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벌레 먹은 나뭇잎

나뭇잎이
벌레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이생진의 시 '벌레 먹은 나뭇잎'이다.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이 있다. 흉이 흉이 아니고 약점이라 생각된 것이 오히려 나 만의 귀한 경험이 되는 것이라는 보는 마음은 얼마나 귀한 눈인가.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는 벌레 먹은 나뭇잎이 지천인 때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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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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