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가만 있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음을 다하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한 후에야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꽃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아쉬워만 하다가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먼길을 나섰다.


죽령 옛길을 거의 올라 그늘진 경사면에서 첫눈맞춤을 한다. 빛이 없기에 제 품은 빛을 온전히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서성거리다 이렇게라도 본 것이 어디냐며 애써 위안 삼았다. 고개를 올라 빛이 드는 서쪽 사면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일행의 주저함을 뒤로하고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하루를 마감하는 빛을 품고 제 속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마음이 불원천리 달러온 그 마음에 닿았나 보다. 반짝이는 보랏빛 꽃술을 품는다.


처녀치마, 특이한 이름이다. 땅바닥에 퍼져 있어 방석 같기도 한 잎에서 치마라는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필 때는 작았던 꽃대가 활짝 피면서 쑥 올라온다고 한다. 어린 꽃부터 성숙한 꽃까지 봤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차맛자락풀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종으로는 칠보치마와 숙은처녀치마가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지난해 지리산에서 만났으니 올해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