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진행도 종료도 모두 마음의 일이었는데 그 마음을 흐르게 한 동력은 자가발전이 아니었다는 것, 황망한 가운데에서도 오직 그것만은 분명했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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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는 그 노래를 씨디플레이어로 들으면서 전철을 타고 부평에있는 납골당으로 갔다. 거기에 은총이 있는 걸 알면서도 상수는 그동안 차마 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 음을 견딜 수가 없어서였다. 그렇게 또 한명의 죽음을 받아들일 자신이 없어서였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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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 엄마는 경애가 씻는 것, 머리를 감고 이를 닦고 세수를 하는, 누구나 하루에 한번쯤은 귀찮아도 후다닥 해내는 그런 일마저도 너무 무거운,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남들에게는 자신을 방치하는 일이고 자신에게는 최선인 그런.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 엄마도 안할게, 엄마도 그냥 누워 있을란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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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도 빨래도 요리도 하지 않는 일상에서는 오로지 오늘만 있는 것 같았다. 산주가 있었던 어제도 없고 산주가 없는 내일도 없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사이에서 되도록 현실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경애의 마음만 있었다.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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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주와 경애는 그냥 함께 대학을 다닌, 이제 마흔에 가까워진, 어느정도의 포기와 축적으로 ‘삶‘이라고 할 만한 것의 얼개를 완성해가는 대학 동창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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