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마루에 안개가 서리더니 바람도 어쩌지 못하고 흔적을 남겼다. 풀 줄기에 난 가녀린 털을 부여잡고 크고작은 물방울로 맺힌 '안개의 쉼'이다.

바람따라 이곳저곳 떠돌다 산마루에 그것도 가녀린 풀에 난 털에 의지한 기구함이란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는 바가 없지는 않다. 하나, 땡볕의 뜨거운 여름날 산마루를 향해 비지땀을 흘리며 가쁜숨 몰아쉬며 더딘 걸음을 꾸역꾸역 옮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높고 낮은 구분없이 수고로움으로 애쓰며 오른 산 정상에서 먼 눈길 닿는 곳 바라보는 '쉼' 그것이면 좋은 것을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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