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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게 뭐지?

찜 목록에 있던 책이 내게로 왔다. 아직 주문하지도 않은 것인데 어찌된 일일까. 송장을 살펴도 주문한 사람을 찾을 수 없으니 난감할 뿐이다.

누가 내 속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까?

저자가 책 보낸다고 하는 쪽지나 메시지 혹은 메일을 받은 경우는 여러번 있었으나 보낸 사람을 알 수 없는 경우는 처음이다.

기억 속 여러가지를 조합하면 짐작이 가는 사람이 있긴하다. 책을 고르고 보냈을 그 고마운 마음 곱게 받아 잘 읽는 것으로 마음을 전할 수밖에ᆢ.

*인생의 역사

-신형철, 난다

저자는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으로 만나 빼놓지 않고 찾아보는 문학평론가다. 그는 "'‘인생'은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말이라고도 하고, '시'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이라고도 한다."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시를 통한 저자의 성찰을 만날 수 있다.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

-김용일, 메이트북스

인스타에서 우연히 화가의 그림을 보고서 이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마음엔 무엇이 깃들어 있을까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다양한 경로로 찾아보는 중이다. 서울에서 전시회가 있으나 가지 못한 아쉬움에 그의 그림으로 만든 달력이라도 구해볼까 싶기도 하고. 이 책을 발견하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다시 그림이 된다.

책을 받아들고 이리저리 살피는 도중 불쑥불쑥 올라오는 민망함이 크다. 이렇게 속내를 들키기도 하는구나 싶어 조심스럽지만 이 또한 큰 기쁨이기에 책장을 넘기는 동안 내내 함께할 것이다. 이 책으로 내 연말연시는 훈훈하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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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를 만나는 날은 등심붓꽃이 피어있었다.

평사리 어느집 마당에 청사초롱이 걸리고 원근에서 온 이들로 북적이던 날 그 무리들 속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고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무리들 사이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던 주인장의 소개로 한 부부를 만났다. 시골 일소의 순박한 눈을 빼닮은 남편과 세상 모든 일을 설레임 가득한 미소로 대할것 같은 부인이 부부에 대한 첫 인상으로 기억한다.

식이 끝나고 집에 들러 차한잔 하고가라는 인사를 받았던 기억이 있고 그날 그집에서 차담을 나누었는지는 모른다. 평사리를 들고날 때면 인사차 안부를 물었고 어느날인가는 그 마당에 들었고 그후론 평사리 보다는 그들이 사는 토담농가가 목적지가 되어 그렇게 시간이 쌓여갔다. 간혹 달을 핑개로 안부를 주고 받았으며 그집에서 만드는 강정과 쑥차를 맛보며 마음의 거리가 좁혀졌을 것이라 짐작한다.

노고단 숲길을 내려오는데 내가 사는 집에 들렀다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귀가한 날이 처음 내집에 온 날로 기억하고 있다. 광주로 음악회에 가던 길이라고 했다. 잠깐의 만남을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려준 정성이 고마웠던 날이고 여러가지 핑개거리를 찾아 만남을 이어가는 개기가 된 날로 기억한다.

간혹 식사를 때론 공연관람을 이유로 서로가 청하여 만남이 이어졌다. 어느해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이른 봄날 섬진강 소학정 매화 소식을 궁금해하자 몸소 안내해주었고 그길에 자신이 애지중지 가꾸는 매실농장까지 이어졌다. 여전히 섬진강을 넘나들며 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부부가 불쑥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맛난 저녁을 대접받고 차를 마시며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 내게 가면 길을 찾을지도 모른다며 함께 아는 이가 보냈단다. 그간 사정을 귀담아 들었고 뭔가 도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겁도 없이 메일주소를 건네고 말았다.

원고를 받고 거듭 읽고 읽었다. 글자 하나를 놓치면 안될 것 같은 일상이 녹아든 귀한 글들을 보면서 이건 되겠다 싶어 일면식도 없는 출판사로 원고 투고를 했다. 이런 무모함이 또 있을까 싶지만 몇권 읽어온 그 출판사의 느낌과 이 원고가 만나면 일이 벌어지겠다는 뭔지모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서로 인연이 되어 책이 발간되었다. 공상균 작가의 "바람이 수를 놓는 마당에 시를 걸었다"(2020, 나비클럽)가 그 책이다.

