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
전아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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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게 4월 1일이었는 데 만우절이라서 그런지 한동안 책을 구매만 하고 멀리하였던 것 같아요. 절대로 의도하지는 않았는 데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늘 편의점픽업으로 받은 책들 중에 전아리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가 있어서 집어 들었습니다.
문학과지성사라는 출판사가 뭐랄까, 일명 ‘영광의 빨간 딱지‘ (아마도 구병모작가님의 문지푸른문고 시리즈 ‘「방주로 오세요」라는 청소년 소설 뒤에 있던 작가의 말에서 이런 표현을 본 것 같습니다.)
라 불리며 출판업계의 삼성과 같은 문학동네와 독특한 외래어표기법이 인상적인 창비(창작과비평사), 그리고 요즘 핫한 젊은작가들의 경장편들을 내놓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출판사보다 오래전에 출판신고한 민음사에 비해 약간 전통적이며 고전적인 작품들을 많이 출간해서 그런지 절대로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전아리작가님처럼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시는 작가님의 작품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는 것이 조금은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는 복잡미묘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편집 제목인 「옆집 아이는 울지 않는다」라고 하였는 데 이 제목으로 수록된 작품은 없습니다.
비실비실한 아들을 위해 뱀을 잡는 땅꾼에게 돈을 아낌없이 들여 효능좋은 뱀을 고아서 먹이려는 샤넬가방이 인상적인 엄마(뱀), 몸이 불편한 노파를 위해 잉어를 정성스레 손질하는 여자와 노파를 도와주려고 온 의문의 여인(잉어), 임신한 아내를 위해 불법투기판에 직접 나서게 되는 가난하며 노쇠한 권투선수(공이 울리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개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들(전원 일기), 또 역시 생계를 위해 게임에 몰두할 수 밖에 없는 가출 소년(던전)이나 낳은 아이를 놀이공원에 버리고 온 엄마(닭장 앞의 오후, 소설 속에서는 아이의 엄마가 아닌 엄마보다 나이든 여자 그러니까 아이의 입장에서는 할머니라고 할 수 있는 데 소설 속에서 엄마는 아이가 버려진 후에 얼마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고 표현되어 있지만 경제적인 요인도 컷을 것이라고 봅니다.)나 외할머니가 주신 50만원을 소매치기에 도둑맏고 하염없이 울던 어머니를 찾기 위해 추억이 담긴 장소들을 여기저기 다니는 조기치매에 걸린 딸(겨울 나들이)같은 사람들이 무관심한 세상과 돈이라는 종이조각, 쇠덩어리에 불과한 물질때문에 아등바등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소설 전반에 보여지고 있는 가 한편에 이 소설집에서 가장 긴 분량인 (당신과 당신의 당신)에서는 쾌락을 즐기기 위해 해외원정에 나서는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사회적으로도 나름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한 순간의 쾌락에 돈을 펑펑 써대는 모습도 보여집니다.
책 뒷면에도 나와 있는 문구이지만 (공이 울리면)의 아내가 권투선수이지만 가난하고 노쇠하여 매일 온몸과 얼굴에 상처로 가득한 남편에게
˝우리는 왜 이 모양으로 사는 거지˝ 라고 묻는 것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그리고 불법 투기도박격투에 직접 선수로 뛴 남편이 아이를 또 가진 아내를 위해 계속하다가는 반병신이 아니라 죽게 될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발......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상황이,
이 게 소설 속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있는 일이라는 것이 아니 이보다 더한 인생이 제 주위에도 펼쳐진다는 것을 너무 명징하게 체감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저도 울고 싶은 데 억지로 웃으며 살아가지 않느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전아리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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