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볕에 눈이 사라진다. 보기에도 아까운 눈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 의식을 치루듯 늘 눈사람으로 다시 만난다. 어제밤 눈은 무겁게 내렸다. 물기를 많이 품고 있어 볕에 금방 사라지지만 뭉치면 단단함으로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

"소담한 눈발이
사락사락 얼굴에 와 닿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함박눈은 봄의 첫 꽃인 것을"

*조예린의 시 '춘설春雪'의 일부다. 얼굴에 닿는 눈의 느낌으로 봄의 첫 꽃을 만난 시인의 마음을 알듯도 하다.

볕에 녹을 것을 알면서도 눈사람 만드는 것은 녹아내린 눈이 형상 그대로 가슴에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함박눈이 봄의 첫 꽃으로 피는 것처럼 그렇게 꿈을 꾸듯 그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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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7-02-2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박 눈은 봄에 첫 꽃이라니 정말 아름다운 시네요. 그리고 사진과도 참 잘 어울려요.

무진無盡 2017-02-20 18:24   좋아요 0 | URL
아직 남은 겨울이 한번은 더 꽃을 피워주리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