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쌓인 아침해를 등지고 안개 내려오는 산기슭을 마주한다. 안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을은 깊어가는 신호와 다름아니기에 무심하게 바라만 볼 수는 없다.

이제 들판엔 삶의 가을을 넘어선 늙은이의 이 빠지듯 듬성듬성 비워져가는 그 사이로 휑한 바람 지나갈 것이고 틈에 사람들은 품 속 온기를 나누고자 더 바짝 다가설 준비를 마칠 것이다.

가슴에 닿은 가을이 낙엽지는 그림자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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