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엄마 새 (양장)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미스 반 하우트 지음, 김희정 옮김 / 보림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에 네덜란드 작가 미스 반 하우트의 해피시리즈 그림책들을 보면서 이 작가만이 갖고 있는 독특함을 보았다.

미스 반 하우트의 그림들은 모두 단순명료하면서 그림이 어렵지 않고 자유분방하다. 

그리고 즉흥적인 그림 안에는 세심함과 생기가 빠지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책에서 물고기, 꼬마 괴물들 그리고 새들이 튀어나올 것처럼 말이다.

시선을 끌어당기는 원색처럼 작가 특유의 개성과 누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의 힘도 가졌다.


이 책은 엄마 새의 이야기다.

알을 품기 전 마음가짐에서부터 알을 부화하고 보살핌으로 새끼들을 키워 독립시키기까지의 과정이 단순명쾌하게 진행된다.

꿈꾸어요, 바라고 또 바라요,우아!, 보살펴요, 다독여요, 아껴주어요,

나무라요, 즐겨요, 귀 기울여요, 용기를 주어요, 떠나보내요.

십여 가지의 과정으로 함축되어 있지만 아이 둘을 낳아 기르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깊이 공감된다.

자식을 잘 키우고픈 부모의 마음을 그린,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을 엄마들의 이야기다. 

 

아기를 기다리는 엄마의 간절한 소망은 문화를 뛰어넘어 모든 생명체를 가진 이들의 공통된 마음인 듯 싶다.

책에서도 엄마 새의 마음은 온통 건강하고 예쁜 아기 새들에 대한 꿈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알을 낳고서 엄마 새는 알을 지키기 위해 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을 뿐더러 시선은 온통 알을 향한다. 

그리고 쉼없이 알을 품으며 건강한 아기의 탄생을 기다린다.

그토록 고대하던 그 순간, 아기 새가 알을 깨고 태어났을 때 엄마 새는 안도감과 대견함 그리고 그 사랑스러움을 "우아!"라는 짤막한 감탄사로 전한다.

여리고 작은 아기 새를 보는 엄마 새의 표정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우리 표현이 꼭 맞을 것 같다.

엄마 새는 아기 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우는 아기 새를 달래려 토닥토닥 다독이고 아껴준다. 

그리고 때에 따라선 혼을 내기도 하고 아기 새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들어준다.

날갯짓을 배우고 먹이를 사냥하며 아기 새는 많은 실패도 경험할테지만 엄마 새는 아기 새들에게 용기를 준다. 

그리고 엄마 새의 보살핌으로 자란 아기 새들은 이제 다른 세상을 향해 멀리 날아간다.   

 

처음 책을 볼 때는 엄마 새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 왔지만 재차 읽으면서는 작가가 직접 쓴 글자와 글꼴의 형태를 응용한 그림들에 시선이 갔다.

각 단어가 가진 의미에 시각적 이미지가 조금씩 곁들여진 형식인데 아기 새들의 얼굴과 몸짓이 귀엽다.

단순한 동그라미 형태에서 별로 어렵지 않게 그린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새의 모습을 제대로 묘사해 놓은 것이 신기하면서도 재밌다.

 

소박하면서도 따스한 그림들을 보다보면 새 생명의 탄생과 독립 그리고 그 뒤에 담긴 엄마의 모성애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이 그림책은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보다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가 싶다.

작가 스스로 책 앞에 '엄마에게'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나도 그랬지만 엄마가 되고서 작가는 엄마의 사랑을 더 깊고 크게 느꼈을 것이다. 

아이의 체온을 느끼며 함께 읽으니 더 좋다.

아이를 품었을 때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행복한 마음이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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