그후로도 두분에게 알게 모르게 과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종종 책 발간 이후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하면 두번째 책을 출판사와 계약했고 부인도 요리에 관한 책 출간으로 계약서 도장을 찍었다는 반가운 이야기를 들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그 결과가 양영하 작가의 "지리산학교 요리 수업"(2022, 나비클럽)으로 나왔다. 지리산 자락 유명인사가 이제 부부 작가로 더 빛나게 되었다.

남들에게 딱히 내놓을 것은 없지만 세상 부러운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도 이 부부 '공상균ㆍ양영하' 두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남편인 공상균 작가의 부인을 바라보는 눈엔 언제나 꿀이 떨어진다. 그것도 흘러 넘치는 수준이다. 천하에 이리 수줍음을 타는 이가 있을까 싶지만 강단 있는 부인의 애교가 그 비밀인듯 보이지만 절묘하게 서로의 틈을 매워주는 마음이 그 중심에 있어 보인다. 이런 분들을 만난 것은 내게 큰 복이다.

이제 부부 작가를 만나는 날엔 가방에 꿀단지를 넣어가야겠다. 나란히 어깨를 기댄 등심붓꽃 같은 두분 사이에 흘러넘칠 꿀을 담아와 두고두고 부러워할 것이다.

출간기념회도 못갔는데 싸인은 언제 받나~

#지리산학교요리수업
#양영하 #나비클럽 #토담농가 #공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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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박균호, 갈매나무

한동안(2009년~2019년), 책을 줄기차게 구입하고 읽고 리뷰를 썼다. 리뷰만 쌓인 것이 1500권이 넘었다. 그렇게 늘 함께하던 책을 어느 순간 놓았다. 지금 머릿속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는듯 싶다. 그 많은 책 다 어디로 갔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한가지는 책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컷을 것이다. 일상에서 책과 함께하던 시간을 다른 것이 채우긴 했지만 머릿속은 아직 책이 있다. 아직도 머리맡에는 여려권의 책이 있다는 것이 그를 증명하는 것이라 믿는다.

박균호, 저자와의 인연은 '오래된 새책'이었을 것이다. 한창 리뷰를 쓰던 시절에 저자가 발간한 첫 책에 대한 리뷰를 썼고 그 글을 보고 연락을 해온 것이다. 그후로는 자기 분야를 확고히 세운 저자를 독자로 멀리서 보고 있다.

이 책으로 인해 책을 손에서 놓은 지금 다시 책으로 돌아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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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 : 이야기 서화집
- 김주대 글 그림, 한길사

예약주문 해서 받은 책을 아껴가며 읽는다. 쉽게 넘어가는 책장이라고 마음을 놓았다가는 된통 당하기 일쑤라 곱씹으며 읽고 있다.

"사람에 이르기 위해 풍경을 보고 들었다."

이 문장에서 멈추었다. 글과 그림 속에 담겨 있는 가슴 따뜻해지는 정의 출발점이 여기로 보인다. 누구든 몸과 마음이 일상의 버거움으로 인해 먼길 돌아다니더라도 결국 다시 여기 사람에 이르러 안식을 얻을 것이다.

"간절한 기다림과 아름다운 슬픔을 쓰고 그렸다"고 한다. 페북에서 만나는 그의 진실성을 믿는다.

책은 사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책은 읽기까지 해야 비로소 독자의 의무가 완성된다. 夏至의 더위를 식히기에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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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6-22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에 이르기위해 풍경을 보고 들었다.
캘리그라피를 떠올리는 문장입니다.

무진無盡 2022-06-28 19:41   좋아요 1 | URL
그 문장에 매료되었답니다
 

시경
강의
2
- 우응순 강의, 김영죽 정리, 북튜브

패풍·용풍·위풍

'시경 강의 1'을 읽으며 알듯 모를듯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 보니 내재된 분위기에 젖어들었나 보다.

汎彼柏舟 亦汎其流 범피백주 역범기류
耿耿不寐 如有隱憂 경경불매 여유은우
微我無酒 以敖以遊 미아무주 이오이유

두둥실 떠 있는 저 잣나무 배 물결 따라 떠 있구나
고통으로 잠 못 이루니 깊은 근심 있는 듯
술이 없어서 즐기며 놀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네

패풍 첫 시 '柏舟 백주'를 시작으로 다시 2권으로 만난다.

시경을 만나게 해주신 김영죽 선생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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