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난 정확하게 미끼를 드리울 수 있지,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단지 내게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물론 운이 따른다면 더 좋겠지. 하지만 나로서는 그보 다는 오히려 빈틈없이 해내고 싶어. 그래야 운이 찾아올 때 그 걸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게 되거든.

"할아버지는 제게 자명종 같아요." 소년이 말했다.
"내 나이가 자명종인 거지. 한데 늙은이는 왜 그렇게 일찍잠에서 깨는 걸까? 하루를 좀 더 길게 보내고 싶어서일까?"
노인이 대꾸했다.

갖고 왔어야 할 것이 많군, 하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 늙은이야, 넌 그것들을 가지고 오지 않았잖아. 지금은 갖고 오지않은 물건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지금 갖고 있는 물건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란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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