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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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죽었고 자신이 범인이라 말하는 사람이 한 명이 아닌 가족 간의 추악한 비밀을 까발렸다던 그 책.

역시나 묵혀 읽게 되었다.

근데.. 이 책. ㅋ

가격은 양장판.인데 책은 문고판임.

처음 봤을 때는 가제본인 줄.

이렇게 만들어서 이런 가격을 받는다고????

세상에 진짜 내 월급만 안 올라.


이러면서 전철과 미용실에서 읽었는데 페이지 터너임.

지지부진 설명도 많고 미사여구가 섞여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지만 흥미로움.

챕터가 제대로 나눠진 것도 아닌 것이 여기서 이 사람이 말하다가 그 끝을 다른 사람이 받아 이어가는 형식이라 한 번에 다 읽지 않으면 길을 잃을 위험성이 있는 책.

그래서 집에 와서 후딱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찜찜하다.




게이조

태평양 섬(아마도 하와이?)에서 전쟁 중_2차 대전인 듯_4살 여아를 죽인 적인 있는 치매 노인.

전 부인이 불륜으로 낳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알고 키웠는데 전쟁터에 나가는 날, 부인의 고백으로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됨.

아키요

암으로 사망한 게이조의 두 번째 부인으로 국어 교사였음.

게이조의 과거를 며느리 사토코에게 말한 적이 있다.


류스케 ; 게이조와 아키요의 아들. 말이 없고 재미없는 남자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음.

사토코 ; 류스케의 부인. 류스케의 불륜을 알고 있으면서도 치매 시아버지와 딸 가요를 키우며 살고 있음.


유키코 ; 사토코의 여동생으로 자극을 쫓으며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나오코의 엄마.

다케히코 ; 유키코의 남편으로 아키요의 제자. 아키요의 소개로 사토코와 만나 결혼. 사토코의 불륜을 알고도 묵인.


가요 ; 류스케와 사토코의 딸. 요망한 계집.

나오코 ; 유키코와 다케히코의 딸.  4세의 여아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비운의 불륜 씨앗.



일흔. 치매에 걸린 게이조.

어느 날 갑자기 꿈에 전 부인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오래전 전쟁에 불려나가는 열차에 타고 떠났던 때를 추억(?)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싫지만 싫은 소리를 잘 하지 못하는 사토코는 매주 목요일, 문화센터에 간다는 명목으로 자신에게 나오코를 맡기는 동생이 싫다.

제부 다케히코가 유키코가 바람을 피운다는 얘기를 듣고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싫은 내색만 하고는 나오코를 맡게 된다.

너무 태연한 동생을 보면서도 여태 그래왔듯 뒤통수 칠 수 있는 여자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오코와 어울려 잘 지내며 나오코도 잘 따르는 딸, 가요가 치과에 나오코를 데리고 가지 말자는 말을 하자, 그 핑계로 나오코를 치매 노인, 시아버지와 함께 두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나오코는 집 마당, 능선화 아래에 묻힌 채로 발견된다.


두 시간이면 돌아와야 할 유키코는 저녁이 다 되어도 연락이 닿질 않고 같이 있던 시아버지의 범행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치매에 걸린 게이조는 '젊은 남자가 종려나무 밑에 여자애를 파묻고 갔다'

'어쩜 그 젊은 남자는 나일지도 몰라'라는 말을 하며 횡설수설.


결국 게이조의 말처럼 여자애_나오코는 능선화 나무 아래 묻혀 있었다.


뭔 놈의 집구석이..

시어머니에 며느리, 시아버지까지 불륜에 불륜을 겪고 알고 있으면서도 드러내지 않고 분을 삭이며 살고 있다.


각자가 자신이 나오코를 죽인 거라고 하질 않나.

과거로 갔다가 사건 현장으로 갔다가 알리바이를 확인하면서 글도 이쪽저쪽으로 정신이 없다.

그런데도 헷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름에서 이미 정신이 나갔어야 하는데도 가족이라 그런가 남. 여만 구분이 되면 뭐 읽는데 지장이 하나 없다.

사토코, 유키코, 다케히코의 얘기가 중심이니까.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이 가족의 민낯이 드러나는데 그것은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엄청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 같지만 간단하게 각자의 커플이 겪는 불륜.이다.

그게 가족과의 불륜이라 콩가루 집안이 되는 거.

