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피나무'
수없이 많은 검은 열매를 달고 겨울 찬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검은색의 껍질에선 윤기마져 나는듯 싶지만 의외로 온기를 품고 있다. 겨울 막바지 키를 훌쩍 키운 나무의 수피에선 물 오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기도 하다. 여름날 연노랑빛으로 출발하여 가을에 진한 갈색으로 익는 열매를 보는 맛이 제법이다.


굴피나무는 목재의 단단함으로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로부터 고려시대 화물선에 이르기까지 목관, 목책, 선박재료 등으로 널리 쓰이며 사람들 곁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나무다.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전읍리에 있는 키 8미터, 둘레 360센티미터, 나이 300년 된 굴피나무 보호수가 현재 알려진 가장 큰 나무다. 이 나무로 오래전 위용을 떨쳤던 굴피나무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굴피나무는 흔히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굴피집의 '굴피'는 굴참나무 껍질의 준말로서 지붕으로 쓰인 것은 굴피나무가 아니다.


열매는 황갈색 물을 들이는 염료로 이용되고, 열매가 달린 채로 꺾어다가 꽃꽂이 재료로도 쓴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