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기억이란 매번 말과 시간을 통과할 때마다 살금살금 움직이고 자리를 바꾸도록 구성되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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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가족들과 관계를 끊는 것보다 온라인 관계를 끊는 게 더 힘들 정도였다. 그건 주어진 게 아니라 내가선택한 거였고, 오로지 내가 쓴 글, 내가 만든 이미지만으로 구성된 우주였으니까.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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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은 생각으로 사온 건 안다. 하지만 나는 내 가난에 익숙하고 그게 싫지 않다. 우리 서로 만나는 동안만은 공평하고 정직해지도록 하자. 나는 네가 글을 쓴다는 것도 좋지만 내 피붙이가 아니라는 게 더 좋다. 피붙이라면 완전히 공평하고 정직해지기는 어렵지, 혹시라도 네가 내 집에 뭘 몰래 두고 가거나 최악의 경우 돈같은 걸 놓고 간다면 내가 얼마나 잔혹한 사람인지 알게 될 거다. 네가 먹을 간식을 사오는 건 괜찮아. 대신 다 먹고 가긴 해야겠지."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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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든 관계든 오래 지속되어오것이 파괴되는 데는 번갯불의 찰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들었고, 이들 부부나 케이블카 커플이나 파괴된 논밭에 서 있던 크고 작은 크레인들처럼 가엾고 기괴한 잔여물에 불과하다고 훈은생각했다. 그리고 그 자신 또한 하나의 크레인처럼 여윈 어깨를 으쓱했다.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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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얘기 하나 해줄까요?"
종우는 죽어가는 사람에게 최후로 남아 있는 감각이 청각이라는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서 이렇게 말했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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