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한겨울부터 이른봄까지 엄마의 마음이 담겼다. 휑한 밭에 하나둘 올라오는 냉이를 캐고 모아두었다 챙겨주는 것으로 기억에 각인되었다. 기운 빠진 엄마는 이제 넓은 밭에 씨앗을 뿌려두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냉이를 키우신다. 엄마의 마음이 담긴 냉이된장국에 달래장이면 이른봄 이른봄 달아난 입맛은 저절로 찾아온다.


보고자하는 마음 없이는 볼 수 없는 꽃이다. 화려하지도 않고 향기마져도 마땅찮은 것이 작기까지 하다. 눈에 쉽게 눈에 보일리 만무하다. 그러니 보고자하는 마음이 필요한 꽃이다.


어린 순과 잎은 뿌리와 더불어 이른 봄을 밥상으로 올려놓은 나물이다. 냉잇국은 뿌리도 함께 넣어야 참다운 맛이 난다. 또한 데워서 우려낸 것을 잘게 썰어 나물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나생이ㆍ나숭게라고도 하는 냉이는 '맨(빈) 땅에서 새로 생겨난 생명체로 먹을 수 있는 반가운 나물'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뿌리까지 몽땅 내어주는 것으로 본다면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라는 꽃말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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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3-02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 아침에 먹으려고 냉이 된장국을 끓였는데, 무진님 서재에서 냉이꽃을 보게 되었네요. 당연 식물이라면 꽃이 있을텐데, 왜 냉이 꽃은 생각하지 못했는지...냉이 꽃도 참 곱네요.

무진無盡 2017-03-03 21:29   좋아요 1 | URL
이쁜꽃이 피지요? 일부러 보지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참 많다는걸 알게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