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담초'
내 뜰에 들어와 함께 사는 나무와 풀들은 애써서 구했거나 마음에 나무를 키우는 고운이들이 나눔으로 들어온 것들이 태반이지만 때론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녀석들도 있다. 담장 안 감나무 밑을 높여 화단을 만들었는데 감나무 아래서 자라 꽃을 피운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색감이 참 좋다. 볼때마다 손자 사랑이 유별났던 할머니의 외씨버선을 떠올린다.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버선을 외씨버선이라하니 이 녀석과 꼭 닮았다. 담장 밑에 여린 가지에 이 버선닮은 수많은 꽃을 달고 환하게 불 밝힌다.


골담초骨擔草란 글자 그대로 뼈를 책임지는 풀이란 뜻이다. 나무의 쓰임새를 알고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시절 기억 속 흙담장 아래서 키를 키우던 모습이 아련하다.


나비 모양의 꽃잎이 잎겨드랑이에서 노란색으로 하나씩 핀다. 뒷부분은 약간 붉은색이 많으며,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 꽃이 붉게 변한다. 줄기에 가시가 있어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태세다.


담장 아래서 다소곳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일까. '겸손', '청초'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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