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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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휴남동서점입니다 #황보름

하루의 피로가 가실 즈음 행복이 느껴지게 사는 법

영주는 남편과의 이혼 후 휴남동 빈 건물에 서점을 차린다.
책을 좋아하던 중학생 시절을 기억하며,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읽고 쉬는 휴식의 삶을 원한다. 그녀가 휴식을 원하며 휴(休) 남동에 서점을 열었지만, 예전처럼 일을 더 해야만 할 것 같고 조금은 더 바빠야 할 것만 같은 조급함이 배어있었다. 그녀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책 한 권을 읽는 순간을 좋아했기에, 커피 잘 내리는 직원 한 명을 뽑게 된다.

그렇게 커피를 좋아하는 민준이 직원으로 채택되고, 민준 또한 바쁘게 달려온 취업의 길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그는 공부하래서 공부했고 좋은 대학교에 가야 한다고 해서 갔건만, 인맥과 경제력이 제일 중요한 취업의 포인트였음에 좌절한다. 과외 하며 지내던 삶에서 서점의 바리스타로 일하게 되며, 민준의 삶 속에도 생각할 틈이 생긴다.

바쁘게 지내면 조금 더 연봉도 높아지고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바쁨은 끝이 없고 자신을 조급하게 만들 때가 많다. 소중했던 인연과 가족들을 돌아보지 못하고, 나만 혼자 사는 것처럼 자신을 채찍질하고 숨 막히는 일상에 쪼들리기 쉽다. 영주도 서로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한 전 남편과 별다를 것 없는 이혼을 맞이한다. 이혼이 성립되는 날까지 무덤덤하던 전 남편은 비로소 펑펑 울며, 자신이 누군가를 불행하게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솔직한 마음을 내뱉는다.

결혼 생활 내내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비추지 못했으면, 마지막까지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고 이혼을 맞았을까 싶었다. 남들이 보기엔 별 이상이 없었을 테지만 서로는 무척 외로웠을 것이다. 지독하게 외롭지만 뭐라고 말하기 어렵고 숨 막히던 부부의 일상이었을 것이다. 조금 떨어져 지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그제야 서로의 행복을 빌 수 있었던 그들이 안타까웠다. 누구보다 자신이 행복해야 하는 거였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고 서로를 부둥켜 안아줬어야 했다.

우리의 일상처럼 휴남동의 인물들을 잔잔하게 등장한다. 서점에서 책을 읽고 뜨개질을 하기도 하며, 남편의 욕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독서 토론과 작가와의 만남으로 순간을 돌아보기도 한다. 이 책은 별다를 것 없던 우리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집에 가는 길에 나누는 10분의 통화, 잠시 멍때리게 되는 순간과 책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말이다. 기분 좋게 곱씹으며 커피와 함께 읽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가 되었다. 우리의 삶도 참 괜찮다며 위로해주는 책이다.



영주는 민준과 한 공간을 사용하며, 침묵이 나와 타인을 함께 배려하는 태도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어느 누구도 상대의 눈치를 보며 일부러 말을 지어낼 필요가 없는 상태. 이 상태에서의 자연스러운 고요에 익숙해지는 법 또한 배웠다. (43쪽)




“만족하긴 해요. 그런데 그냥…… 꿈이 다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요. 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도 아니지만, 꿈을 이뤘다고 마냥 행복해지기엔 삶이 좀 복잡하다는 느낌? 뭐 그런 느낌이에요.” (131쪽)




지금 민준이 예전보다 덜 흔들리게 된 건 커피를 붙잡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서처럼 영주가, 영주처럼 지미가, 지미처럼 사람들이, 민준의 커피를 맛있어해줬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방금 내린 이 커피의 맛은 민준과 사람들의 합작품이다. (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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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예쁘네 - 언젠가 당신의 아이가 건넬 이야기들
박현 지음 / 일요일오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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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들어도엄마는예쁘네 #박현

엄마와의 소중한 추억들이 몽글몽글 떠오르는 글


🏷 훗날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가 그리울텐데

더불어 작은 습관을 하나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소중한 이들의 얼굴을 볼 때마다 사진을 남기는 습관이. (90쪽)

최근에 찍은 가족사진을 찾아보는데
벌써 5년은 더 된 사진이었고,
그 숱한 동영상에 부모님 모습은 없었다.
나를 불러주던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너무너무 그리울 날이 올텐데 말이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이렇게 엄마와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남긴 작가가 멋지고 부러웠다.
꾸준히 엄마를 기록하고 함께 하는 행복을 아는
의젓한 어른의 모습이 그려지자 기분좋았다.

