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현혹시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자 하는 회사의 욕망이, 소비자를 왕으로 격상시키는 왜곡 된 위계 관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고객/고객님이라는 단어는 우리 시대가 만들어낸 잘못된 훈이다. 단어 자체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거기에 시대의 욕망이 덧씌워지고 나면 한 시대를 망가뜨리는 데 일조하게 되고 만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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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입사한 개인들은 보다 빠르게 그 조직의 언 어에 동화된다. 그들은 취준생 시절에 가졌던 ‘간절함‘의 크기에 비례 해, 그 운영체제에 최적화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이것은 마치 휴대폰의 업데이트 진행과도 같다. 회사의 언어가 가진 그 알고리즘들 이 개인에게 동기화되기 시작한다.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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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라는 단어가 멸공이나 북진을 대신해 통일이라는 단어 앞을 수식해 간다. 이것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시대에 따른 훈의 변화라고 할 수밖에 없겠다.
p.69

시대에 따른 훈을 찾아보는 일은, 밀려난 욕망과 새로 등장한 욕망을 함께 살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p.74

어쩌면 1990년대의 애국조회는 자신의 훈을 전달하고자 하는, 혹은 자신이 그러한 권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교장들의 각축장이었겠다. 그러한 사적 욕망에 ‘애국‘이라는 명분까지 들어가고 나니 그 동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개인은 없었던 셈이다.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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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혼란스럽겠지만 언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도 그 당사자인 학생들이 새로운 언어로서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 이게 되고, 그것으로 자신의 사유를 세우게 된다. 언어를 시대에 알맞 게 바꾸는 일은 당신이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이기에, 그들의 눈높이에서 고민해야만 한다.
p.48

무엇보다도 각각에 대한 호칭을 성역할을 함의하지 않는 새로운 것으로정립할 필요가 있다. 여학생을 여성이나 어머니가 아닌 사람으로서견인해 내야 한다. 이것은 한 존재의 몸을 본래대로 되돌리는 일이다.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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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몸에 새겨진 그 단어와 멜로디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잊더라도, 결국 삶의 태도를 계정짓는 여러 준거들 중 하나로 작용하게 된다.
p.36

여고의 경우는 어느 학교에나 ‘여자고등학교‘라는 명칭이 함께하지만 남고는 ‘고등학교‘로 불리는 것을 짚어두고 싶다. 우리 사회는백여 년 동안 여기에 별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공부라는 행위와 학교라는 공간이 모두 애초에 남성을 위한 것이었음을 모두가 몸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 이후의 세대들도 그에 익숙해졌기때문이다.
p.45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할 학교에서부터 여성은 따로 구획되고 이것은 한 존재를 외롭고 위축된 몸으로 만들어낸다. 여기에 익숙해지고 나면, 사유의 크기도 그에 따라 줄어들어 버리고 만다.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없게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남학생들이 그 수혜자가 된다는 의미도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를 둘러싼 언어들은 마치 크레인처럼 그들을잡아 들고 특정한 구역에 내려놓는다. 자존감의 과잉도 결여도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양측 모두가 언어의 피해자가 되는 셈이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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