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곤충책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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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곤충책


화려한 풀컬러 곤충사진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최고의 곤충도감으로 책 제목 그대로 아주 쉬운 곤충 설명들도 담겨있다. 책의 구성 중에 특별했던 점은 곤충이 출현하는 시기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별로 구분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산이고 들이고 도시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궁금했던 곤충친구들의 이름을 알게 되어 좋았고 그렇게 766종의 곤충 정보들이 담겨있다. 세부적으로는 딱정벌레목, 나비목, 벌목, 파리목, 노린재목, 메뚜기목, 잠자리목, 다양한 곤충의 순서로 실었고 곤충의 모습을 2,000여 컷의 사진에 담아 전체적인 생김새는 물론 암컷과 수컷, 알과 유충(애벌레), 번데기와 짝짓기, 형태와 생태 특징 등도 알 수 있다. 


또한 책 앞부분에는 곤충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들을 정리했고 용어 해설 코너도 있고 곤충 공부에 필요한 학명도 정리했다. 머리, 눈, 더듬이, 입, 가슴, 날개, 다리, 배의 곤충 몸 구조와 그 역할을 여러 종류의 곤충을 통해 자세히 관찰하고, 곤충의 한살이와 먹이, 서식지, 천적, 환경 등 곤충의 살아가는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이 책의 곤충사진은 실제 곤충연구가인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라는 점이다. 이런 힘들고 고단한 작업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을 이렇게 간편하게 보고 읽을 수 있어도 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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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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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수많은 과학책들을 만나봤지만 뼈 이야기 하나로 책 한권을 다 채우는 색다른 기획의 이 책은 무척 즐거웠다. 그렇다고 뼈에 대한 연구학술서적은 아니었고 일반인들도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는 그야말로 뼈에 대한 이야기책이었고 뼈에 대한 논픽션 다큐멘터리가 연상되기도 했다. 


그저 내 몸속에 부러지면 깁스를 해야 되는 단단한 뼈나 사골 곰탕의 식재료로만 생각했던 뼈라는 단어에서 건축 자재이자 수백만 년 전 지구와 인류를 추리하는 단서이자 생활용품, 농사도구, 사냥도구, 무기, 장식품, 악기, 놀이도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던 끝없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물론 초반부에서는 뼈의 기본적인 과학 지식에 대해서도 읽어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부러진 팔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세하게 묘사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커팅콘이 시기를 기다리는 동안, 파열된 모세혈관에서 즉시 누출된 피가 골절로 인한 간격을 메운다. 그 후 2주 동안 핏덩이 속에서 새로운 모세혈관과 콜라겐 그물이 형성된다. 3~6주가 지나면 1차 작업이 완료된다. 짜잔! 새로 생겨난 뼈가 부러진 뼛조각들을 잠정적으로 연결한다. 이제 커팅콘이 행동을 개시한다. 그들은 가골이 보내는 압전기 신호에 맞춰, 수천 개의 구멍을 뚫고 다시 메워 강력하고 성숙한 뼈를 들어 앉힌다. 커팅콘은 수개월 동안 뼈를 지속적으로 리모델링한다. 최초의 골절 흔적은 점차 감소하며, 커팅콘이 재건을 완료하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뼈가 지닌 역사적, 종교적, 관용적 의미들을 읽어볼 수 있다. 지층 속에 묻힌 뼈는 수백만 년 전의 지구에 대해서 말해주고, 동굴 속에 매장된 뼈는 인간이 언제 처음으로 추상적 사고를 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 말해준다. 선사시대의 사냥꾼들은 뼈를 이용해서 몽둥이, 화살촉, 작살, 낚싯바늘을 만들었고, 사냥한 동물의 가죽을 뼈바늘을 이용해서 옷으로 만들었으며, 동물의 뼈를 이용해 주사위를 만들어 미래를 점쳤다. 


그 외에도 뼈 단추 산업은 패션의 역사를 바꾸어놓았고, 미국 대평원에서 수집된 들소의 뼈는 거대한 비료 산업을 촉발시켰다. 또한 카타콤에서 발굴된 ‘성인’들의 뼈로 교회는 떼돈을 벌었으며 이는 종교개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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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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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건축가 유현준은 개인적으로는 예전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나오는 책마다 챙겨 읽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의 열혈 구독자였고 그래서 이번 신간이 무척 반가웠다. 


솔직히 여태까지 나온 책들을 모두 읽어본 독자로써 건축에 대해 또 할 얘기가 남아있는지 의아하기도 했고 유튜브 내용을 정리한 책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아주 흥미로운 기획의 책이었다.  저자가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친절하게 해설하고 안내하는 내용이었고 평소 궁금했거나 전혀 모르고 있었던 다양한 건축물들을 즐겁게 만나볼 수 있었다. 


르코르뷔지에의 빌라사보아부터 퐁피두센터, 시티그룹 센터, 라 투레트 수도원, 낙수장, 빛의 교회, CCTV 본사 빌딩, 루브르 아부다비까지 유럽, 북미, 아시아 등지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의 평면도, 조감도, 실제사진과 함께 건축학적 의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그야말로 알찬 구성이었다. 


또한 건축한 전공자 뿐만 아니라 나같은 일반 대중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읽다보면 머리속에서 저자 유현준이 직접 얘기해주는 것 같은 음성지원(?)도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태리 베네치아의 퀘리니 스탐팔리아에 대한 내용에서 일종의 ‘공간 통역사’라는 키워드가 인상적이었는데 베네치아의 물 높이는 항상 변화했다. 이런 변화를 공간의 변화를 통해 좀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건축물이 ‘퀘리니 스탐팔리아’다. 국내에도 이런 공간통역사라고 할 수 있는 잠수교가 있다. 잠수교는 미세한 자연의 변화를 공간의 변화로 치환해서 우리가 알아채게 해 주는 장치다. 만약에 ‘잠수교’가 아주 높은 교각으로 만들어졌다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낮은 높이의 교각 디자인이 자연의 변화를 공간적으로 변환시켜 주는 기능을 만들어 냈다. 


