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
논에 물잡고 모내기를 시작할 때쯤 더운기를 품은 바람따라 흔들거리며 주목받는 것이 있다. 다시 '삐비' 꽃 피는 시절이 왔다. 모내기 하는 논에 새참 이고 들고가는 논둑에 하얗게 피어 춤추던 그 삐비다. 아직 피지 않은 어린 이삭을 씹어 단물을 빨아먹던 어린시절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풀이다. 은백색 비단털로 둘러싸인 벼꽃이삭이 인상적이다.


'삐비껍질'이라는 말에 등장하는 그 삐비를 말한다. 속살은 이미 파 먹었기에 껍질만 남은 쓸모 없는 삐비를 비유로 인간관계에 적용한 사례다. 존재감을 무시당할 때 "내가 삐비껍질로 보이냐?"라는 말에 등장하는 그 삐비다. 삐비 껍질만도 못한 사람들이 제 잘났다고 목소리 높이는 부끄러움이 상실된 세상에 흔들리는 삐비가 지천이다.


다시 시골마을에 정착하며 어린시절 추억이 하나씩 새롭게 다가온다. 그 가운데 이 삐비도 있다. 당시로는 귀한 껌대신으로 애용되기도 했다. 삐비, 띠풀의 전라도 사투리다. 어린 시절의 그 천진난만의 마음처럼 '순수'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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