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동백꽃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 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는 차마 발을 내딛지 못하겠다

전 존재로 내지르는

피묻은 외마디의 시 앞에서

나는 점자를 더듬듯이

절망처럼

난해한 생의 음표를 더듬고 있다

*2월은 동백꽃과 관련된 시를 모아본다. 문정희 시인의 시 '동백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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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 - 추억이 오늘의 나를 지켜줍니다
김용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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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억의 공유

 

익숙한 모습의 집그 뒤로 아주 풍선한 한그루 나무가 있다어린 시절은 떠올리게 하는 아주 다정한 모습이라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하나 둘 비슷한 느낌을 전해주는 그림들을 챙겨보며 속으로만 좋아했다어느 날 전시회 소식을 접했으나 너무 먼 길이라 아쉽기만 했지만 딱히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화가가 발간한 책이 있음을 알게 되고 다른 책과 함께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장바구니에 들었던 책들이 내게로 왔다주문한 기억이 없어 어찌된 영문인지 알지 못하다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의문이 해소되었다그렇게 해서 spo게 e\온 책이 바로 김용일 화가의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

 

손길 닿는 곳에 두고 보내준 이의 마음까지 얹어 아껴가며 읽었다어느 날은 그림을 주목하고 다른 날엔 담긴 글에 주목했다그림과 글 사이를 거듭해서 반복하는 동안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제야 흔적을 남길 여유를 찾았다.

 

추억이 오늘의 나를 지켜줍니다.”라는 부제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하는 내용으로 꾸며진 자신이 그린 그림들에 글을 덧붙여 아름다운 한 권의 에세이” 만들어진 것이다어린 시절고향추억 등이 주제다익숙한 모습의 집들과 화가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마을의 이야기가 마치 내가 살았던 옛날의 시간으로 이끌어 주는 듯 따스함이 함께 한다.

 

수 십 채의 집과 그 집들을 포근하게 감싸는 듯 아주 크게 그려진 나무가 보는 이를 압도하는 수월리 2019’, ‘상동이내집 2019’, ‘몽석리의가을 2019’, ‘동례마을 2019’, ‘창우네집 2019’ 등을 주목하였다그림 앞에 잡힌 눈길이 빠져나오려면 온갖 몸부림을 쳐야 가능할 정도로 큰 울림이 있다.

 

그림 100여 점그 하나하나가 내 기억 속 풍경처럼 살갑게 다가온다그림 제목 역시 정겨운 이름들이 붙었다화가가 살았던 동네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그림 제목 역시 저절로 따스한 미소가 떠오르게 한다.

 

기억은 힘은 쎄다기억을 한순간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사람을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기억이 함유한 감성으로 지금 오늘을 보다 풍부하게 살아갈 힘을 얻기 때문이다이 책은 화가의 기억이 불러 온 작품들이지만 기억이 가지는 긍정의 힘을 마음 것 발휘되게 만들어 주는 행운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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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가움이 좋다.

코끝이 찡 하도록 파고드는 냉기가 싫지 않다. 겨울답지 않았던 낯선 모습에서 오는 당혹감이 비로소 물러간다는 반가움이기도 하다. 시린 손끝에 온기가 돌면서 냉기와는 다른 볕의 넉넉함으로 건너가는 시간이다.

봄기운을 불러오기 위한 겨울의 배려가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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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매臘梅(소심)
엄동설한 매화 피는 시기에 같이 핀다. 매화를 닮아 매화의 매자를 달았다. 매화를 닮았다고 본 것은 겉모습이 아닌 그 속성을 본 것이다.

12월을 섣달, 납월(臘月)이라 하는데 그 추운 섣달에 피는 매화라 하여 '납매'라 부르는 꽃이다.

'납매'는 중국이 원산이어서 당매라고도 하고 꽃색깔이 노랑이어서 황매라 부르던 것을 송나라 때부터 '납매'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꽃은 1∼2월 잎이 나오기 전에 옆을 향하여 피는데 좋은 향기가 난다. 종모양 노오란 꽃망울을 열어 붉은 꽃잎을 드러낸다. 일반 매화보다 먼저 핀다. 보통 1월 중하순에 피어 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한다.

삭막하고 추운 겨울 닫힌 마음에 봄 향기를 전해주는 것으로부터 '자애'라는 꽃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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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거리고 올라왔을텐데

3년째 자발적 출입금지를 선언한 터라

그곳을 향해 마음만 보낸다.

더 남쪽엔 노루귀 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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