전쟁의 후유증인지 아님 살인의 트라우마인지 어쩌다 여자아이_자신의 첫째 부인이 불륜으로 낳았던 4살의 딸과 같은 나이의 여자를 죽인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았을 텐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게이조.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살인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이것이 치매였는지 전쟁 후유증인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부인의 불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 것을 겪고 두 번째 부인까지 잃고 나니 제정신일 수가 없어 치매에 걸린 걸 수도.

모두가 범인일 수도 있고 모두가 자신이 죽인 걸 수도 있다고 하니 과연 범인은 누구일지.

범인 찾기는 지지부진하지만 불륜에 불륜이 곳곳에 나타나니 지루하지는 않은 얘기.

어두운 전쟁의 그림자로 시작되어 전쟁의 트라우마로 끝나는 반전이랄 것도 없는 반전 미스터리.

전쟁 소설? 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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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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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평면도를 보며 시작된 추리?로 시작되는 이야기.

 

오컬트 전문 필자로 활동한다는 지은이_프리랜서라는 말인가?

오컬트 전문이니 괴담이나 기묘한 체험을 자주 듣는다는 게 직업의 특성.

그런데 어느 날 집을 산다는 지인이 맘에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평면도가 이상하다며 집을 구매하는 데 고민이 된다며 상담을 해 온 것. 이 시작이다.

그래서 필자는 설계사로 일하는 지인에게 평면도를 보여주며 협력을 요청했다.

 

 



이상한 점.

자세히 살펴보니 보인다.

2층.

 

난 아이를 가둬 키우는 건가? 했었는데

1층에 문제의 수수께끼의 공간이 있어 궁금해 했던 거였다.

 





 

단편은 아니지만 큰 글씨 책이 아님에도 서체가 일반 소설보다 컸고 책도 문고판.

거기에 평면도가 기본으로 한 장씩 들어가 있어 읽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어떤 면은 이렇게 글보다 평면도가 페이지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도 안 되어 다 읽게 된다.

 

출퇴근 시간, 전철에서 반 정도 다 읽어버렸다.

2장을 넘으니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이 실화를 글로 옮긴 것인지 소설을 다큐 형식으로 바꿔 출판한 것인지 모르겠지만_일본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사건인지라 뭐

굳이 찾을 생각도 찾을 수도 없으니 그냥 지어낸 소설인 걸로 결론을 냈다.

이런 이상한 사건을 책에서처럼 금방 해결하고 실마리가 잡힌다면 이 세상 범인 다 잡아 버리겠지.

 

그냥 보면 그렇고 그런 평면도는 자세히 보니 살인 사건의 장소가 되어 버리는 마법.

그렇게 상상으로 시작된 이야기를 기사로 내고 그 기사를 보고 찾아온 한 사람.으로 사건에 개입하게 된 필자와 건축설계사에 근무했던 지인 _구리하라. 그리고 필자의 글을 보고 필자를 찾아온 미야에.

미야에_그녀에게도 비밀이 있으니 그 비밀로 인해 사건을 알고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평면도로 시작된 사건(?)은 평면도로 마무리된다.

일본 부동산은 평면도도 그리고 직접 알려줘야 하나 보다.

사고가 난 집은 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은 <무서운 방>에서 알게 되어 <이상한 집>도 평면도를 이용한 무서운 방의 부류겠거니 했는데 집, 평면도를 이용, 집에서 일어나는 살인에 대한 기담이었다.

집_평면도만으로도 이렇게 으스스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생각해 냈다는 것에 감탄하게 되었다.

일본이니 가능한 이야기려나?

 


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술술 읽히는 페이지 터너.

페이지는 숫자에 불과하다.

서술형이 아니고 대화체로 글을 풀어 읽는 것이 더 편했다는 것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마지막 끝맺음이 좀..

열린 결말도 아니고 그 찝찝함마저 기담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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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한 미스터리 세트 - 전4권 괴이한 미스터리
정세호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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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라 읽기 부담 없었고 떠도는 괴담을 모아 놓은 예전의 그 괴담이나 무서운 얘기 형식의 구성일 줄 알았다.

아니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앤솔로지 작품집이었다.

 

 

가상의 도시, 월영시를 배경으로 각 네 가지로 이야기를 묶었다.

초자연, 범죄, 저주와 괴담이 그것.

