀 냉정해야 할 이유들이다. 

 

책은 사유의 갈증 능동태이고 존재의 목마름이고 삶의 결핍이다. 내일도 한 시인의 시집 두 권을 구입했고 또 한 권은 바로 오늘 이 리뷰의 책. 저자의 책을 통해서 왜 책방을 문을 닫게 된 것인지 책방이란 개인적 서사를 간접적인 체험을 책을 통해서이다. 그러나 난 두 권의 시집과 한 권의 단행본을 온라인에서 주문했다. 물론 내 집 방 한 개를 털어 만든 골방(내방 이름이 골방이라 이름 붙였다. 내가 집에서 거주하는 대부분의 공간이 이 작은 골방에서 하니까. 책 또한 골골 거리며 읽을 예정임.) 물론 가까운 곳에 책방이 있었더라면 그곳에서 구입했을지도 모르겠으나 물론 나만을 위해 어느 책 독지가가 사진 책방을 열어 주신다면야 대환영이지만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고 이 바늘에 찔려도 좋을 것만 같다만, 그럴 일은 없다고 단정해도 된다. 우리는 종종 내가 좋아하면 너도 좋아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사람에게 한다. 그래서 그런 나의 자의적인 기대를 희망으로 돌변하게 만들고 내가 하니 너도 좋을 거란 희망으로 사업을 벌이려 하지만 현실적 호응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 역시 우물 대신에 파이프로 연결된 수도꼭지를 틀어대는 온라인의 서점을 찾는 이유이다. 정말로 일부 책 애호가 몇몇을 제외한 나같은 대부분의 일반 독서인의 책은 수도꼭지에 입을 대는 까닭이 아닐까.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이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충고를 여러 번 들었다. 여행이 좋다고 여행작가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내가 사진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진관을 할 자신은 솔직히도 없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부응하는 직업이란 때로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내 주관을 무시당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해본 사람들은 너무나도 잘 안다. 좋아하는 것은 좋은 대로 두는 것.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 클라이언트에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잘하는 사진을 하고 싶은 이유이다. 그래서 돈벌이용 사진관이나 돈벌이용 사진 갤러리 따위는 절대 하려 들지 않는 이유이다. 다만 돈이야 다른 직업으로 벌어서 개인 갤러리나 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염증이 나도록 하고 싶지도 않아서이다.

 

끝으로, 책의 간략한 소회를 언급하고자 한다. 마침 이 책방의 이름도 "일단 멈춤"이라고 했다. 작가의 책에 대한 삶은 책방이 멈추었을지언정, 책이라는 것, 이 자체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런 책방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방의 분투기가 책 한 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방이 어울리는 것보다는 책을 만드는 작가가 더 어울릴 법했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해봤으니 책도 나오는 거 아닐까. 경험용 책방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경험이 되었기에 책이라도 나왔다는 것에서 멈춰도 멈춘 게 아닌 책방이 책에서 아직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했다. 작가의 글쓰기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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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8-07-03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는 순간 동생이 생각났습니다.
연년생 여동생이 오늘 17년동안 운영하던 편의점을 넘깁니다.
대단지 아파트의 코너 상가라 제법 쏠쏠하게 재미보던 가게였는데
인근에 대형 체인점들이 들어오면서 입지가 좁아져서... 마침내 두손 들었어요
자영업의 수난시대. 더군다나 돈 안되는 책방이야 말해서 뭐하겠습니까 ㅠ.ㅠ

yureka01 2018-07-03 11:38   좋아요 0 | URL
책방은 돈벌이하고는 멀거든요..책만 팔아서는 유지가 상당히 어렵죠.
지출비용대비 수익성이 상당히 불량일 가능성이라서요..

책방은 어느 정도 유지 할려면 책 뿐만아니라 책과 관련된 인문학적인 활동등이병행되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거든요.

네 제가 사는 동네도 편의점이 난립된 상태에서
또 대형슈퍼가 입지해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자영업도 대규모자본을 투입해야하는 그야말로 돈 싸움에 놓였습니다.
대형화 고급화 그리고 제품 저렴화가 트랜드가 된 셈입니다.
결국 살아 남을려면 돈싸움할 자금력이 관건이되었어요..에휴..

cyrus 2018-07-03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동네 책방에 있으면 안 되겠는데요.. ㅎㅎㅎ 책방 주인 입장에선 이 책의 제목 때문에 입고하기가 그렇겠어요.. ^^;;

yureka01 2018-07-03 12:0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ㅎㅎㅎㅎㅎ 작은 책방에 이책이 떡 버티면..책방 주인분이 맥 풀리는 거 같아서요.

겨울호랑이 2018-07-03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동네마다 있던 동네 빵집, 레코드 가게, 서점 등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네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라는 전문가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현실이지만, 이 속에서 답을 찾이야겠지요...

yureka01 2018-07-03 12:09   좋아요 3 | URL
생계와 관계없이 자기 건물에서 자신만의 책방..하는게 시대적 상황은 아닐까 솔찍한 심정입니다..
주위에서 돕지 않으면 책방의 영업이라는게 너무 어렵죠..

그런점에서 알라딘 분들은 각자가 자기 책방이 하나씩 다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다른 말로 개인 서재 같은 방...

2018-07-03 1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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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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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15: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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