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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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예찬론은 이제 끝났다.

지금 청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그 속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회적 구조와 개인이 긴밀하게 얽힌 그 좁은 통로에 우리의 청춘이 존재한다. 청춘은 원리만 파고들어 갈 것이 아니라, 현상 자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다. 《청춘 인문학》은 말한다. "우리의 현실이 오직 우리의 주변 세계뿐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가 실제로 출퇴근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회,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저 커다란 전체 세계는 우리에 끊임없이 '침투'해 들어와 우리를 구성한다. 결국 우리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던 '주변세계'라는 '현실'도 저 바깥의 거대한 비현실성의 세계에 밀려나 그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109) 이 책은 우리 시대 청춘의 양극화 현상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나아가 청춘을 둘러싼 사회적 구조와 그에 대처하는 청춘의 이중성에 대하여 논한다. 이러한 현상을 어떤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제시하기도 한다. 기존의 청춘 예찬론을 이야기하는 책과는 뚜렷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청춘에게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나는 당신이 청춘이라는 사실에 의혹을 제기한다.

세상을 침범하느냐, 세상의 공격을 받느냐에 따라 청춘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인가. 저자는 청춘에게 사유와 사색을 요구한다. 청춘, 당신은 지금 누구인가? 나아가 당신의 주제적 존재로서 세상과 자신을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가? 현상에 지배당하고 있는지, 혹 현상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지에 대하여 묻는다. 청춘, 당신의 마음을 지배하는 허영심과 시기 그리고 질투심에 접근하고자 한다.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는 관점에는 어떤 학문의 특성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책은 청춘과 인문학을 미묘하게 접목하지 않았으나, 내용의 깊이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결국, 청춘과 인문학은 하나로 통일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학의 종말론, 잉여의 존재를 자처하는 청춘의 모습, 정신분석과 실존주의 그리고 진화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청춘'의 입장에서 본 세상, 청춘을 바라보는 '세상'에 대하여 말하는 《청춘 인문학》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논리적 사고가 자극받고 있음을 느꼈다. 저자는 특정 주제를 논하거나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았다. 하나의 관점과 방식 그리고 가능성에 대하여 말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현대와 청춘의 관계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삶의 복권을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 시대 청춘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인생론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어떤 철학적 사고를 요구하는 내용은 아니나, 청춘 인문학》은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내용으로 가득하여 현대인이라면 꼭 한번 쯤은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주제의 간결성에 비해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우리를 논리와 사색의 정점으로 이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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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차드 멩 탄 지음, 권오열 옮김, 이시형 감수 / 알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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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서툰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

구글과 세계적인 석학 그리고 티베트 선승들이 개발한 감정조절 프로그램, 이른바 '마음챙김 수련법'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우리 자신의 마음에 접근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누구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누릴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천적 의지일 것이며, 마음 자체가 추상적이라 생각하는 의구심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마음챙김'은 쉽게 말해서 명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명상은 외부의 어떤 자극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명상의 중심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하여 명상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도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장엄한 산처럼 앉아서 당신에게 집중하라.

자신의 호흡을 따라가는 것이 명상의 시작이다. 그리고 서서히 의식을 확장하여 몸의 모든 것을 향해 나아간다. 나는 손과 발은 어떤 상태이며, 눈은 무엇을 보고 귀는 어떤 소리를 듣고 있는지, 나의 피부가 노출된 공간은 어디인지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몸을 향한 의식은 곧 마음으로 돌아온다. 다시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이며, 이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왜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이러한 감정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저자는 말한다. "경험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이든 그냥 경험하라. 그것이 좋거나 나쁘다고 판단하지 마라." (p.72)

 

당신의 몸이 무엇에 반응하려고 할 때, 마음챙김 상태부터 점검하여 유지하라.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추상적인 단어로 가득한 책이 아니다. 때로 책은 명상의 중요성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직원 행복평가, 직원 1인당 생산성, 기업 창의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구글의 사내 교육프로그램 '마음챙김' 즉, '내면 검색' 매뉴얼을 수록하고 있는지라 책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이 책은 구글 직원의 행복과 창의성 증진을 위해 개발된 감정조절 프로그램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책의 저자는 구글의 엔지니어로 자신의 명함에 정말 유쾌한 친구'라는 타이틀을 새기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변화시킨 내적인 힘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을 중점적으로 '마음챙김' 프로젝트를 만들게 되었으며, 구글 문화의 혁신과 창조성에 이바지하는 사람들의 명상수련법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 책을 출간하기에 이른 것이다. 창조적 능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 자신의 감정에 충실히 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기존의 명상법을 다룬 책과는 달리 무언가 차별화된 명상기법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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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즐겁게 살아야 할 이유 - 즐거운 삶의 에너지가 타인에게 즐거움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
박경남 지음 / 북씽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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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만족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에게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처한 현실을 인정한다면 이것이 곧 나의 전부가 될 것이다. 하여 나는 더이상의 발전도 없을거니와 그저 평생을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서든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갖추어야 할 터인데, 주어진 것에 족하라고 한다면 과연 나에게 미래는 있는 것이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고민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 만족하라고 해서 반드시 제자리에 안주하거나 지체됨을 뜻하지 않는다.

