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번의 파르티타
이은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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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세계일보 신춘문예에서 (선긋기)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1교시 언어이해)가 당선이 되어 신춘문예 2관왕을 차지하신 이은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1004번의 파르티타」가 1년만에 출간이 되었습니다.
바흐의 파르티타 D단조 (BWV 1004)의 동명제목이기도 한 (1004번의 파르티타) 단편을 읽었을 때에는 음악에 관심이 없던 제게 왜 이러한 제목이 나올 수가 있을까 의문이 생겼어요. 표지에 그려진 바이올린이 나오긴 했으나 10만원짜리에서 천만원짜리 바이올린으로 연주했을 때 일반인보단 잘하는 건지는 모르나 전공으로 삼기에는 너무 실력이 턱없는 수준이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바이올린연주하는 것을 포기하고 구석에 쳐박아두었으며 연주의 보증금을 주기 위해 바이올린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데 혹시 바흐의 파르티타 D단조 (BWV 1004)를 들어보면 알 수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생각해보니 학교에 햄스터를 키우기위해 가지고 갔다 동급생에게 죽임을 당하자 그 동급생을 혼내줬던 진태를 너무 믿어서 돈도 빌려주고 자신이 아끼던 헤드폰을 진태가 가져갔음에도 차마 말하지 못하는 등 진태에게 이용만 당하는 한강의 다리가 무너진 날, 아버지도 없이 홀로 산부인과에서 엄마가 낳은 아들이 연주가 말도 없이 사라지고 엄마도 스스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리고 어머니를 닮은 그를 아버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믿었던 진태마저 자신을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에 이제 자신에게 남은 건 다리가 온전치 못한 안락사당할뻔한 강아지 유키 뿐이라는 것에 유키또한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아 곧 혼자가 될 그가 왠지 저를 보는 것 같아 쓸쓸해지네요.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물또한 그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픕니다. 세입주의 텃세를 제대로 받고 있는 (선긋기)의 여고생과 가족들, 왕고 언니와 매니저에게 구박받고 무시당하는 혜수와 다섯살 난 아이가 있는 선정 언니, 그리고 머리 쓰다듬기를 좋아하는 워킹홀리데이를 호주에서 하게 될 오빠(오빠), 블로거에게 돈을 주고 케잌을 홍보하여 유명해진 푸른 문이 있는 디저트카페에서 레드 언니와 노신사에게 시달린 아르바이트생(푸른 문을 열면), 회사에서 취직하였으나 상사에게, 또는 동료에게 무시당하고 이용당하기만 하는 힘없는 을의 위치인 2명의 이우리(1교시 언어이해), (꿈꾸는 리더의 성공지침)들(1교시 언어이해는 지문을 보고 푸는 문제형식, 꿈꾸는 리더의 성공지침은 성공지침과 함께 사례들을 제시하여 읽는 재미가 있었지만, 지금 회사생활하시는 을의 입장인 분들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마트에서 일하는 혜수나 디저트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진상고객을 응대하는 아르바이트생처럼 서비스직에 종사하시는 인물들에게도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짧게 나마 여럿이 모여서 일을 하는 공간에서 근무해봤고 지금은 손님을 응대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남일 같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새로 망하는 독서실로 생각 될 수도 있는 새소망독서실에서 불확실하고 기약없는 성공적인 미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취업준비생(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까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거나 모르는 험난하고 어두운 현실에 `생존` 하는 인물 하나하나가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만약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다리의 신이 아니라 누군가가 묻는 다면, 저도 이렇게 되레 물을 것 같아요.
제겐 망가진 추억밖엔 없지만 아직도 사랑하고픈 마음이 남아 있는 데, 혹시 그 것으로도 괜찮습니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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