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숲에 들었다. 풍문으로 전해진 꽃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이 선두에 서고 게으른 몸이 뒤따른다. 
무엇보다 이른 꿈을 꾸며 온 몸으로 봄을 불러오는 여리디여린 풀꽃들을 조심스런 눈길로 만났다.

내 더딘 오감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 익숙해지자 비로소 빛이 들어온다. 생명을 깨우며 숨을 불어넣는 빛의 스며듬이 좋다. 사람 발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니 한적하니 몸도 마음도 개운해 진다.

봄으로 들어선 숲은 한창 바쁘다. 그 품에 슬그머니 들었으니 나올 때도 흔적 남기지 말자. 이른 봄 숲은 발자국 남기는 것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조심스런 공간이다.

걸음을 멈췄다. 천년을 꿈꾸는 생명이 꿈틀대는 진동이 전해진 것이리라. 떡잎이 열리고 햇볕을 품는 순간, 세상을 향한 꿈은 부풀어 갈 것이다.

상수리나무의 꿈에 내 꿈을 보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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