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마냥 비가 내린다. 이 즈음이면 한두차례 눈풍경을 만났을 예년과는 달리 포근한 날씨로 눈보다 비가 더 가깝다. 제법 굵어진 빗소리가 복잡한 머리를 비우기에 딱 좋은 리듬으로 울린다.

몇개 남겨둔 대봉에 빗방울이 맺혔다. 물방울은 세상을 뒤집어 담는다. 머리가 복답할땐 간혹 물구나무 서서 잠시 머물러 개운함을 얻듯 감에 맺힌 물방울에서 거꾸로 담긴 세상을 본다.

어제와 다른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전부인양 여전히 뜨겁지만 옥석은 시간 속에서 가려지기 마련이다. 11월 30일, 여러모로 몹쓸 가을의 마지막 날이다.

굳이 고개를 비틀어 바로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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