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수현의 엄마수업 - 아이와 함께 자라는 보통맘 설수현의 감성대화
설수현 지음 / 애플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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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들의 수많은 고민 중 첫 번째가 '엄마 역할을 잘 하고 있나?' '난 좋은 엄마인가?'이다. 그 고민의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기록하는 엄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아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엄마인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엄마인지,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또한 아이의 작은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볼 것을 권한다. 아이가 얼마나 고맙고 신기하고 아름다운지 알게 될 것이다.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들을수록 내 아이의 마음과 잘 통하게 된다.

 

 빨리 말하는 버릇과 발표를 주저하는 태도는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다. 바로 자신감이다. 아이들은 자신 없을 때 빨리 말해버린다. 자신감 있는 아이들은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데, 자신감이 없고 자기 말에 확신이 없을 때, 또 이 말을 꺼내면 창피할 수 있겠다 싶을 때 말의 속도가 빨라진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꾸 잊게 되는 것이 있다. 아이들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와는 다른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 그걸 엄마의 시선으로만 판단해서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뭉치고 흩어지고 또다시 뭉치며 자란다. 그렇게 사회를 배우고 친구를 사귄다. 우리가 뭐 언제 친구 사귀는 법을 따로 배워서 사귀었던가? 물흐르듯, 바람 불 듯 자연스럽게 만나고 헤어진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자랄 것이다.

 

 행복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나 싸울 때나 혼을 낼 때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나 관계가 달라진다. 아이들이 변명을 하며 말을 질질 끌 때 깔끔하고 단호하게 끊을 필요가 있다.

 

 또한 말이 더 길어지지 않게 딱 끊어버리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어른들이 싸울 때도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는 게 제일 치사하지 않나? 부부싸움을 하든 뭘 하든. 대화의 기술 중 하나가 말을 뱅뱅 돌린다거나 비꼬지 않고 자기가 할 말을 최대한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들을 혼낼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야단칠 때 말이 길어져봐야 아이는 딴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간단명료하게 말하는 게 최고다. 그러니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남자이이든 여자아이든 짧고 명확해야 한다. 그것이 엄마의 에너지 소모는 줄이면서, 교육의 효과는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아이의 마음에도 털아야 할 상처들이 있다. 그것에 닿기 위해서 겉도는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

 

 아이가 너무 말이 없을 때도 아이 성격이라고 단정 짓지 말고 엄마가 노력해서 말문을 트이게 하는 거이 좋겠다. 아이들은 쉽게 말문을 닫아버린다. 속내를 보여줘도 되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하면 좋겠다.

 

 아이들은 민감해서 엄마의 감정을 순간순간 읽는다. 그럴 때 억지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의외로 잘 통한다. 간혹 내 행동이 치우쳤다고 판단될 때는 얼른 균형을 잡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바로 사과한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옛날의 대가족 제도가 육아에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엄마 혼자 아이 보느라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눈이 수십 개가. 그만큼 사랑도 많이 받을 수 있다.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어떻게든 아이를 구슬려 바르게 수정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엄마가 혼자 다 맡아서 해야 한다. 그만큼 잔소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사춘기라는 단어를 어렵게 느끼고 걱정스러워한다. 여자아이는 물론 남자아이를 둔 부모는 더 두려워한다. 엄마가 겪어보지 못한 세계니까. 역으로 남편에게는 여자아이의 사춘기가 낯설 것이다.

 

 아이들은 말보다 생활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 말로는 아껴써라고 가르치며 정작 엄마의 생활이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이 절약을 배우긴 힘들다. 엄마는 늘 박탈감으로 괴로워하면서 아이한테 만족감을 가르칠 수 없다. 삶에 비관적인 태도를 갖고 살면서 아이들에게 삶을 즐기라고 말하기 힘들다. 아니, 말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전달할 수는 없다.

 

 누구의 인생에나 결핍은 있지만, 역시 누구의 인생에나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 그것을 늘 확인하며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도 자신이 가진 것, 누리고 있는 것, 그것에 행복할 줄 아는 습관을 들여주면 좋겠다. 행복은 습관이니까.

 

 어른은 자기의 잣대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제한하려고 한다. 자율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스스로 터득해서 깨닫기에는 아직 무리인 어린 나이에는 어느 정도 틀을 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기가 해야 할 일, 지켜야 할 선, 그것을 알아가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자율과 통제는 적절히 보완하며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게 좋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불안감이 수시로 치민다. 이걸 안 해주면 아이가 제대로 못 자라는 거 아닐까? 뒤처지는 거 아닐까? 불안감은 엄마의 조급증을 부추긴다. 그러나 기다리면 아이 스스로 알아서 제 길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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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설수현

저자 설수현은 1976년,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99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미를 수상한 후 전문 MC로 활동했다. 밝고 똑 부러진 이미지로 방송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녀는 결혼과 함께 잠시 방송을 떠났다. 얼마 후 재주 많은 열혈주부이자 현명한 워킹맘으로 돌아왔다. EBS 《부모》를 진행할 때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시청자의 고민을 족집게처럼 쏙쏙 뽑아 대변했고,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서는 자녀와 함께 출연하여 아이와 통하는 속 깊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의바르면서도 당당하고 똑똑한 세 아이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은 설수현의 육아법에 대해 궁금해 했다. 이 책은 “어떻게 아이들을 그렇게 잘 키웠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호기심 많은 ‘탐구형’ 엄마 설수현은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배우고 세상으로부터 익히며 지금도 부지런히 엄마 수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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