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좋은 시간이다. 겨울날 오후를 건너는 시간이 봄날 기운과도 닮아 있다. 바람도 잔잔하고 구름도 산을 넘어가 버렸으니 파아란 하늘의 볕이 온전히 내려 앉았다.
벗겨지는 소나무 껍질 사이에 겨울볕이 머문다. 붉은 빛으로 온기를 전하는 소나무의 겨울날의 오후가 따스하다. 눈맞춤의 순간은 지극히 짧지만 가슴에 들어온 온기는 춥고 긴 겨울을 건너는 힘이다.
온기는 어디에도 어느 순간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