 

미스터리라기보다는 괴담과 공포 소설로 분류된다고 보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뭔가 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범죄. 편을 가장 나중에 읽을 것을 권한다.

범죄. 편을 먼저 읽어 버리면 다른 이야기는 지루한 느낌이라...

짧은 얘기인데도 아주 길~게 읽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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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의 섬 아르테 미스터리 8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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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블랙기업_낮은 임금, 장시간 노동, 임금 미지급까지 불합리한 근무조건에서 일하게 하는 기업 이라 일컬어지는 곳에서 자살까지 생각할 만큼 상사의 악의적인 괴롭힘과 가스라이팅에 시달렸던 소사쿠는 귀향한 뒤에도 피해 망상과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휴가로 본가로 돌아온 소사쿠와 준은 오랜만에 만난 죽마고우 하루오와 아무것도 없는 섬, 무쿠이 섬으로 여행을 가기로 한다.

심령 장소인 그곳은 영능력자가 죽음을 맞이한 곳으로 유명세를 치른 곳이었다.

그 영능력자가 죽음을 예언한 섬.

그곳으로 세 명의 친구가 소사쿠에게 기운을 주고자 하는 여행을 떠났다.

 

무쿠이 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전부터 이들에게 예기치 않은 작은 일이 생긴다.

옛날 생각에 어릴 적 책에서 읽은 얘기며 어디선가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 '낯선 여성'이 나타나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예요.라며 사고를 미리 알려주어 살아난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얘기하는데 진짜로 그런 여자가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무서운 일이 벌어질 거예요.

라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하더니 준에게는 강력한 수호령이 지키고 있어 괜찮을 거라는 말도 한다.

 

그 여자와 함께 배를 타고 도착한 무쿠이 섬에서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되는데...




 

도착한 섬.

히키타 원령이 내려온다는 이유로 미리 예약한 숙박시설에서는 머물 수가 없게 되어 새로운 숙박시설을 찾아간다.

그곳에는 이미 다른 외지인들이 모여 있었다.

 

과보호가 심해 보이는 다 큰 아들 신타로와 그의 엄마 아키코 모자.

무쿠이 섬에 들어오는 배를 탈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에하라 가즈미에

선착장에서 무서운 일이 벌어질 거라던 그 여자, 레이코까지.

 

이들은 섬사람 다치바나라는 경찰관과 숙박시설 주인 아소와 함께 원령이니 예언을 얘기한다.

원령이 오지 않게 하려고 숙박시설 곳곳에 놓여있는 깜장 벌레도 섬의 유래_원령에 한몫을 하고....

 

영능력자를 너무 존경(?)해 마지않는 레이코의 저주니, 예언이니 하는 얘기를 뒤로하고 시시컬렁한 얘기로 밤을 새우며 대화하고 잠든 다음 날 새벽, 사라진 하루오는 바다에 시체로 떠오른다. 그런데 경찰관 다치바나는 그냥 폭우로 인해 길을 잃어 발생한 실족사로 처리한다.

가즈미에와 준은 다치바나가 거짓말로 사건을 무마하고 섬 밖의 경찰서_본토에는 연락하지 않은 사실을 알아낸다.

자신 때문에 여행을 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하루오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자책으로 소사쿠는 다치바나에게 쳐들어간다.

 

아무리 소리치고 문을 두드려도 대꾸조차 없는 섬사람들과 대적해 이들이 섬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과연 22년 전의 저주와도 같은 그 예언은 맞아 들어가 남은 다섯 명의 목숨을 더 앗아갈 것인가?

 





아, 또 저주냐?며 시큰둥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저주가 아니었다.

중반부까지 예언이니 전설에 히키타의 원령의 비밀이 드러나게 되는 순간까지도 긴장김을 놓치지 않는다.

 

대화하는 중간중간 누가 한 말인지 자세하게 나타나지 않아

이건, 웹 소설을 읽는 것이 나은 거 아닌가? 하게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결국 예언이 맞아떨어진 건지, 예언을 알고 있은 사람이 그에 맞춰 예언을 실행한 건지.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중 제정신이 아닌 사람도 여럿 있기 마련.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기심에 섬사람들을 이용한 자본주의가 결합하여 만들어 놓은 히키타 원령.

결국 예언대로 여섯 사람의 죽음을 만들고야 만 저주.

 

 

여태 읽었던 사와무라 이치의 이야기 중 제일 좋았다.