일부러 어버이날 전에 보내주신 작가의 마음이
얼마나 따스한지 이 책의 표지를 눈여겨본 엄마는
그래 이런 책이 좋지 하며 웃음 지으셨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엄마와 목욕탕에서 목욕 후엔 바나나우유,
수능날 수고했다는 말만 건네던 엄마의 모습,
별 거 아닌 것 같은 선물을 간직하시는 모습 등

누구든 울엄마를 떠올릴 수 있는 에피소드들과
각 에피소드를 아기자기하게 담은 만화까지
5월이라면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싶은 책이었다.


🏷 정말 부모님에게 전화걸어 사랑한다고 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엄마에게 전화 한 통을 걸고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화를 끊기 전에, 두서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면 좋겠다. (208쪽)

어제까지 이 책을 손에 들고 다닌 덕인 듯
정말 엄마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하고 싶었다.

별 이야기도 아닌데 시덥잖은 걸 묻고 답한 후
대뜸 사랑한다고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어영부영 끊어버렸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니 나의 마음을 읽은 듯
작가의 마음이 끝까지 따스히 묻어나 참 좋았다.

감사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무겁지 않은 에세이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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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나는 한 번 죽은 적이 있다 - 무너진 삶을 다시 짓는 마음에 관하여
하수연 지음 / 웨일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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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나는한번죽은적이있다 #하수연

망한 건 내 역할이지, 나라는 인간 자체가 아니니까.


🏷 남을 불행하게 만들어야 행복이 오는 사람들

돌이켜 보면 언제나 불행은 요란하고 행복은 조용했다. 행복은 다가오는 게 아니라 이미 삶 곳곳에 조용히 머무르고 있었다. (21쪽)

요즘은 별로인 삶도 괜찮다고 응원하는 책이
부쩍 많아진 것 같아 씁쓸하다.

세상을 살아가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야하고
무언가가 되어야만 할 것 같음을 느끼는 어른들
누구보다 알차게 살아내야할 것 같은 압박까지
이런 책들을 읽지 않으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행복감을 느끼게보다 행복을 찾아보려 애쓰고
불행함에 빠져살며 비교가 일상인 아이들도 많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을 찾는 이들은
이기적으로 남을 깎아내리기가 일상이다.
대응하지 못하면 언제고 어퍼컷을 받아 쓰러지는 우리들은, 마음을 수련하기위해 책을 읽는다.


🏷 척박한 삶 같아도 누군가 그토록 원하던 내일

미래의 내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 지금 나를 끊임없이 소진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될 것이다. 그렇다. 한병철 교수가 <피로사회>에서 말했듯 결국 나는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며, 주인이자 노예다. (27쪽)

사실은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싶기에
일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오늘 하루 애쓴다.

우리가 애쓴만큼 내일이 행복해야하는데
그 행동들에 내가 오늘 힘들고 삶이 고달프다면
다시끔 나의 현재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부디 우리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이렇게 자퇴, 난치병, 번아웃으로 병상을 오가던
작가도 씩씩하게 살아가다 수시로 무너진다는 것.

우리의 인생이 이보다 행복해보여서가 아니라
나도 같은 마음에서 동감하며 앞으로 나아가자는
아주 작은 용기를 심어주며 손잡아주는 책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큰 용기가 아니라
손잡아 줄 누군가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자신이 언제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지 알아야 한다. 그 방법이 평생 내 몸과 마음을 보살펴주고 내일을 살게 해준다.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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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었습니다만 - 가끔 달달하고 자주 씁쓸했던 8년 8개월의 순간들
진고로호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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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었습니다만 #진고로호



🏷 안정적이라 힘들어보이면 안될 것 같았던

“애쓰셨어요. 그 누구도 당신은 얼마나 힘든지 쉽게 가늠할 수 없어요. 버텨도 멋있지만 한발 물러나도 비겁하지 않아요.” (190쪽)

절친 한 명이 몇 년 전 공무원을 그만뒀다.
2-3년 동안 시험을 준비하고 겨우 합격했는데
3년 정도 일해보니 이건 생각한 길이 아니었다고
고민고민하더니 결국 의원면직 신청을 했다.