 

신명 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보자. 자신의 삶에서 즐거움을 발견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 책은 저자가 무려 6개월 동안 즐겁게 사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수선집을 운영하면서 밴드활동을 하는 사람, IMF 여파로 천직이라 생각했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신청하여 퇴사한 후, 동양의 철학과 의학에 매력을 느껴 10년 동안 부지런히 학업에 정진한 사람, 땅의 다스리는 농사꾼에서 때로는 신명 나게 굿을 치면서 사는 사람, 두세 평 남짓한 공간에서 의류수선을 하면서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래도 즐겁게 살아야 할 이유》에 소개된 15인의 사연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나는 돈 버는 거 말고 뭘 하며 살 수 있을까? 지금은 아이들을 위해 산다고 하지만 더 늙어서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자꾸 생각할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만 또렷해졌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서 익숙해진다는 의미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뭐라고 말할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예전부터 그녀는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도 하면서, 죽었을 때는 그 사람 참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가서 아쉽다는 말을 듣게 살고 싶었다.」- 본문 중에서

 

 

먹고 사는 것에 치우치는 삶이 버거웠던 사람들, 이제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 시작했다.

오직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삶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하나,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삶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일과 취미를 동등하게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삶은 욕심을 버리면 가능하다. 그들은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을 버린다면 지금보다 더욱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라."라고 당부한다.

 

삶의 질을 향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에게 말하다

당신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한다. 남들이 가진 것, 누리는 것을 당신도 온몸으로 만끽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누구에게나 허용된 물질적 낭만과 소유물,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마냥, 오직 하나의 이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가. 공공의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저마다 "나는 특별한 존재다."라고 말을 하면서도 남들과 똑같은 절차를 밟아서 성공하려고 한다. 이것은 모순이며, 위선적 선택이지 않은가? 우리는 그 누구의 간섭도, 눈치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존재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면 되는 것이다. 그 누가 우리를 더러 "왜 그런 일을 하세요?"라고 물어볼 수 있겠으며, 우리가 그 물음에 반드시 대답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 사람은 이렇게 사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딱히 정답도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문제는 현실에 만족한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착각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인가요?" 누군가 그렇게 묻기도 한다. 그 자체에 이미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거늘…… 우리는 소신껏 살면 된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거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 주어진 삶을 즐기고 있다면, 그것이 곧 잘 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책에 소개된 정미선(44세) 씨가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죽음도 한 발짝 물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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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농사 천하대본 - 공자에게 자식교육을 한수 배우다
채성남 지음 / 행복에너지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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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의 완성, 그 시작은 바로 사람의 됨됨이가 갖추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그 재주가 범상치 않고 학식이 뛰어나다고 하여 인재라고 불릴 수 없는 법이다. 인품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능력을 가진 자, 그의 성공은 채 여물지 못한 열매가 자신의 모양새를 뽐내는 것과 다를 게 무엇 있으랴. 인재의 완성은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품성이 마땅히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부모가 자식을 훈육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흐름과 그에 따른 학구열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았던 때라야 인간 존재의 완성과 기초 그리고 교육에 대한 관심사는 새삼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그 시대가 곧 옛 성현의 가르침이 널리 전해지던 때였으니, 부모 된 자는 인간의 도리를 먼 곳에서 찾을 필요도 없었을 뿐더러 자식을 가르침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곧 사상의 변화로 나아갔으며, 현시대의 부모가 행하는 자녀교육법은 그 방도가 광범위하고 세밀해졌으며, 참된 진리보다는 실용성에 기초한 능력의 습득에 기초하고 있다. 게 중에 몇 사람을 제외할지라도 대게 자식을 둔 부모는 사람의 됨됨이가 아닌 살벌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법을 가르치는 데 지나친 열의를 보이고 있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 이는 날씨가 추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는 뜻인데, 날씨가 추워지면 낙엽이 지듯이 사람도 위기에 처하게 되면 거짓 사랑이 밝혀지고 참 사랑도 드러나기 마련이지요. 부모를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형제도 사랑할 수 있고 형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이웃도 회사도 나라도 사랑할 수 있겠지요? 이에 동의하신다면 자녀가 먼저 부모를 사랑하게 양육할 것을 권합니다. 효도가 곧 인간관계의 출발이니까요!」- 본문 중에서

 

