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쉼이자 숨이다. 출발인 동시에 멈춤이고, 들고 나는 창이며, 너인 동시에 나다. 

"식물체 각 기관의 미발육 상태를 눈이라고 한다. 눈의 중심에는 잎이나 꽃, 줄기가 될 부분이 들어 있고, 줄기가 될 부분의 끝에는 생장점이 있다. 이 생장점을 둘러싸고 추위나 외부환경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비닐 같은 조각을 '아린'이라고 한다. 장차 꽃이 될 눈은 꽃눈, 잎이 될 눈은 잎눈이라고 하며 꽃과 잎이 동시에 되는 눈은 '혼아'라고 한다."

눈과 비바람을 가장 앞에서 맞이하는 식물의 '눈'은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아무것도 없을 것같은 언 땅에서 새순이 돋아나 볕을 가득 품듯 나무의 뿌리와 줄기에 볕의 온기를 품는 통로가 '눈'이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나와 세상이 만나는 통로가 있어 숨을 쉬고 쉼을 얻는다. 나는 무엇을 '아린'으로 삼아 나를 꽃 피울 '혼아'를 보호하고 있을까.

단풍나무의 겨울눈 속에서 내 눈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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