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바다를 떠난 그리움이 해마다 깊어져 속내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일까. 꿈 속 바위에 부딪치던 바다의 멍든 가슴을 함께 아파하느라 바다를 품어버린 흔적일까. 산을 넘어 아침 햇살이 전해주는 바다소식이 닿기까지 꽃은 한껏 치장을 하고 있다.


남쪽바다를 떠나 뜰에 든 해국은 해마다 품을 넓혀 바다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것일까. 더욱 풍성해진 모습으로 가을날의 뜰을 바다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바닷가에 자라는 국화라서 해국海菊이라고 한다. 두툼한 잎에 강인한 줄기로 바닷가 돌 틈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라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꽃이다. 늦가을까지 탐스러운 꽃을 피운다. 흰색으로 피는 꽃도 있다고 하나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해풍에 시달리면서도 곱고 풍성한 꽃으로 말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침묵'이라는 꽃말에 오랫동안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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