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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평양
성석제 외 지음 / 엉터리북스 / 2018년 7월
평점 :
내일의 평양?
2018년 4월 27일,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무위원장이 남과 북의 경계선을 넘어갔다가 넘어왔다. 마치 전 세계인들을 증인으로 세우기라도 하듯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멈췄던 꿈을 다시 꾸었다. 가능할까? 당연히 되던 염원을 넘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는 꿈을 꾸었던 것일까?를 반복해서 되 뇌이면서도 믿지 않았던 것이 이제는 꿈을 넘어 현실로 그것도 살아생전에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한 가지를 더한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혼란스러움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에 대한 현실보다 북한 주민이 알고 있는 남한에 대한 현실 인식이 훨씬 더 정확하고 실상을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에서 짐작할 수밖에 없는 ‘평양’의 오늘과 내일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그러질 수 있을까? "내일의 평양은 오늘의 평양과 다를 겁니다"라는 이 말이 가지는 현실적인 의미가 무엇일까?
'성석제, 공선옥, 김태용, 정용준, 한은형, 이승민' 30대에서 50대 중반에 이르는 6인의 각기 다른 세대가 그 북한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들이 이야기 하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지난해 말부터 올 봄에 이르는 극히 짧은 시간 경험했던 것을 반영하겠지만 오랫동안 우리의 의식을 장악하고 있었던 허상을 출발점으로 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로 인해 여섯 편의 소설이 가지는 모호성이 설명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그려가는 내일의 평양이 어제의 평양을 뛰어넘어 설정될 수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알아야 지향하는 바가 명확해지며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문학이 가상의 현실을 그려가는 것이라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미래를 선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난 현실을 반영하며 암울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에 익숙한 분위기, 조작된 사건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자유를 찾아 탈출했다지만 그 자유가 오히려 삶을 구속하는 공간, 상상만으로 미리가보는 공간 등의 이야기는 한걸음 벗어난 저기 어디쯤에 머물러 있다.
그렇더라도 북한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소설이 등장하고 이것이 하등 이상할 것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현실이 중요하다. 이것으로 시작으로 보다 본격적인 ‘통일’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소설이 등장하는 시발점으로 그 의미가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