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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평점 :
이 도서는 김원의 사진위에 황경신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새겨진 가슴 따뜻한 '영혼시(영혼을 위로하는 시)' 였습니다.
예전에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 저자 용혜원, 이정하, 나태주> 라는 시를 읽은 이후로 감성적이고 따뜻한 시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이번에 아름다운 사진과 따뜻한 영혼시의 콜라보인 이 도서를 읽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여러 좋은 시 중에 가장 마음을 자극한 시를 꼽아보자면
<하기야 슬픔 아니었다면>
<누가 믿을까>
<바람으로 털실을 짜서>
<눈 속에서도 얼지 않고>
등 이었습니다.
<하기야 슬픔 아니었다면> 중에서
하기야 슬픔 아니었다면
그 사랑을 돌아보기나 했을까요
나 오기 전 홀로 지상에 다녀간 꽃들조차
그대 아니면 느낄 수나 있었을까요
이 부분이 저는 좋았습니다. 사랑이 떠나간 뒤 남은건 슬픔 뿐이지만 그 슬픔이 있었기에 그 사랑을 돌아볼 수 있었고 그 또한 그대가 아니었으면 느낄수 없는 것이기에 사랑한것을 후회하지않는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누가 믿을까> 는
상처를 입은 나의 마음을 상처나 떨어진 사과에 비유하고 사진과 함께 콜라보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람으로 털실을 짜서> 중에서
바람으로 털실을 짜서
너의 빈 가지 덮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했지, 내가 너의
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부분은 겨울이 되어 앙상한 나뭇가지와 같은 너를 바람으로 털실을 짜서 너의 빈가지를 덮어주고 너의 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심금을 울리는 영혼시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눈 속에서도 얼지 않고> 는
나를 눈 속에서도 얼지않고 어둠속에서도 깨어있는 꽃에 비유하여 나를 다른세상으로 옮겨갈수있는 유일한 사람은 그대 뿐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때 비로소 그대 가까이 갈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녹지않은 눈속에서 작은 꽃봉우리를 피우는 꽃의 사진과 함께 표현한 이 시는 그대만을 기다리는 일편단심의 마음을 아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나의 영혼의 한 조각을 말랑말랑 하게 만드는 글과 사진들로 가득했고 그때 그 시절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아파했던 과거의 추억을 불러오면서 메말라가던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쭉 이 책은 저의 영혼의 동반자가 될꺼 같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