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읽는 유럽사 - 세계의 기원, 서양 법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는가
한동일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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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번도 법을 긍정적으로 경험한 역사가 없다. 매번 쏟아지는 기사는 검찰이나 경찰이 한통속인 걸 보여주고, 법조인이 되는 건 권력의 사다리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법이 그렇게 더러운 이미지로만 칠해져도 될까? 개헌 논의가 일면서 헌법에 관한 책이 좀 나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앞에 있는 일에만 정신을 판다. 우리에게 모자란 건 멀리, 넓게 보는 관점인데 지정학적 요인 탓일까 아니면 식민지 시기나 미군정, 군부 시절을 겪은 탓인지 눈앞에 닥친 일에서 벗어날 기미는 잘 안 보인다, 솔직히.

 

그런데 기원을 따지는 문제는 언제나 중요하다. 왜냐하면 애초에 희망이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은폐하거나 변질시킨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덕은 첫째 법을 긍정적으로, 심오하게 그 근원에서부터 따질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둘째, 척박한 법학 교양 도서 시장에 클래식이 될 만한 도서라는 점이다. 셋째, 우리가 잘 모르는 교회법이 실상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이고 대한민국 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법은 사상이나 이념과 떼놓고 논의할 수 없다. 정치적, 경제적 현실과 맞춰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양법 사상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역사적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는다는 점에서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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