그 외에도 저자는 시티그룹 센터가 가장 훌륭한 오피스 건축물로 꼽는다. 건물 하나의 디자인에 사회적 이해, 경제적 혜안, 타협과 중재 능력, 창의적 생각, 구조 기술력, 법규의 기발한 활용, 친환경 사고 등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장점들이 종합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시티그룹 센터는 주변의 건물보다 20층 가까이 높다. 높은 건물을 짓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땅의 크기가 작아서 지을 수 있는 연면적이 작아서일 수도 있고, 대지의 높이 제한 때문일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개발 회사는 주변의 땅을 많이 매수해서 규모가 큰 건물을 짓고 싶어 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오래된 작은 교회였다. 작은 교회들은 보통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교회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성도들이 모두 난감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래서 이 교회는 땅을 팔고 떠나기를 거부했다. 개발 회사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알박기’가 된 것이다. 나쁜 개발 업자였다면 이런 경우 조폭을 동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축가는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공중권air right’이라는 건축법을 찾아냈다. 공중권은 토지와 건물의 상부 공간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로, 나아가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연면적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는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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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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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이미 국내에 여러권의 책이 소개되며 익숙해진 재일교포 작가 오승호의 신간 소설이다. 전형적인 연쇄 폭발 추적 스릴러 영화가 연상되는 도입부였는데 익숙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는 페이지터너 소설이었다. 


도입부는 익숙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색다른 면들이 발견되고 그 속에서 떠오르는 강렬한 메시지도 일품이다. 상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될까봐 생략하지만 정의, 윤리, 상식 등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가 넘쳐났던 이야기였다. 


폭발이 앞으로 두 번 남았다는 말은 과연 믿어도 되는 걸까. 다음은 언제 어디서 폭발할까. 그리고 그다음은. 새삼 실감한다. 시한폭탄이라는 건 정말 골치 아픈 존재다. 한 번 ‘있다’고 생각하면 그 뒤로는 마지막에 ‘없다’고 증명될 때까지 공포에 떨어야 한다. 어디선가 때를 기다리며 지금 이 시간에도 초침이 째깍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떨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스즈키를 상대해야 한다. 그의 말을 요구하고 있다.


얼빠져 보이는 남자가 작은 상해 사건을 일으켜 경찰서에 들어간다. 그 남자, 스즈키 다고사쿠는 조사를 받던 중 뜬금없이 10시에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폭발이 일어날 거라고 예언하지만 경찰은 그것을 술주정뱅이의 허언쯤으로 가볍게 받아넘긴다. 당연히 독자 입장에서는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예언대로 실제 폭발이 일어나고 안색이 달라진 형사들 앞에서 스즈키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예언한다.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제한 시간을 앞두고 벌어지는 폭탄 살인마와 경찰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전개되고 미묘한 신경전은 아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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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의지나 열정은 필요 없다 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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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때리는 인생조언들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한동안 자기계발서라고 하면 대충 뒤적거리다 말았는데 오랜만에 몰입해서 끝까지 읽게 된 책이다. 특히 이 책의 저자는 흔한 자기계발서들이 내세우는 의지나 열정이 아닌 단순한 반복이 인생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행동은 습관이다부터 좋은 잠 없이 미래는 없다, 새로움이란 이미 있는 것들의 곱 연산, 소유욕을 누른다 감성을 높인다, 자원은 몽땅 투입하는 것이 되레 합리적이다, 다가오는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시간을 줄인다, 돈에 관한 불안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좋은 식습관은 호불호를 두는 것이다, 컨디션의 열쇠는 연애에 있다, 마지막 한끝의 성과는 웨이트트레이닝에 달렸다 같은 명쾌하면서도 남다른 조언들이 계속 이어지며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을 읽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당장의 불안을 이기려 어설프게 행동하거나, 막연하게 의지와 열정을 불태우는 방식으로는 그 무엇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는 대목에서 나의 평소 마인드와 행동들을 되돌아보게 했다. 이와 관련해서 저자는 위기의 순간에도 판단과 행동의 방식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위기의 시대이기에 더더욱 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 위기의 순간일수록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기 위해서는 명확한 방향을 향해 단단하게 내딛는 한 걸음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외에도 스트레스 관리와 관련해서 삶을 좀먹는 관성에서 벗어나는 습관들을 제시한다. 그저 관습적인 의미만 남은 예의에 목메느라 에너지를 소비하고, 순간의 어색함을 모면하기 위해 사소한 거짓말을 하며 자기 마음을 좀먹고 있지 않은가. 언뜻 보기에 별것 아닌 이 자그마한 스트레스들이 모여 인생을 좀먹고 균열을 만든다. 잘 보이지도 않는 먼지가 쌓여 먼지 덩이가 되는 것이다. 마음 구석의 먼지를 닦아내자. 자그마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간단한 습관이 필요하다.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를 피하는 수단은 한 가지다. 성가신 인간관계를 버리는 것이다. 하나도 남김없이 깡그리 버려버린다.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이런저런 것이 얽히고설켜 있으니까 힘든 거다? 그렇다면 그 얽히고설킨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단순히 버림받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아닐까. 혹여나 불이익을 받을까 봐 멋대로 상상력에 불을 지피며 지레 겁먹고 있을 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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