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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산 -하 을유세계문학전집 2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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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일반적 생활환경에서 벗어나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 무엇을 생각하고 사람들이나 주변 풍경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평범한 일상에서 바라보는 그때와는 사뭇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들을 가만히 지켜볼 기회가 있다면 기대 이상으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같은 조건에 처한 상황을 사람마다 달리 느끼고 달리 표현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렇게 달라지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다양한 사람들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의 산]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저명한 문학가 토마스 만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방대한 분량의 저작물에 담겨진 19세기와 20세기 초를 흐르는 유럽 문명에 대한 정신적 산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다. 저작 기간만 10년이 훌쩍 넘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스 카스토르프라는 한 청년이 폐결핵 요양원 베르크호프에서 요양 중인 사촌 요아힘 침센을 문병하기 위해 3주간의 예정으로 찾아가며 시작되고 있다.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는 조선기사 시험에 합격하고 조선사에 입사할 예정이고 그의 사촌 요아힘 침센은 군대에 입대하여 군인으로써의 삶을 염원하지만 몸이 아파 요양하면서 건강을 회복해 군대로 입대할 날만 기다리는 처지에 있다. 3주간 예정이던 요양원 방문이간 중 발명을 하게 되고 그곳에 거쳐하는 기간이 7년으로 늘어난다. 그 사이 사촌 요아힘 침센은 요양원을 나가 군대에 입대하고 다시 발명하여 요양원으로 재입원하여 그곳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는 이 요양원에서 머무는 동안 러시아 출신의 쇼샤 부인에게 사랑의 마음을 느끼기도 하고 지성인으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출신의 인문주의자 세테브리니, 유대인 나프타 그리고 세템브리니, 페퍼코른 등 여러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시대상황과 당시 주요한 이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베르크호프 요양원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다양한 연령층과 남녀들이 있는 곳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란 의미를 갖는다.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와 사촌 요아힘 침센은 베르크호프 요양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그들의 인상이나 주고받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연상되어지는 책으로 헤르만 헷세의 [요양객]이였다. 병에 걸려 요양이라는 점과 요양원에서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요양원이라는 비슷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각각의 장면을 묘사하는 저자의 탁월한 묘사력은 참으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마의 산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뭘까?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공간,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건강상의 비슷비슷한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의 생활이 한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마의 산]에 숨겨진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 구분, 단절, 죽음 등으로부터 찾게 되는 소통의 의미가 아닌지 혼자만의 추측을 해본다.

작가, 작품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 마다의 느낌이 다를 것이다. 오랜시간을 걸쳐 읽었음에도 뭔가 허전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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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종사들 - 큰스님 30인의 삶과 수행 이야기
한국불교기자협회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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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신부, 목사 등 종교에 귀의해서 진실한 마음을 펼쳐가는 사람들을 볼 때 부럽기도 하고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자신이 믿는 종교의 교리에서 충실한 삶은 비록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내면의 지향점은 같을 것이라고도 본다. 혹 종교간 갈등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지만 나를 열어 세상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현실에서 오는 벽으로 인해 비롯된 것이기에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가끔 찾아뵙는 스님이 계신다. 늘 따스함으로 반겨 주시며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하게 만들기도 하는 분이다. 그분이 내게 절집에서의 생활을 권유하신다.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부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삶의 본질, 나란 무엇인가 등의 사유에 있어 늘 망설이고만 있는 자신을 볼 때 내면의 깊이를 진작시킬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 있다. 또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스님들의 모습을 볼 때도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한다. 주변에서 보는 모습을 통해 적잖이 실망하거나 심지어 종교에 등을 돌리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한국의 대종사들]은 이러한 의문이 해답을 주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오롯이 한길을 걸어가며 수행과 정진의 삶을 살아가고 그 속에서 참 나를 찾으려는 스님들의 이야기다. 불교계 관련 언론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한국불교기자협회에서 발행했다. 종교관련 가자들이 그동안 만났던 스님들을 찾아뵙고 그분들의 삶과 수행에서 얻은 선지식을 비롯하여 현실이라는 얽매어 힘든 삶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희망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스님들은 대종사라는 품계를 받은 스님들이다. 대종사란 스님들에게 부여되는 최고의 법계(法階)로, 법랍 40년 이상의 비구로 종사(宗師) 법계 수지자 중에서 특별전형에 의해 선발된다고 한다. 이 책에는 비구 27명의 대종사와 비구니 명사 3인이 소개된다. 그야말로 교계 내에서 모범이 되는 큰 어른 스님들인 것이다. 

다른 종교와는 달리 유독 불교는 철저한 계율과 자기수행이라는 과제를 스스로 실천하는 종교다. 공부를 통해 깨달음을 얻든지 아니면 죽든지 양자택일 할 수밖에 없는 사지로 자신을 내 몰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험난한 수행의 길에서 얻은 것 역시 무엇인지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 속에 보이는 사진으로 만나는 스님들의 모습엔 각기 다른 외모와는 달리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평안한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 아이 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것으로만 보더라도 살아온 지난 삶이 고스란히 보이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인연에 의해 삶을 살아가는 현실인의 눈으로 스님들을 바라볼 때 모든 부분을 다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삶 자체에서 스스로를 다스리고 대중들에 대한 따스한 마음을 실천하는 그들이 보여준 모습을 보고 따스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삶의 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철야정진 기도를 위해 칠불암으로 떠난다는 친구의 말에 마음만이라도 따라 보내고 싶은 심정이 든 것은 무슨 까닭일까? 오롯이 자기수행의 한길을 걸어가면 그들처럼 밝고 맑은 빛을 발하는 얼굴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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