원령이 시작된 원인도 알려주고 영능력자의 비밀(?)도 폭로되고 마지막에 터트린 반전도 괜찮다.

이렇게 길게 이어갈 이야기인가 싶지만서도_너무 두꺼워서 읽기를 맘 먹기까지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

작은 것까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마지막까지 풀어줘서 좋다.

 

이 작가, 아직 이야기 샘이 마르지 않았나 부다.

이다음에는 진짜 무서운 공포 소설로 돌아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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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 끝의 아이들
전삼혜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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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5년째 우울증으로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실제 그녀는 '예지몽'을 꾸지만 그것을 숨기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어려서 또 다른 초능력 얘기에 보인 다른 사람의 시선과 반응은 유리에게 자신의 능력을 숨기게 했다.

예지몽을 꾸고 나쁜 일을 피해 갈 수 있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반드시 일어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신과에서 나오던 어느 날, 유리는 같은 반 아이 '손시아'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유리에게 자신도 초능력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한다.

유리는 예지몽 말고 또 다른 능력이 있다.

'나'를 알아보는 것.

수많은 평행우주가 있다는 것도 그냥 알게 되었고 그 평행우주에는 수많은 '나'가 존재하며 나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진 않다는 걸 알았다.

유리가 만나 온 '나'는 각양각색이다.

다른 지구에 살고 '나' 또한 이 유리를 알아본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는 것, 그건 꽤 희귀한 능력이라고 다른 지구의 '나'는 말해 줬다.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다섯 명의 '나'를 만나게 된다.

유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손시아'를 찾기 위해 평행우주에서 온 다섯 명의 '나'


평행 우주의 지구 중 멸망한 지구가 있다.

이곳 유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나타난 다른 '나'

이 다섯은 이미 멸망을 경험했거나 멸망을 막고 우주 여행을 나섰다.

그런 그들이 찾는 사람은 '손시아'

이들이 오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던 아이.

평행우주의 다른 지구에서 온 '나'

그녀들이 그들의 지구에서 겪은 일과 손시아를 찾아 멸망을 막는 일을 얘기한다.




자칭 장르 마니아.

미스터리에 범죄, 탐정 소설이며 호러에 로맨스 소설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런데 SF소설.... 은....

뭘 읽었나.. 기억에 없다.

아마도 읽었겠지만 기억을 못하고 그 후로는 안 읽었다는 거겠지.

<붉은 실 끝의 아이들>도 처음에는 그랬다.

초능력자. 평행 우주. 또 다른 나.들.

잠깐 딴 생각을 하거나 읽기를 중단하면 읽어나가기가 벅차다.

아, 이래서 내가 SF를 안 읽었구나..


하지만! 잠깐이다.

읽기 시작하면 뒤 가 궁금하고 어째서 나.는 이곳의 평행우주도 모르는 지구로 왔는가

궁금하고 그들의 또 다른 '시아'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 책을 놓을 수가 없으니까.

유리가 사는 지구를 제외한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지구가 있는 평행우주.

그 우주에서 대신 걱정을 하면 그 걱정이 일어나지 않는, 걱정을 무효로 만드는 '기우'의 능력을 가진 '시아'는 모든 우주에서 대적자다.

붉은 실로 엮인 홍연자. 우주 공통으로 쓰이는 홍연자.

유리와 시아가 바로 홍연자다.

서로를 사랑하는 사이.

다섯 명의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관심도 없었던 시아.

남의 걱정으로 자신을 걱정하지 않는 아이.

그녀를 쫓는 다른 나.

시아를 숨기려하는 나, 유리.


어떤 미스터리보다 흥미롭고 로맨스 소설 못지않게 가슴 아픈 이야기.

어째서? 왜?!!

평행우주가 상식으로 통하지 않는 이 지구에까지 멸망이 오게 되는 걸까?

유리의 말처럼 그냥 망하면 뭐? 왜?

초능력이 있어서 그 능력으로 지구를 구하는 그녀.들.

이렇게 숨막히는 이야기, SF는 오랜만이다.

평행우주의 이과적인 이야기를 이렇게도 문학적으로 절절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강력 추천.

우리나라 SF 진짜 좋다.

다시 한 번 읽어 봐야지.






알 수 없기에 탐구하고 싶은 것.

알고 싶기에 사랑하고 싶은 것.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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