공무원은 안정적인 노후와 칼퇴가 정해졌으니
임금은 200만원 언저리에 주말 비상근무도
빈번함을 버티라는 건, 정말 잔인했다.

그 친구는 주말마다 비상근무가 잦아
반년에 한 번 본가에 가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잦은 민원과 진상 민원인들도 너무 많았다.

한 번씩 친구를 찾아가면
내가 꿈꾸던 워라벨은 이게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합격한 것을 좋아하던 부모님이 자꾸 떠올라
차마 그만둘 수가 없다고 했다.


🏷 평생은 아니어도 다닐만한 직장의 기준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걸 인식하게 되니 인생을 모험으로 여길 준비가 됐다. 안정이란 말도 부질없이 느껴졌다. (284쪽)

수명이 길어져 여러 직장을 다니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직장도 청년기와 중장년기에 맞게
다른 시선으로 선택되어야 한다고 본다.

2,30대의 청년기는 자신의 열정을 부을 만한
특기 적성에 맞는 분야로, 노후보다는 가치
나의 재능을 인정받아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고 본다.

5,60대의 중장년기는 대체로 두번째 직장
시간적 여유가 보장되면서 파트타임도 가능하고
크게 힘쓰지 않으면 용돈벌이 할 수 있는
꾸준한 활동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직업, 직장이 전부가 아니며
스쳐지나가는 역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어쩌면 나의 후반기는 더 반짝일 것이기에
오늘의 청춘을 사그라들게 하지 말자.


🏷 나의 직장 생활 중 마법 물약은

나는 교육공무원으로 재직중이며
많은 학생, 학부모를 접하는 9년차 직장인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방어가 되면 좋겠지만
어이없는 민원과 소란에 날 잠재우기 힘들다.

그럴 때면 무조건 드라이브 후 풍경 좋은 카페다.
야외 테라스까지 있다면 만사 오케이로
준비물은 읽다보면 푹 빠질만한 책 한 권이다.

바람 솔솔 부는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저 먼 하늘과 거대한 산 앞에서
별 거 아닌 일들임을 다시끔 느끼고 온다.

오늘도 무조건 출근한 모든 직장인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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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지민석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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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상처받을필요는없다 #지민석

어른의 가방은 그 누구도 대신 들어줄 수 없다.


🏷 우는 모습이 어색해진 어른의 삶

아마 과거의 나에게는 그게 최선이지 않았을까? (27쪽)

고학년 여학생이 갑자기 우는 모습을 보았다.
‘어린 아이도 아닌데 왜 저렇게 울지?’
나도 모르게 떠오른 생각에 흠칫 놀랐다.

우는 모습이 당황스럽고 낯설게 느껴진 것과
우는 걸 다그치고 싶어하는 나의 모습에 말이다.

힘든 걸 삭히는 게 익숙하고
눈물로 표현하는 시원함을 잊고 살아간 우리가
너무나도 서글프게 느껴지고
따라 울고 싶어졌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관계에 너무 애쓰지 않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문장들이 가득했다.
내심 나를 다독여주는 문장을 찾고 싶은 마음에
매 페이지를 서둘러 훑어볼 때가 많았다.

나에게 필요한 내용이 있을 때면
약 처방받듯 정성스레 읽어보있다.


🏷 일보다 관계에 지친 어른들

가끔은 고개를 들어 구름 모양을 관찰하고 길가에 핀 꽃을 눈에 담는 여유를 즐기기를. 미뤄둔 취미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가장 예쁜 접시에 평소보다 맛있는 음식을 담아 나에게 대접하기를.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매 순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은 충분히 여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168쪽)

직장 생활하며 제일 힘든 건 일보다도 관계다.
직장내의 동료부터 상사, 가족과의 관계까지
매일 우리는 관계를 유지하며 사회 생활을 한다.

저녁에 집에 오면 그냥 날 좀 내버려둬를
마음 속에서 마구마구 외치지만
제대로 나에게 여유를 선사하지 못했다.

이번 주말만큼은 나에게 여유를 주고 싶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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