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엄마 그림책이 참 좋아 33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임신하고 처음으로 엄마한테 화를 냈다. 별것 아닌 일이었는데 전화로 대화하고 오해하고 그걸 참지 못해 화를 내고는 금세 후회하고 잘못했다고 하며 엉엉 울었다. 엄마한테 미안하고 내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고, 자식 키워 봤자 요래 성만 내는구나 하는 웃픈 생각도 들고... 여튼 마음이 뒤죽박죽이었다. 그와중에도 임신한 딸 속상하게 했다고 미안해하는 엄마..

호호가 아프다니 전화를 받고 엄마는 얼마나 걱정이 되고 당황스러웠을까. 그 마음이 이상한 엄마에게 전해져서 전화가 혼선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엄마는 자신의 엄마에게 전화를 해놓고도 좌불안석이었을 거다. 아이가 걱정되고 엄마한테 미안하고... 일을 마치고 급하게 집으로 가는 엄마 모습에서 워킹맘인 팀장님 생각도 나고 친구 모습도 보이고 내 미래를 보는 것도 같았다. 그리고 우리 엄마도 생각났다. 친정에서 먼 시골로 시집와서 난생 처음 농사일을 했던 엄마. 나와 동생들을 키웠을 때 엄마도 얼마나 엄마가 생각났을까. 어린 내가 많이 아파 수술까지 해야 했을 때, 너무 울어서 안아다가 수술대에 직접 뉘였다는 엄마. 그때 엄마에게도 이상한 엄마가 찾아와 주었더라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았을까. 호호와 호호 엄마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며 또 눈물이 나왔다. 고맙고 미안해요 엄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