자식농사, 부모에게 주어진 평생의 과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때가 되면 부모와 자식은 순리대로 분리될 수밖에 없다. 간혹, 그 뜻을 거스르는 자가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또는 부모가 자식을 놓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독립을 선언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식의 독립이 시작되기 전에 부모로서의 역할이다. 《자식농사 천하대본》은 공자를 통해 배우는 자식교육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공자를 넘어야 나라가 산다."는 소신을 가지고 논어를 깊이 연구하면서 자식교육에 공자의 지혜를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본래 공자의 지혜는 자식교육뿐만 아니라, 인간의 완성 그 자체를 생각하면서 몸소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곧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가르치는 것이 자식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자식에게 잠재된 능력을 발굴하여 그것을 꾸준히 단련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나, 그보다 앞서서 행해야 할 것이 바로 사람의 됨됨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성품이 곧 능력인 것이다.

 

자식교육의 정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성품 양육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말한다. "책을 좋아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즐기는 아이로 키우세요." 당신은 동의하는가? 행여나 자식을 생산적인 활동에 기여하는 인재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가 있다면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보자. 그것이 동적인 역할로 하여금 유용한 가치를 생산하도록 할지언정, 독서와 사색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 인간과 인간의 교류로 나아가는 정적인 활동마저 대신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그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것인데, "그는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가?"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 문제라는 점이다. 이는 자식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자식농사 천하대본》을 읽으면서 자식에게 올바른 성품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자식농사라고 하여, 자식을 키운다는 절대적인 기준에 근거한 부모의 일방적인 태도를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자식이 미완성된 존재인지라,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지라도 언젠가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시기가 올 것임을 부모가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 공자에게 배우는 자식교육, 이는 결코 시대에 뒤떨어진 가르침이 아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 쯤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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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2-06-08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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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풀과 나무 그리고 꽃을 곁에 두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본래 인간은 자연처럼 살게끔 만들어진 존재라는 생각을 했었다. 더욱이 인간의 신체와 정서의 흐름 자체가 자연과 많이 닮았다는 것도 그러하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생태계를 바라보면서 인간이 그 흐름에 의식주를 맞추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아, 인간은 자연처럼 사는 존재구나.'라는 하나의 깨달음을 강렬히 심어주었다. 우리는 자연의 흐름을 하나의 진리로 여기어 그에 순응하는 존재라는 것…… 그래서 내가 산과 바다를 찾아가는 날이면 항상 심금이 뜨겁고 길게 울고 만다는 것을 종종 알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현실은 다소 자연과 동떨어진 세계에 존재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본적인 의식주를 보장받지 못할 만큼의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한다는 것, 이는 결단코 바람직하고 현명한 선택이라 추앙받지 못한다.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마땅히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법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괜찮다고 말한다.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그 욕심으로 인해서 과감히 자연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신이 건강한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간다.

나는 헤르만 헤세의 정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가 손수 가꾸었던 풀과 나무 그리고 꽃을 직접 보게 된 것이다. 그가 말하기를, 낮에는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저녁에는 집필 작업에 몰두한다고 했다. 그동안 거처를 여러 번 옮겨 다니면서 나름대로 자연과 정원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는 이따금 성스럽게 서 있는 나무에 귀를 기울였다. 나무와 이야기를 나눌 줄 아는 사람은 진실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내 안에는 핵심이, 하나의 불꽃이, 하나의 생각이 숨겨져 있다. 나는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다. 영원한 자연의 어머니는 나와 더불어 전례가 없던 일을 시도한다. 내 모습과 내 피부 밑에 호르몬은 다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것이다. 내 우듬지에 매달린 가장 작은 잎사귀가 벌이는 유희, 내 가지에 난 아주 작은 상처조차 유일한 것이다. 내 사명은 바로 그런 일회적인 것 속에서 영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자연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말하는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 겹쳐졌다. 소로는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가량을 생활했으며, 세속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연으로의 무소유를 몸소 체험하여 《월든》이란 주제의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이다. 이에 헤르만 헤세의 책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헤르만 헤세는 정원을 가꾸는 체험 속에서 자연의 이치를 발견하였고, 나아가 인간의 삶 자체를 깨닫기에 이르렀다. 그는 정원을 구성하는 모든 생명과 대화를 나누었다. 《정원 일의 즐거움》은 헤르만 헤세의 정신세계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내용, 그리고 그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동안에 일어났던 모든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의 자필 원고와 사진, 그리고 직접 그린 수채화 16점까지 수록되어 있다. 하여 책을 읽으면서 헤르만 헤세의 심신이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처럼 살아갈 수 없을지라도, 마음만큼은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 정원에 모인 자연의 상징물, 그 모든 생명이 곧 헤르만 헤세의 고결한 사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원 속 사색… 이 책을 읽으면서 헤르만 헤세의 사색이 보여주는 세계를 체험하는 것이 꽤 유익한 시간이 되리라……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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